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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립호빵 22종, 한 번에 ‘다’ 먹어봤습니다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삼립호빵 22종, 한 번에 ‘다’ 먹어봤습니다

  • ●연평균 1억2000만 개씩 팔려나간 50세 국민 간식
    ●팥, 야채 말고도 20종이 더!
    ●달콤, 짭짤, 매콤 중에 골라 먹는 재미
    ●허쉬초콜릿, 멕시카나치킨 등과 재밌는 협업


올 겨울 판매되고 있는 삼립호빵 22종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홍중식 기자]

올 겨울 판매되고 있는 삼립호빵 22종을 한 자리에 모아봤다. [홍중식 기자]

“이름은 하나인데 별명은 서너 개~” 

올겨울 ‘삼립호빵’ 소식을 듣다 보면 이 노래가 절로 떠오른다. 1970년 첫 선을 보인 삼립호빵이 출시 50주년 기념으로 개성 만점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어서다. 

“호빵에 이천쌀을 넣었다고?” 처음엔 호기심이 일었다. “공주밤도?” 눈이 번쩍 뜨였다. 이후에도 ‘화끈불오징어 호빵’에 ‘사천짜장 호빵’까지, 구미가 당기게 하는 이색 호빵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왔다. 

“이름은 하나인데 풍미는 수십 개~” 혼자 노래를 흥얼거리다 결심했다. “그래, 올겨울이 가기 전 그 호빵들을 ‘다’ 한번 먹어보겠어.” 



이런 목표를 세운 데는 이유가 있다. 삼립호빵은 최근 전통의 ‘단팥 호빵’과 ‘야채 호빵’을 제외하곤 해마다 주력 제품을 바꾼다. 오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는 제품이 내년에는 출시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신상’이면서 ‘한정판’이라니! 소비자의 가슴이 뛸 만하지 않은가.


신상이면서 한정판, 호빵의 세계

확인해 보니 올겨울 출시된 ‘삼립호빵’은 모두 23종이다(표 참조). 이 제품들을 집 근처 가게에서 한꺼번에 살 수는 없다. 일부 호빵은 특정 매장에서만 판다. 예를 들어 ‘허쉬초코 호빵’은 GS25 편의점 기획 상품이다. ‘멕시카나땡초치킨 호빵’을 구하려면 CU 편의점에 가야 한다. ‘미니언즈바나나 호빵’은 세븐일레븐 편의점에만 있다. 삼립호빵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곳곳에서 품절을 기록 중이라 트레이더스가 유통하는 ‘만찐두빵’은 아직 구하지 못했다. 그 외 22종을 한 자리에 모아놓고 ‘언박싱’을 해봤다. 


50년간 사랑받은 단팥 호빵.  [홍중식 기자]

50년간 사랑받은 단팥 호빵. [홍중식 기자]

첫 개봉 제품으로 택한 건 올해 꼭 50세가 된 간식계의 살아 있는 전설 ‘단팥 호빵’이다. 뽀얗고 폭신한 빵을 양손에 꽉 차게 잡고 절반으로 쪼개자 까만 팥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달콤한 향이 금세 코끝에 와닿는다. 1970년부터 50년에 걸쳐 판매된 삼립호빵 개수는 약 60억 개다. 일렬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열다섯 바퀴 돌 정도의 양이라고 한다. 그 역사를 일군 일등공신답게 ‘단팥 호빵’을 한입 베어 물자 익숙하면서 기분 좋은 단맛이 입안을 채웠다. 

이제는 ‘단팥 호빵’ 자식들을 하나씩 맛볼 차례다. 분석 편의를 위해 올겨울 판매되는 삼립호빵을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눴다. 각각 달콤, 짭짤, 매콤이다. 이 가운데 상품이 가장 다채로운 건 달콤 쪽이다. ‘단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생각하면 오산이다. 달콤이라는 이름에 같이 묶기엔 아까울 만큼 뚜렷한 개성을 뽐내는 제품이 많다. 


달콤한 꿀과 푸짐한 견과류의 조화가 부산 씨앗호떡을 연상시키는 꿀씨앗 호빵.  [홍중식 기자]

달콤한 꿀과 푸짐한 견과류의 조화가 부산 씨앗호떡을 연상시키는 꿀씨앗 호빵. [홍중식 기자]

특히 눈에 띄는 건 ‘꿀씨앗 호빵’이다. 촉촉한 빵 속에 각종 견과류가 듬뿍 들어 있다. 속재료 양이 부산 명물 씨앗호떡에 견줘도 뒤지지 않는 느낌이다. 고소함을 유지하면서 튀김 기름의 느끼함은 쏙 빼서 담백한 걸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이 호빵이 호떡보다 더 맛있게 여겨질 수도 있겠다. 단 견과류 못잖게 꿀이 많이 들어 있어 상당히 달콤한 건 감안해야 한다.

달콤호빵계의 기린아 꿀씨앗 호빵

이천쌀 호빵과 공주밤 호빵. 삼립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가를 응원하는 취지로 개발한 제품이다. [삼립호빵 인스타그램]

이천쌀 호빵과 공주밤 호빵. 삼립이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어려움을 겪은 농가를 응원하는 취지로 개발한 제품이다. [삼립호빵 인스타그램]

‘공주밤 호빵’은 빙과류 ‘바밤바’를 연상케 하는 향긋한 단맛을 갖고 있다. 모양도 재밌다. 갈색 빵 속에 진노란색 밤앙금, 다시 그 안에 연노란색 밤커스터드 크림을 넣었다. 호빵을 반으로 쪼개면 층층이 갈라진 3중 구조에서 딱 밤이 떠오른다. 밤의 진한 겉껍질과 얇은 속껍질, 그 안에 자리 잡은 연노란색 과육을 본뜬 것 같다. 

