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능의학회(www. kifm.kr) 최낙원(62·현 대한신경외과학회 회장) 회장은 신경외과 전문의로서 한의사 면허를 가진 국내 첫 의료인이다. 지난해 3월 3일 창립한 기능의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그는 올해 3월 23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성의교정 마리아홀에서 200여 명의 회원이 참석한 가운데 춘계학술대회를 열었다.
개인별 맞춤 치료를 표방한 기능의학은 미국 등 의료 선진국에선 이미 각광받고 있지만, 국내에 공식적으로 학회가 만들어지고 학술대회가 열리긴 이번이 처음이다.
기능의학의 주된 대상은 대사증후군, 자가면역질환, 당뇨, 고혈압, 불안장애, 수면장애, 우울증,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자폐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각종 생활습관병과 만성질환이 총망라된다. 이러한 질병에 대해 정확한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진단과 처방을 하고, 치료 또한 수술이나 약물보다는 영양 및 생활환경 개선 등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통해 인체 스스로 본연의 치유 능력을 회복하는 생리적 균형을 이루게끔 이끄는 방식을 취한다. 즉 환자 개인별 증상과 발병 원인에 적합한 치료를 추구하는 게 기능의학의 목표다.
창립 후 1년 남짓한 현재 기능의학회 회원은 300여 명. 신경외과뿐 아니라 피부과, 정형외과, 소화기내과, 가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목의 대학병원 교수와 개원의들이 참여한다.
한의사 면허 가진 신경외과 전문의
최 회장이 기능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자신이 직접 기능의학의 효과를 체험해서다. 그는 46세 때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관상동맥협착증이 한꺼번에 오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선뜻 약물을 복용하거나 시술을 받기도 두려웠다. 누구보다 각종 약물 및 시술의 부작용과 후유증을 익히 아는 의사 신분이었기 때문.
그래서 눈 돌린 게 한의학. 틈틈이 관련 전문서적을 탐독하는 한편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를 돌며 이른바 명의(名醫)를 찾아다니면서 가능한 한 약을 쓰지 않고 통증을 다스릴 수 있는 침, 뜸 등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강구하다 결국 2011년 대전대 한의대를 늦깎이로 졸업했다.
하지만 한의학 역시 과학적 증거에 의한 근거 중심 의학으로선 한계가 있었다.
“서양 의학은 100명의 환자에 대해 같은 진단명을 내리지만, 한의학은 한 명의 환자를 두고 한의사마다 각기 다른 진단을 내립니다.”
이처럼 현대 의학과 한의학 패러다임의 맹점을 절감한 최 회장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한 게 기능의학. 그는 “기능의학 치료를 통해 현재 정상적인 건강 상태와 다름없을 정도로 치유됐다”며 “지속적인 연구 및 교육 활동을 통해 기존 현대 의학과는 다른 해법을 다양하게 내놓음으로써 기능의학이 현대 의학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적인 미래 의학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관련, 기능의학회는 5월 25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일반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 공청회를 개최해 대(對)국민 홍보에 나선다. 흔히 광고만 믿고 일반 국민이 무심코 사먹는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의 효능과 부작용을 널리 알리고 좋은 제품과 나쁜 제품을 제대로 판별할 수 있는 방법도 제공한다는 것.
아울러 6월 21일엔 같은 장소에서 기능의학 공청회를, 6월 22일엔 합병증이 우려되는 여러 질환에 대한 기능의학회 대국민 건강강좌도 열어 기능의학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최 회장은 전남대 의대 출신으로, 1989년부터 서울 성북구에서 개원의로 진료 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