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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배 기자의 풍수와 권력

국회를 옮겨야 통일을 앞당긴다

여의도의 천기(天氣)와 지기(地氣)

  • 안영배 │동아일보 출판국 전략기획팀 기획위원·풍수학 박사 ojong@donga.com

국회를 옮겨야 통일을 앞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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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를 옮겨야 통일을 앞당긴다

여의도에서 권력 기운이 가장 강한 곳. 바깥의 원은 천기(天氣)의 권력 기운이 미치는 곳이고 안쪽의 원은 지기(地氣)의 권력 기운이 작동하는 곳이다.

이 논란거리를 앞서 예로 든 대하건물 터를 중심으로 되짚어보자. 여의도는 국회라는 권력기관과 증권거래소 등 한국의 대표적 금융기관이 집중돼 있어 흔히 돈과 권력의 중심지라고들 한다. 언뜻 그럴듯한 표현이지만 실상을 따지자면 돈과 권력의 진정한 핵심이 아닌, 그림자에 불과한 지역이다. 여의도에서 권력 기운이 있는 곳은 국회의사당도 아니고 의원회관도 아니다. 그나마 권력 기운이 뭉친 곳이 대하빌딩을 비롯해 새누리당 당사가 있는 한양빌딩, 새정치민주연합 당사가 있는 대산빌딩, 극동빌딩, 용산빌딩, 금강빌딩 일부 지역이다.

이 일대는 얕으나마 공중에서 내려오는 천기(天氣)의 권력 기운과 땅의 지기(地氣)에 의한 권력 기운이 융합돼 있다. 어느 역술인의 표현처럼 제왕지기(帝王地氣)의 상스러운 터라고 표현하기엔 다소 부담이 따르긴 하지만, 여의도에선 권력 기운이 가장 강한 곳임은 분명하다. 즉 선거용으로 강한 권력 기운을 끌어당기는 데는 장점을 갖춘 곳이므로 선거에 나선 후보의 상징 코드를 적절하게 건물 풍수에 대입할 경우 일시적 폭발력을 얻을 수 있다. 반면 이런 기운을 읽지 못한 채 무턱대고 이 건물에 입주했다고 해서 명당 기운을 누린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 이곳의 권력 기운이 항구적이거나 굳세지 못하기 때문에 누구나 그 혜택을 골고루 받기는 다소 어려워 보인다는 문제도 있다. 한시적인 권력 기운을 얻기 위해 잠시 빌려 쓸 수 있는 곳이긴 하나 지속적으로 터로 잡고 살기엔 부담스러운 곳이다. 앞으로 수년 내에 이곳의 권력 기운은 북쪽 지역으로 옮겨갈 가능성마저 적지 않다. 언젠가는 대하빌딩 일대가 왕기가 서린 곳이라고 평가한 사람이 사기꾼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지기의 쇠왕(衰旺) 논리에 따라 비켜갈 수 없는 명당의 시효성 문제다.

여의도는 ‘권력의 그림자’

내친김에 여의도를 풍수적으로 조망해보자. 여의도는 한강에 떠 있는 섬으로 한국의 맨해튼이나 월스트리트로도 불린다. 혹자는 물이 사방을 감싸고 흘러 배가 항해하는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대표적인 행주형(行舟形) 명당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의도는 처음부터 주목받던 지역은 아니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대동지지’나 ‘동국여지비고’를 보면 여의도는 사주(沙洲)라고 하여 모래땅에 불과한 곳이었다. 게다가 홍수만 지면 가라앉는 쓸모없는 땅이라고 해서 여의도(汝矣島)라는 말이 ‘너나 가져라’는 뜻으로 비하될 정도였다. 물론 사람이 살지 않았던 건 아니다. 조선시대에 천대받던 특수직업군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살았다. 국회의사당 터는 조선시대에 양과 염소 등을 키워 ‘양말산’이라 불렸고, 궁녀들의 공동묘지가 있었다는 소문도 전해진다.

그런 여의도가 1967년 박정희 정권의 여의도 개발사업 이후 새로 85만 평의 대지가 조성됨으로써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즉 여의도는 땅 자체가 사토(沙土)인 데다 강 가운데 흙을 퍼다 메운 사토(死土) 지역이다. 박 정권은 바로 이곳에다 국회를 지었던 것이다.

사실 현재의 국회의사당은 풍수적으로 논하기가 민망할 정도로 밋밋한 곳이다. 굳이 표현하자면 그나마 있는 생기(生氣)도 착근되지 못한 채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어서 민의(民意)가 모이고 국론이 형성되는 곳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곳이 대한민국 권력의 중심지라고 명함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점은 여러 풍수학자도 밝힌 바 있다.

풍수학자 김두규 교수(우석대)는 여의도와 국회의 입지에 대해 “다양한 민원을 입법화하는 것이 핵심 기능이라고 한다면 국회는 물, 모래, 바람 등의 지기를 갖는 여의도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분산시키는 기운으로 인해 그 땅은 국회를 콩가루 집안으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창조 전 교수(서울대)는 “여의도가 행주(行舟)섬이라고 해서 배 모양의 섬인데, 국회의사당 자리가 서쪽으로 항해하는 뱃머리에 해당되니 사공이 뱃머리에 몰려들어 떠들어대는 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 국회의사당 터는 서울시내에서 그만한 규모의 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장점을 빼고는 국가 중추기관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힘들어 보인다. 이 때문에 국회 이전론도 심심찮게 제기된다. 김두규 교수는 세종시의 공무원들을 국회로 부르는 대신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세종시는 국회와 궁합이 나쁘지 않다는 게 김 교수의 주장이다.

필자 역시 국회가 진정한 대의민주주의 정치의 중심 기관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옮겨야 한다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의 정치는 여의도가 아닌 강북의 권력 기운에 의해 움직이는 형세다. 여의도의 국회는 단순히 거수기에 불과할 정도로 초라한 형편이다. 필자가 여의도를 ‘권력의 그림자’로 비유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탈피하기 위해선 권력 기운을 올바로 행사할 수 있는 곳으로 옮겨야 한다.

단, 권력 기운이 밴 서울 일대에선 현재의 국회 규모를 감당할 만한 넓은 지역이 남아 있지 않다. 필자는 서울을 중심으로 남쪽 지역보다는 북쪽 지역을 오랫동안 풍수적으로 관찰한 결과, 통일한국과 같은 한반도 미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곳이자 권력 기운이 강성한 곳으로 미군기지가 있던 동두천 지역이 국회 후보지로 적당하다고 제안한다. 동두천 지역으로 국회 등 권력기관이 이전할 경우 그 왕성한 권력의 통합 기운으로 인해 남북통일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는 게 필자의 풍수적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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