음식을 먹을 때 미각 못잖게 시각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에그커스터드 호빵’을 먹어볼 것을 권한다. 이 제품은 여느 호빵에 비해 다소 갸름하고 길쭉하게 생겼다. 새하얀 빵의 한가운데를 가르면 샛노란 커스터드 크림이 흘러나온다. 마치 반숙 달걀을 쪼갰을 때 노른자가 터져 나오는 것 같다. 에그커스터드 크림을 넣어 만든 달걀 모양 호빵이라니! 달콤하고 부드럽고, 무엇보다도 귀엽다. 


초콜릿색 빵과 달콤한 스프레드가 찰떡궁합인 허쉬초코 호빵. [홍중식 기자]

초콜릿색 빵과 달콤한 스프레드가 찰떡궁합인 허쉬초코 호빵. [홍중식 기자]

‘허쉬초코 호빵’ 얘기도 해야겠다. 삼립호빵이 초콜릿 브랜드 허쉬와 협업해 만든 이 제품은 초콜릿색 빵으로 먼저 시각을 잡아끈다. 봉지에서 꺼내는 순간 확 퍼지는 초콜릿향이 후각도 만족시킨다. 마지막은 미각. 달콤한 초콜릿이 빵에 촉촉하게 스며들어, 마치 식빵에 초코스프레드를 듬뿍 펴바른 듯한 맛을 낸다. 달콤 계열 호빵 가운데 상대적으로 당도가 낮은 점도 마음에 든다. 

이제 짭짤 계열로 넘어가 보자. 이 제품군의 대표 선수는 누가 뭐래도 ‘야채 호빵’이다. 따끈한 호빵을 입에 넣으면 아삭아삭 식감을 살린 각종 채소와 불고기맛 소스가 어우러져 조화롭다는 느낌을 받는다. 명불허전, 딱 추억의 그 맛이다.

야채 호빵 마니아라면 ‘고기부추 왕호빵’

화끈불오징어만빵, 푸짐고기만빵, 매콤고추잡채만빵, 고기부추왕호빵 등 매콤 계열 호빵은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한 크기를 자랑한다. [홍중식 기자]

화끈불오징어만빵, 푸짐고기만빵, 매콤고추잡채만빵, 고기부추왕호빵 등 매콤 계열 호빵은 한 개만 먹어도 든든한 크기를 자랑한다. [홍중식 기자]

올해 삼립호빵은 여기 기반을 둔 것으로 보이는 여러 신제품을 내놨다. ‘푸짐고기만빵’ ‘고기부추 왕호빵’ ‘숯불갈비 왕호빵’ 등 하나같이 한 개 먹으면 배가 든든하게 찰 것 같은 이름을 갖고 있다. 이 세 제품 중량은 각각 120g으로, 80~90g 수준인 달콤 계열 호빵에 비해 확실히 묵직하다. 

이 가운데 고기 씹는 맛이 가장 두드러지는 건 ‘고기부추 왕호빵’이다. 한입 씹으면 볶은 돼지고기와 부추, 당면의 풍미가 하나하나 느껴진다. 반으로 쪼개도 고기가 덩어리째 들어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숯불갈비 왕호빵’은 갈비만두처럼 다진 고기를 주로 썼고, ‘푸짐고기만빵’의 식감은 두 호빵 사이 정도다. 

이들 짭짤 호빵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매운맛을 더하면 올겨울 호빵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킨 매콤 계열 호빵이 된다. 이 분야에서 첫손에 꼽고 싶은 제품은 ‘화끈불오징어만빵’이다. 제품명의 ‘화끈’이라는 수식어가 무색지 않게 강렬한 매운맛을 낸다. 쫄깃한 오징어 식감을 즐기며 꼭꼭 씹다 보니 이내 혀에서 따끔따끔한 통증이 느껴졌다. ‘찐’ 매운맛 마니아에게는 ‘화끈불오징어만빵’이 싱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도 올해 출시된 매콤한 맛 삼립호빵 가운데는 이게 가장 맵다. 


‘멕시카나땡초치킨 호빵’ 등 매콤한 호빵은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삼립호빵 인스타그램]

‘멕시카나땡초치킨 호빵’ 등 매콤한 호빵은 맥주와도 잘 어울린다. [삼립호빵 인스타그램]

‘멕시카나땡초치킨 호빵’은 치킨 명가 멕시카나와 협업해 만든 제품으로, 제품에 멕시카나에서 판매하는 땡초치킨소스가 3.77% 들어 있다. ‘땡초’라는 말에 겁먹지 말고 도전해도 될 만큼 대중적인 매운맛이다. 

마지막으로 ‘크래프트크림치즈 호빵’을 소개하고 싶다. 글로벌 크림치즈 브랜드 크래프트 이름을 전면에 내세운 이 호빵은 달콤 짭짤 매콤 어느 한 부류에 넣기 힘든 복합적인 맛을 낸다. 입안 가득 퍼지는 크림치즈 풍미가 매우 진하고, 속재료 질감도 꾸덕하다. 달콤 호빵이 우유, 짭짤·매콤 호빵이 맥주와 잘 어울린다면 이 호빵은 커피를 곁들일 만하다. 호빵의 새로운 지평을 본 느낌이다.



신동아 2020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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