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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외대는 왜 부실대학이 됐을까

총장 월급 3배 인상, 딸과 동생 교직원 임용, 총장 건물, 대학이 비싸게 빌려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영남외대는 왜 부실대학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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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다. 경북학원은 영남사이버대 논술지도학과 전임강사 임용을 위해 교수초빙 공고를 했는데, 장 총장의 딸이 단독 지원하자 심사를 거쳐 2009년 9월 임용했다. 딸 김 씨가 제출한 연구실적은 석사학위 논문 1편(연구실적 100%). 이는 임용 기준(실적 200%)에 못 미치지만 합격 통보를 받았다. 특혜는 이어졌다. 대학 강사료 지급규정에는 전임강사의 주당 책임 강의시간은 12시간이지만, 학교 측은 “논술과목 이해와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교육과정과 무관한 교양과목 1과목(주당 3시간)을 강의토록 했다. 자신들이 뽑은 강사의 ‘실력 부족’을 자인한 셈이다. 교양강의는 전임 시간강사의 동영상자료를 사용했지만, 딸은 한 학기에 800만 원을 받았다. 앞서 동영상을 만들고 강의했던 시간강사의 한 학기 강의료는 81만 원이었다. 전임강사와 시간강사 강의료를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한 과목을 맡은 전임강사가 200만 원을 받은 전례는 없다는 게 교수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딸 김 씨는 현재 장 총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G고교에 재직 중이다. 교직원 B씨의 말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족벌 사학이 됐고, ‘로열패밀리’ 급여와 강의료는 일반 교직원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됐다. 교수 중에는 10년째 연봉 2500만 원을 받는 교수가 수두룩하다. ‘돈이 없다’면서 자기들끼리 돈 잔치했지만, 결국 학생 등록금 아닌가. 부실대학이 된 이유를 알 만하다.”

현재 이 대학 교수들의 급여는 제각각이다. 10년째 연봉 2500만 원인 교수가 있는 반면 8000만 원을 받는 교수도 있다. 장 총장은 “딸 임용은 추천위원회가 한 일이고, 급여 차이는 호봉과 계약직 등 지급 조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유야 어떻든, 영남외대는 정교수가 없고, 영남사이버대는 교원 전체를 계약직으로 채용하고 전임강사 상위 직급(조교수, 부교수, 정교수)이 없는 상황은 선뜻 이해하기 어렵다. 교직원 보수는 ‘사학기관 재무·회계 규칙’ 규정에 따라 학교정상화 추진 계획에 어긋나지 않게 적정하게 지급돼야 한다. 재원 여유가 있다면 자신과 가족들의 연봉을 인상하기 전에 학생들을 위한 시설 확충과 교수 연구비 확충에 쓰여졌어야 옳다.

학생 등록금으로 돈 잔치



이 대학이 ‘돈이 없는’ 이유도 사실 장 총장 등이 제시한 경영정상화 추진계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대학을 인수하기 전인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당시 발생한 일이 현재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검찰과 감사원 등에 따르면 장 총장 부부는 사학브로커 김모 씨에게 5000만 원을 건네고 대전 소재 배인학원 이사장 간모 씨를 만났다. 배인학원은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당시 배인학원 이사장 간 씨는 채무에 시달렸다. 장 총장 부부는 ‘배인학원 경영권과 학원소유 토지를 매입하겠다’며 간 씨를 만났다. 대전 용운동 소재 7필지의 토지 3만4702㎡, 지상 건물 3동(84만5945㎡)에는 현재 골프연습장과 자동차학원, PC방 등이 들어서 있다. 이 토지와 건물은 이후 경북학원 인수에도 등장한다.

