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서울 수복’을 내건 새누리당에선 정몽준 의원과 김황식 전 총리가 피 말리는 접전을 벌인다. 4월 30일 누가 새누리당 후보가 될지 알 수 없는 분위기다. 이에 대한 언론과 세간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신동아’는 두 후보 캠프의 좌장인 이사철·이성헌 총괄본부장을 각각 1시간여 동안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각자의 관점으로 자기 후보와 상대 후보의 자질을 비교 평가했다. 상대 후보에 대해 같은 당이라고 봐주는 것이 없었다.
정몽준 후보 캠프
이사철 총괄본부장
이사철 본부장은 정 후보의 TV토론 예행연습을 참관하느라 약속시간 20분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매우 바빠 보였는데, 박호진 대변인은 기다리는 기자에게 “이 본부장이 인터뷰 시간을 내주던가요?”라고 했다. 이 본부장은 한나라당 대변인을 지낸 재선 의원 출신이다. 이윽고 그가 왔다.
▼ 좌장이시니까 편하게 말씀을….
“좌장이라는 직은 없고 총괄본부장으로 교통정리 좀 하고 있어요.”
▼ 정몽준 후보와는 어떤 인연인가요?
“전 서울대 법대 나왔고 후보님은 서울대 상대 나왔는데 저의 1년 선배이자 친구의 친구쯤 되요. 학교 다닐 때부터 가끔 만났고요. 후보님이 한나라당 대표할 때 제가 대표 특보단장으로 도왔습니다.”
▼ 정 후보는 대학생 시절 어떠했나요?
“재벌 아들치고 꽤 소탈했어요. 혁대도 다 떨어져가는 거 매고 신발도 만날 똑같은 거 신고. 밑창을 두 번 갈았다나.”
▼ TV토론 준비는 잘되나요?
“후보님이 꼼꼼해요. 말 한마디, 토씨, 수치 하나까지 확인하려고 해요.”
▼ 그러나 과거에 ‘버스요금 70원’이라고 하셨죠.
“2008년 당 대표 뽑을 때, 한 후보가 ‘버스 값 아느냐’고 공격하더래요. 후보님은 잘 몰랐지만 그래도 ‘700원’이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얼떨결에 ‘70원’이라고 했대요. 상당수 의원이 세세한 수치를 질문 받으면 당황할 거예요.”
정 후보는 이후 ‘70원 트라우마’를 겪은 듯하다. 이번 경선에서 그는 돼지고기 한 근 값, 배추 한 포기 값을 열심히 외우고 있다. 최근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가 박원순 시장을 앞서는 결과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붕 떠 있는 뜬 구름 인기가 아니다. 대중정치인으로 착근했다”고 말했다.
“명재상, 그걸 믿고 나왔는데…”
▼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분위기네요.
“박원순 시장의 모토가 일을 벌이지 않는 시장, 아무것도 안 해 칭찬받는 시장이죠. 이에 대한 시민의 평가가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정 후보는 축구협회장으로서 2002월드컵의 성공적 개최와 4강 신화에 크게 일조했고 기업가로서 근로자들과 함께 현대중공업을 세계1위 조선소로 일궜죠. 그가 경영에서 손 뗀 뒤에도 현대중공업이 잘 굴러갑니다. 유능한 CEO를 발탁하는 걸 보면 사람 보는 안목도 있어요.”
▼ 우선 경선부터 통과해야 하는데요. 김황식 후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요?
“김 후보는 ‘명재상’, 그걸 믿고 나왔는데 역시 정 후보가 시민에게 더 어필한다고 봐요.”
▼ 그렇게 판단하는 이유가 뭐죠?
“박원순과 김황식은 똑같은 캐릭터예요. 두 분 다 남이 해놓은 일을 평가하고 비판하는 법조인 출신이죠. 머리 구조가 그렇게 돼 있어요. 박원순은 오세훈이 해놓은 것 다 중단하고 토목사업 같은 시끄러운 것 안 해요. 김황식은 법관 출신이어서 더해요. 원고와 피고가 밥상 차려놓으면 조용히 듣다 판단만 내려요. 지금 서울시민들은 창의적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시장을 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