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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과욕·혼돈 ‘新 권력’ 뉴라이트

  • 최호열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honeypapa@donga.com

자만·과욕·혼돈 ‘新 권력’ 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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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뉴라이트 신뢰도 10위에서 23위로 추락
  • ● 정통보수, 자유주의연대 출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내정자 강력 비토
  • ●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권문(權門)세력, 뉴라이트는 신흥사대부?
  • ● 뉴라이트재단은 싱크탱크, 뉴라이트전국연합은 행동대장?
  • ● MB정권 1등 공신인데 국회 진출은 6명뿐. “토사구팽” 불만도
  • ● “뉴라이트의 MB 비판은 자기를 봐달라고 떼쓰는 것일 뿐”
  • ● 운동권의 ‘헌신성’ ‘과학적 사고’가 뉴라이트 성공 밑거름
자만·과욕·혼돈  ‘新 권력’ 뉴라이트
‘뉴라이트’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보수층을 결집시켰고 국민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제시, 이명박 대통령(MB)이 당선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런데 MB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난 지금, 뉴라이트의 위상은 예전 같지가 않다.

6월 중순, ‘중앙일보’와 동아시아연구원(EAI)이 공동 실시한 ‘2008 파워조직 25곳 영향력-신뢰도 평가’ 조사 결과 뉴라이트의 신뢰도는 지난해 10위에서 23위로 곤두박질쳤다. 영향력 역시 지난해 21위에서 23위로 소폭 하락했다. 이에 대해 임헌조 뉴라이트전국연합 사무처장은 “촛불정국, 인사파동 등으로 MB에 대한 지지율이 폭락했기 때문”이라고 그 의미를 축소했다. MB에 대한 실망감이 뉴라이트에도 반영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뉴라이트의 동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는 내부에서도 흘러나오고 있다. 목표했던 정권교체에 성공한 후 방향감각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선 뉴라이트 주도층의 권력지향 경쟁이 마치 5년 전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킨 친노(親盧)좌파의 모습과 똑같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대한민국 보수진영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던 뉴라이트, 그들의 어제와 오늘을 진단한다.

▼Ⅰ 탄생과 성장 : ‘이념시장 최고 히트 상품’



1997년과 2002년의 연이은 대선 패배, 거기에 더해 2004년 총선 완패는 보수진영을 무기력 상태에 빠뜨렸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는 국가보안법 폐지,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 좌편향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위기의식을 느낀 보수층들은 이따금 시청앞이나 서울역 광장에 모여 반정부 시위를 벌였지만 ‘길거리 우파’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진보세력은 이들을 ‘꼴통보수’라며 비하했고, 보수언론조차 이들의 주장에 큰 무게를 실어주지 않았다.

이때 동아일보가 우파의 새 비전을 제시하는 특집 기사를 내보냈다. 2004년 11월 한 달 동안 실린 ‘뉴라이트, 침묵에서 행동으로’라는 연재기사였다. 한기홍 뉴라이트재단 상임이사에 따르면, ‘뉴라이트’란 명칭은 이동관 당시 동아일보 정치부장(현 청와대 대변인)이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최홍재씨와 함께 술자리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는 원래 자유주의 운동이란 말을 사용했다. 그런데 국민에게 쉽게 와 닿지 않는 것 같아 ‘뉴라이트’를 쓰기 시작했는데 전부 따라 하더라. 조선일보만 해도 처음엔 다른 용어를 쓰더니 한 달쯤 지나면서 따라왔다.”

뉴라이트는 ‘2000년대 정치·이념시장의 최고 히트 상품’이란 평가를 받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보수, 진보를 불문하고 기존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깊은 당시 상황에서 새로운 우파의 등장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여기에는 2004년 총선 후에도 계속된 노무현 정부의 실정(失政)도 한몫했다. 뉴라이트는 선진화라는 설득력 있는 목표와, 이를 실현할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2004년 11월23일 자유주의연대 출범을 신호탄으로 교과서포럼, 뉴라이트싱크넷,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의료와사회 포럼, 시민들과 함께하는 변호사모임, 한국기독교개혁운동, 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등이 잇따라 출범했다. 2005년 11월엔 ‘우파가 만든 최초의 자생적 시민단체’로 평가받는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창립됐다. 2006년 6월엔 뉴라이트재단이 만들어졌다.

여기에 선진화국민회의, 한반도선진화재단 등 통칭 ‘선진화’ 세력이 보수혁신 운동에 가세했다. 이른바 ‘보수의 대반격’이었다.

뉴라이트의 이념적 뿌리는 1980년대 영국의 대처리즘과 미국의 레이거노믹스로 대표되는 신자유주의 혹은 신보수주의에 맥이 닿아 있다. 자유주의는 개인주의, 제한적인 정부, 자유시장 등의 가치를 중시한다. 보수주의는 사회적 질서와 권위를 강조하면서 시장기능을 옹호하고, 지나친 평등지향을 배제한다. 또, 재산권을 다른 시민권보다 우위에 둔다. 한마디로 이러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의 결합이 뉴라이트의 요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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