장 총장은 약 70억 원 상당의 배인학원 소유 부동산과 학교법인 배인학원 운영권을 30억 원에 사기로 하고 15억 원을 먼저 간 씨에게 건넸다. 간 씨는 2005년 2월 4일 이사회 결의 없이 이런 내용을 논의한 것처럼 이사회 회의록을 위조했고, 이후 토지와 학원을 장 씨 부부에게 넘겼다. 간 씨는 검찰 조사에서 사문서위조가 인정됐지만 공소시효(5년)가 완료돼 대전지검은 ‘공소권 없음’ 결론을 내렸다.

장 총장의 남편 김 씨는 인수한 배인학원 이사장이 됐지만, 배인학원 법인 재산 중 자동차학원 임대료를 받아 일부만 법인 계좌에 넣는 수법으로 2007년 7월까지 2년간 2억4000만 원을 횡령하다가 대전시 동부교육청 감사에 적발됐다. 사용목적이 불분명한 판공비 4000만 원과 1억6000만 원 상당의 고가 외제차 리스비(6000여만 원)를 지출한 사실도 적발됐다. 김 이사장은 횡령한 돈을 법인회계에 반환했지만, 대구지방법원은 2009년 10월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다.

공석인 배인학원 이사장 자리는 2007년 9월 아내 장 총장이 이어받았다(2010년 6월에는 다시 남편 김 씨가 이사장이 된다). 그러나 남편 김 씨가 이사장이었던 때에도 실제로는 장 총장이 자동차학원 임대계약 업무를 직접 처리했다는 게 임차인의 증언이다. 실제 임차인이 직접 건넨 수표 복사본에는 건넨 날짜와 당시 상황이 볼펜으로 기록돼 있었다.

학교 돈으로 외제차 굴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에서 “남편 김 씨가 이사장이었을 때의 횡령 사실도 장 총장이 실질적으로 주도했다”고 적시했다.

경북학원(영남외대, 영남사이버대)과 경북교육재단(대구외대) 인수 때에도 비슷한 일이 반복된다. 장 총장 부부는 대전 배인학원 부동산을 이용해 경북학원과 경북교육재단 인수에 나섰다. 장 총장 부부는 배인학원 소유 부동산을 영남외대에 대체기부하기로 하고 설립자(박재욱)에게는 ‘위로금 50억 원’을 건네는 조건으로 법인 경영권을 인수했다. 배인학원의 대전 용운동 부동산 7필지는 2005년 감정가 77억 원에서 2007년에는 130억 원으로 올랐다.

이후 교육시설 확충 등 학교 정상화 추진계획을 포함한 인수 의향서를 냈다. 교과부는 2008년 7월 “배인학원 소유 부동산을 경북학원에 증여하되, 경북학원은 이 부동산을 매각해 설립자의 교비 횡령액 100억여 원을 현금화해 교비에 넣어라”는 조건을 달았다. 그러나 법인 인수 후 2년이 지나도록 교비가 입금되지 않자, 교과부는 2010년 9월 ‘조건 미이행’을 이유로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하겠다고 나섰다.

이 대목에서는 고개를 갸웃한다. 배인학원 소유의 토지와 법인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2011년 5월 3일 경북학원은 장 총장에게 이 땅과 건물을 매매한 걸로 돼 있다. 장 총장은 같은 날 이 땅과 개인명의 건물을 세 부분으로 나눠, 대구은행 경산영업소로부터 60여억 원을 빌렸다고 한다. 교과부의 독촉에 경북학원은 장 총장 개인에게 이 땅을 판 형식인데, 정상 거래라면 매수자가 경북학원에 땅값(교비)을 지불하면 된다. 결국 남편이 이사장으로 있는 경북학원은 아내 장 총장에게 땅을 줬고, 장 총장은 이 땅을 근저당잡혀 빌린 돈을 교비로 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엄격히 말하면 ‘의도에 따라’ 횡령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게 법조인들의 설명이다. 장 총장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전의 땅은 덩어리(규모)가 커서 원래 잘 팔리지 않는 땅이다. 그래서 내가 산 것으로 했다. 땅이 내게 넘어오는 동시에 대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졌다. 사법서사가 대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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