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초구에서는 2008년부터 영어사용 가능업소를 선정하고 있다.
“선진국일수록 기부와 자원봉사 문화가 발달해 있습니다. 하지만 소득수준, 교육수준이 높다고 무조건 참여하는 건 아닙니다. 제가 처음 구청장에 취임했을 때만 해도 참여율이 높진 않았어요. 뭔가 참여할 만한 여건과 프로그램을 만들어줘야 참여도 하는 거죠. 가장 먼저 시도한 게 자원봉사입니다. 공무원뿐 아니라 기업체, 시민단체, 일반 시민, 직능단체, 각종 친목단체 등을 모아 꾸린 전문가 자원봉사 단체가 100여 개로 총 3000여 명이 활동합니다. 분야별로 자신에게 맞는 자원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해서 주민참여를 높인 거죠. 이밖에 우면산, 청계산 정비 사업을 할 때 전부 기부를 받았습니다. 5만원에서 10만원까지 받고 계단이나 시설물에 시민들의 이름도 새겨 넣고요. 자기가 기부한 곳의 시설이 좋아지면 확실히 뭔가 느껴지잖아요. 그러면서 서초가 뭔가 발전적으로 변한다는 느낌도 받게 되고 그래서 다시 참여율은 더 높아지게 되는 거죠.”
World Best City 향한 노력
‘강남의 부자동네’로 잘 알려진 서초구에는 그 못지않게 사회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경부고속도로가 지나고 고속버스터미널이 위치한 교통과 물류유통의 중심지이며,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 대법원, 대검찰청 등도 서초구에 위치해 있다. 최근에는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와 LG그룹 R&D센터가 서초구에 자리 잡았다.
“서초는 지금도 잘사는 곳이지만 앞으로의 가능성이 더 큰 도시입니다. 경제, 사회, 교육 모든 분야의 1등이 다 서초구에 모여 있습니다. 저는 그런 면에서 서초구가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도록 충분한 동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 중 하나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도시로 만드는 겁니다. 순수 토종만 고집하는 도시는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없죠. 세계 유명 도시들은 다양한 인종의 사람이 모여 마치 용광로처럼 새로운 융합을 만들어내고 그게 다시 도시의 발전 동력으로 쓰입니다. 서초 역시 그런 도시가 되어야 합니다.”
서초구에는 약 6000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다. 프랑스인 거주지역인 서래마을과 인베스트 코리아, 외교센터 등이 위치해 있고, 최근 대기업 본사 이전으로 인해 그 비율은 증가했다. 실제로 서초에는 구청 OK민원센터 안에 있는 외국인 도움코너를 비롯해 서래 글로벌빌리지센터 등 외국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박 구청장은 이에 더해 글로벌 경쟁력의 첫째 조건으로 영어를 강조한다. 2008년부터 방배지역에 영어도서관, 영어체험공간을 갖춘 영어센터를 열었고, 이어 올해 안에 반포, 양재, 서초 권역에도 영어센터를 열 예정이다. 더불어 지자체가 직접 영어사용 가능업소 지정을 위해 호텔, 병원, 음식점 등을 대상으로 평가를 실시했다. 서초구 측은 지난해 총 32개 업소를 영어사용 가능업소로 지정했으며 올해 100개소로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2년까지 구민의 30%가 영어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하는 박 구청장은 서초구 공무원들에게도 영어실력을 강조한다. 서초구는 분기별로 영어간부회의를 개최하고 직원을 대상으로 한 영어 집중교육을 하며 영어능력 경진대회 등을 열어 화제가 된 바 있다.
“세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은 인구가 160만명가량 되는데, 175개국 출신 사람이 산다고 합니다. 영어가 범용적으로 통하기 때문이고, 나아가 영어를 몰라도 살 수 있는 편리함이 갖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서초구의 목표가 5년 내 지역민 30%가 영어회화를 구사하는 거라고 말하면 거창하다고 받아들일 분들도 있겠지만, 서초구민의 교육수준이 높은 만큼 조금만 노력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공무원들에게 영어 공부를 강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외국인 주민이 늘면 공무원 역시 언어 소통 능력을 갖춰야죠. 간부 전원과 원하는 직원에 한해 영어교육을 시켰습니다. 영어교재를 선정해 한 달간 매일 한 시간씩 영어교육을 하고 평가도 했어요. 영어 회의도 하고요. 당장은 유창하지 못하지만 한 5년쯤 지나면 많이 좋아질 거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