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봐도 공부머리를 타고난 ‘엄친딸’이지만 최씨의 관심사는 캠퍼스 담장 너머에 있다. 3월 31일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만난 그는 자신을 “방송 진행에 미래를 건 MC 지망생”이라고 소개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KBS 어린이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면서 방송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때부터 아나운서를 꿈꿨는데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MC가 되기로 마음먹었죠. 아나운서보다 방송 진행을 자유롭고 재밌게 할 수 있는 게 MC더라고요.”
카메라와 친해지려고 중·고등학교 때 간간이 CF에 출연한 그는 대학교 2학년 때 ‘티너스’라는 걸그룹의 멤버로 활동했다. 티너스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광고 출연을 위해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대학 졸업반인 지금도 그는 도서관에서 취업 준비를 하는 여느 동기생과 달리 방송국을 뛰어다닌다.
“tvN 예능 프로그램 ‘더 지니어스’에 가끔 패널로 출연해요. ‘동아사이언스TV’의 이공계 진로탐방 프로그램 ‘공부가 좋아’와 ‘퍼즐 앤 드래곤’의 게임 프로그램 ‘한판 붙자’에서는 MC를 맡고 있고요. 둘 다 인터넷 방송인데 진행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다 저를 알리고 MC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이죠. 사람들에게 저를 알려야 MC를 할 기회도 생기지 않겠어요.”
▼ 아나운서 시험을 보면 좀 더 쉽게 MC가 될 수 있잖아요.
“아나운서를 할 생각이 없는데 MC가 되려고 아나운서 시험을 보고 싶진 않아요. 아나운서는 좋은 직업이지만 어쨌든 방송국에 소속돼 일하는 회사원이기도 하잖아요. 아나운서보다는 좀 더 자유롭게 방송 진행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MC가 되고 싶어요.”
▼ MC가 되려는 의지가 확고해 보이는데 왜 하필 산업공학과에 들어갔나요.
“안 그래도 고등학교에서 문과, 이과로 나뉠 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언론정보학이나 신문방송학은 문과고, 제가 공부한 쪽은 이과여서요. 방송 관계자들에게 조언을 구해보니 방송은 이론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아니니 다른 분야를 하나 더 공부하는 게 낫다고들 하셔서 제가 잘하는 이과를 택했어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전공을 선택할 때도 자연대나 공대의 여러 학과 중에서 유독 산업공학이 끌리더라고요. 산업공학은 간단히 설명하자면 공대의 경영학과예요. 생산관리나 공장경영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공학적으로 하도록 배우는 거죠. 공대에 있지만 경영학적인 성격이 강해서 다른 과보다 잘 맞아요.”
대학에 들어가면 대부분이 거치는 통과의례가 있다. 바로 멤버십 트레이닝(MT)과 미팅. 그런데 최정문은 “지금껏 MT만 몇 번 가보고, 미팅을 한 번도 안 했다”고 털어놨다. 일부러 안 한 거냐고 묻자 그가 손사래를 친다.
“저희 과 동기 중에 여자가 6명뿐이에요. 공대라서 인기도 없고 인원도 얼마 안 돼 미팅이 잘 들어오지도 않아요. 미팅은 죽을 때까지 못할 것 같아요.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노는 걸 안 좋아하거든요. 낯가림이 심한 편이고.”
“미팅 한 번도 못해봤어요”
▼ ‘작업’ 걸어오는 남자가 많을 것 같은데.
“몇 번 있었지만 처음 보는 분이 호감을 표시하는 걸 받아준 적은 없어요. 상대도 제 외모만 보고 호감이 생긴 게 아닐까 싶고, 저도 아무것도 모르는데 호감이 생기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첫눈에 반한 남자가 없어요. 외모를 안 보고 성품을 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