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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심부름꾼 아닌 전문성 갖춘 특급 해결사

‘원조 사립탐정’ 패러리걸

  • 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변호사 심부름꾼 아닌 전문성 갖춘 특급 해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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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로펌의 패러리걸 수요 증가

송무 분야 패러리걸은 각종 분쟁과 민·형사상 소송, 가사소송 등 소송 관련 사무를 지원한다. 송무 분야 팀장인 송재성 부장은 “빌딩 같은 건물 경매 업무를 맡다보면 공사 현장을 누벼야 할 때가 있다”고 했다. 그의 설명이다.

“신축 중인 건물은 채무변제가 안 되면 등기부가 없다. 그 상태에서 경매를 하려면 법원의 압류, 가압류 절차를 밟고 건축물대장을 만들어서 등록해야 한다. 그러려면 원래 건물 신축 신청서와 동일하게 지어졌는지를 일일이 측량해 우리가 직접 대장을 만들 수밖에 없다. 그래야 경매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7~8층 높이의 건축물대장을 만들려고 한 달 가까이 현장에서 살다시피 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혼소송에서 친권과 양육자 지정, 양육비 산정 절차를 돕기도 한다. 가족관계등록부상 친권자 변경 절차나 정정신청 등도 송무 분야 패러리걸의 일이다.

법무법인 넥서스의 신동윤 변호사는 “형사사건의 경우 합법적 테두리 내에서 패러리걸에게 현장조사를 맡기기도 한다. 교통사고 사건을 예로 들면, ‘○년 ○월 ○일 ○시에 ○○장소에서 교통사고가 났다. 날이 어두워 전방 주시가 힘들었다’고 상대방이 주장하면 그 말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공소장에 나온 내용과 같은 시기, 같은 시각에 현장에 직접 가서 사진을 찍는다. 상대방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하는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증거 수집 등을 위해 패러리걸이 임의로 신용조사를 하는 건 불법”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수년에 걸쳐 점차적으로 법률시장을 개방해왔다. 이는 국내 법률문화와 법률서비스 시장에 큰 변화를 불러왔다.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국제교류 확대와 외교통상의 중요성도 날로 커지는 시대인 만큼 앞으로 법률시장의 변화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때문에 전문성을 갖춘 패러리걸에 대한 대형 로펌과 기업의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

변호사 심부름꾼 아닌 전문성 갖춘 특급 해결사

패러리걸에게 필요한 자질 중 하나는 팀워크다.

대형 로펌의 한 임원은 “과거 법률회사들은 소송을 전제로 했지만 요즘은 소송보다 인수합병(M·A), 기업지배권구조, 기업 구조조정, 공공계약 등 기업 분야 수임이 많아졌다. 그 비율을 따지면 6대 4 혹은 7대 3으로 기업 분야 일이 많다. 한마디로 종합컨설팅 로펌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대형 로펌 소속 패러리걸의 업무 변화는 경기 흐름에 민감하다. 경제 활황 시기에 투자가 늘면 해외 PF(Project finance)로 출국자가 늘면서 비자나 외국환 신고 등의 업무가 느는 반면 불황 땐 도산이나 파산하는 기업이 늘어 그와 관련한 업무가 많아지는 것. 그는 “패러리걸의 업무는 갈수록 영역이 넓어지고 다양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형 로펌을 중심으로 패러리걸 업무는 세분화하고 있다. 15년차로 로펌의 통·번역 분야 팀장인 여성 김주연(가명) 씨는 “나를 포함해 우리 팀원이 7명인데 업무 특성상 영어, 중국어, 독일어 등 외국어 전공자가 많다. 나도 대학에서 스페인어와 법학을 전공했다. 공통된 업무는 통·번역이지만 각각 공정거래와 일반 기업 법무, 지적재산권, 중재, 조세, 소송을 전담하는 식으로 업무영역이 세분화돼 있다. 조세 전문 변호사가 사건을 맡으면 조세 전담 패러리걸에게 일을 맡기는 식”이라고 밝혔다. 그는 “복잡한 사안이 얽힌 대형 소송 사건의 경우 증거자료 등 훑어보고 번역해야 할 자료가 많은데 마감시간에 쫓기면 여러 명이 팀워크를 발휘해 자료를 100쪽씩 나눠 번역하는 식으로 일을 분담, 처리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법무 분야에서 부동산을 전담하는 유원규(가명) 과장은 “빌딩 매매계약 체결에서 소유권 이전까지의 업무를 비롯해 근저당권 설정, 상속등기 등의 업무가 우리 일이다. 가령 소유권 이전만 해도 토지 또는 건물을 구입한 뒤 구청에 부동산거래신고를 하고 취득세 신고와 납부,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서 작성과 등기소 제출, 그리고 등기권리증이 나오면 등기소에서 그걸 찾아 직접 고객에 전달하기까지 수많은 기관을 드나들고 그 과정에 필요한 서류도 다 준비해야 한다. 농지를 사기 위해 필요한 농지취득자격증명서 발급과 그에 필요한 서류 준비도 한다”고 말했다.

2010년 특허법원 사건에 이어 2011년 민사 본안 및 조정신청 사건에 대해 인터넷 전자소송서비스가 시행되면서 최근 한 대형 로펌은 송무 분야 패러리걸팀에 전자소송팀을 추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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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객원기자 siren5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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