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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태 분석

女權 신장은 20대 미취업 男엔 재앙?

‘성차별’&‘성 갈등’ 복합사회

  • 정해윤|시사평론가 kinstinct1@naver.com

女權 신장은 20대 미취업 男엔 재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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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사회에선 ‘성(性)차별’이 아직 심한 편이라고 한다. 그런데 최근엔 일부 남성이 여성을 적대시하는 ‘성 갈등’ 조짐이 뚜렷하다. 이 문제는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성차별과 성 갈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새로운 양상을 들여다봤다.
女權 신장은 20대 미취업 男엔 재앙?

시사지 ‘타임’ 표지 일부.

우리나라엔 여성가족부가 있다. ‘양성평등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명칭까지 ‘여성부’라고 직설적으로 지은 정부 부처는 다른 나라에선 찾기 힘들다.

요즘엔 이 점이 두 가지로 해석된다. 첫째, 이런 부처를 만들어야 할 만큼 여성이 차별받는다는 의미다. 둘째, 일부 남성의 시각에서 보면 이런 부처까지 만들 정도로 여성운동이 극성맞다는 뜻이 된다.

2013년 11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 평등 순위는 136개국 중 111위에 그쳤다. 한국에서 여성은 여전히 억압받고 부당하게 대우받는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딱 떨어지게 보여주는 듯하다. 111위라는 등위를 보면 여성은 기본적인 권리도 누리지 못하는 것처럼 비치기도 한다.

‘슈퍼 맘’ 강요받는 여성들

국경을 초월해 여성의 공통된 고충은 육아 의무를 거의 도맡는 것이다. 그런데 평균적으로 한국 여성은 서양 여성에 비해 그 고충을 더 크게 느끼는 것 같다. ‘육아냐 직장이냐’의 기로에 자주 놓인다. 여성이 육아와 직장 생활을 동시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배려가 필요하다. 육아에 드는 비용도 전적으로 개인에게 전가해선 안 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결되는 게 없다. 수많은 기업은 임신과 육아를 업무 비효율 사유로 인식한다. 정부는 떨어지는 출산율을 걱정하면서도 여전히 육아비용 지원에 인색하다.



여기에다 우리나라 남편들은 육아와 집안일을 돕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들은 아내에게 ‘모성애로 모든 가사노동을 떠안아’라고 당연하게 요구한다. 많은 여성이 이런 문제로 속을 끓인다. 핵가족화가 상당히 진행됐다고는 하지만 여성은 시댁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고부갈등 같은 꽤 혹독한 감정노동이 수반되기도 한다. 전업주부는 전업주부대로, 맞벌이 여성은 맞벌이 여성대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슈퍼 맘’은 신화일 뿐이지, 실제 현실은 여성에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희생을 강요한다고 할 수 있다.

미혼 여성도 차별받기는 마찬가지다. 기업은 직원을 채용하려 할 때 잠재적인 임신과 육아 문제 때문에 여성 구직자를 평가절하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돈을 더 적게 벌고 비정규직에 더 많이 종사한다. 정부 통계(2013년)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의 57.5%가 비정규직이다. 이는 남성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인 37.2%보다 20.3%포인트 높은 것이다. 여성 비정규직은 월평균 113만 원을 받는다. 남성 정규직 월급의 35.4%에 지나지 않는다. 정규직 일자리로 접근하거나 승진하는 데 여성은 여전히 불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간 기업에 인위적으로 여성 정규직 비율을 강제하기란 쉽지 않다. 여성 권한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은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면 법과 제도가 여성을 보호하는 쪽으로 바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여성의원 비율만 소폭 늘어도 여성권한척도가 획기적으로 향상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2012년 총선에서도 이 시도는 좌절됐다. 평소 ‘여성의 백기사’처럼 행세하던 민주당도 공천을 앞두고는 슬쩍 눈을 감아버렸다. 한 386출신 남성 정치인은 “여자대학 출신들이 전횡을 일삼는다”며 탈당 엄포를 놓기도 했다. 국회는 주부들의 반찬 걱정도 토론하는 곳이어야 한다. 이게 대의민주주의의 본질이다. 한국 정치가 지극히 권위적이고 폭력적인 것도 사실 남성 중심 문화 때문일 것이다. 여성의 정치 진출이 순조롭지 않으면 여성을 불행하게 하는 많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그런 남자’ 돌풍의 이면

이런 가운데 요즘 우리 사회에선 일부 젊은 층 남성이 여성을 적대시하는 성 갈등 양상마저 나타난다. 3월 말 음원 차트 순위에서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신인가수 브로의 ‘그런 남자’가 정상을 차지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남자의 조건만 따지는 여성을 비꼰 가사가 남성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었다. 그러자 여성그룹 벨로체가 여성 관점에서 이 가사를 패러디한 ‘그런 여자’로 반격에 나섰다. 전통적으로 대중가요는 남녀 간의 사랑이 주된 소재였는데 이제는 서로를 ‘디스’ 하는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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