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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원한 策士’, 윤여준 전 의원의 ‘MB 리더십’ 진단

“‘상식’ 원하는 국민, 쓸데없이 머리 써 일 만드는 정권”

  • 최영철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ftdog@donga.com

‘영원한 策士’, 윤여준 전 의원의 ‘MB 리더십’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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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 대통령,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한다’고 했어야”
  • ●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이미 오래전 내정된 사람”
  • ● “이 대통령은 국민과 시대의 요구를 통찰하지 못해”
  • ● ‘만기총람(萬機總攬)’형, CEO식 인사가 리더십 난조의 핵심
  • ● “청와대, 이태규 전 연설기록비서관 처음엔 그 자리도 안 주려 했다”
  • ● “대통령과 실장, 수석진은 배워가며 할 자리가 아니다”
  • ● “‘대통령이 정치 안 한다’는 건 참 우스운 말, 국정행위 자체가 정치행위”
  • ● “정무는 대통령의 ‘對국민 센서’, 모든 걸 살피고 대안까지 내야”
  • ● “한국의 보수는 영국 보수당의 혁신을 배워라!”
  • ● “KBS, 낭비·비합리적 요소 반드시 고쳐야”
  • ● “국민 신뢰 회복하려면 말 바꾸지 말고 언행부터 일치시켜야”
‘영원한 策士’, 윤여준 전 의원의 ‘MB 리더십’ 진단
그는 자신의 이름 앞에 항상 따라다니는 ‘책사’라는 수식어를 부담스러워한다. ‘어두운 지혜를 쓰는 사람’이라는 뜻이라 듣기에 싫단다. 기획통, 전략가, 장자방, 제갈량이란 별칭도 모두 언론의 과장이 만들어낸 허명이라는 것. “그런 식견도 없고 경험도 없다”며 자신은 다만 ‘상식인’이자 ‘생활 정치인’일 뿐이라고 강조한다.

윤여준(69) 전 의원. 개인적인 호불호에 관계없이 그는 정가와 언론에서 이미 ‘책사’ ‘전략가’로 통한 지 오래다. 1966년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디딘 그는 각 대사관 공보관, 국회의장 공보관, 대통령비서실 공보비서관, 의전비서관, 공보수석, 정무장관 보좌관(차관급), 안기부장 특보, 환경부 장관을 거치며 20여 년간 여론과 맞닿은 정무직에서 국정 경험을 쌓았다. 1998년 이회창 총재의 정무특보가 된 후, 2000년 16대 총선에선 기획단장을 맡아 개혁 공천을 이끌었다. 당시 민정계 핵심이던 김윤환(당시 5선), 이기택(당시 부총재), 신상우(당시 국회부의장)씨가 공천에서 낙마했다.

2003년 그는 비례대표 출신 초선의원임에도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맡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선대위 부본부장을 맡아 거세게 몰아친 탄핵 역풍을 ‘무조건적 사과’와 ‘거여(巨與) 견제론’으로 돌파했다. 총선이 끝나자 그는 바로 국회의원 옷을 벗고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정치 야인’이 된 이후에도 그의 정치적 행보는 계속됐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의 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승리로 이끈 것.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한나라당 경선에 나선 양대 후보로부터 모두 ‘러브 콜’을 받았으나 사양한 후,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통령후보로 확정되자 그에 대한 조언자 역할을 했다. 그런데 그는 주변의 예상을 깨고 이명박 정권에 합류하지 않았다. 지방선거 이후 그는 정치 관련 직함을 갖지 않은 채 인터넷에 ‘윤여준의 정치카페’란 사이트를 만들어 일반인을 대상으로 ‘생활정치’를 설파했다.

하지만 지금도 정권과 정책에 대한 그의 한마디는 언론과 정가의 주목을 받는다. 칠순 나이에도 그의 글과 말은 시퍼렇게 날이 서 있다. 조만간 정권의 핵심 자리에 오를 ‘잠룡(潛龍)’이라는 설도 끊이지 않는다. 올 6월 미국산 쇠고기 협상과 관련해 청와대대통령실의 물갈이 인사가 있을 당시 그는 대통령실장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 이미 리더십 난조 경고

지금껏 정책과 선거에 관련한 그의 분석과 예측은 빗나간 적이 거의 없다. 지난 대선 당시 그는 이명박 후보 캠프에 “대운하는 공격받긴 쉬운 반면, 국민 설득은 어려워 선거이슈로 부적당하다”고 누누이 강조했는데, 1년이 안 돼 그의 말은 사실이 됐다. 그는 17대 대선이 끝난 지난해 12월 말 자신의 인터넷 정치카페에 ‘역설의 축복’ ‘CEO의 시대’ ‘역리의 정치’라는 글을 썼다. 모두 지난 정권의 실패를 빗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 후 경계해야 할 사안과 반드시 신경 써야 할 대목을 밝힌 내용이었다.

그는 그 글들을 통해 “권력의 오만과 독선, 독식이야말로 ‘영광의 숨은 독’”이라며 “한미 FTA와 노동문제를 둘러싼 갈등 해소 등의 어려운 과제를 높은 수준의 정책능력과 정치적 지혜, 국정수행체제로 돌파해야 한다”고 이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또 이를 위해선 “대통령이 마취와 연장, 집중이라는 권력의 속성과 싸워야 하고, 겸허히 몸을 낮춰 국민을 섬기고 소통해야 하며 널리 인재를 구해야 한다”고 진언했다. 그러면 “위대한 리더십의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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