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금정(51) 커피커퍼 커피박물관 관장은 2001년 강릉 안목해변에 카페를 열었다. 이후 주위에 하나둘 카페가 들어서면서 강릉은 ‘커피의 도시’로 다시 태어났다. 오늘날 안목해변을 커피향으로 물들인 주인공이 바로 최 관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가 타서 드시던 설탕 잔뜩 들어간 인스턴트 커피향에 반해 평생 커피와 함께하게 됐다고 한다.
커피 꽃의 꽃말은 ‘너의 아픔까지도 사랑해’ ‘언제나 당신과 함께’이다. 커피나무가 자라기 힘든 환경인 강원도 강릉에 커피농장을 일구고, 커피를 소개하는 박물관까지 열 만큼 커피를 사랑하는 최 관장에게 꼭 어울리는 꽃말이다. 그가 반평생 모아온 커피용품 컬렉션을 소개한다.
라 파보니(La Pavoni) 에스프레소 머신의 커피 추출부. 이 머신은 1905년 이탈리아에서 생산됐다. 이탈리아 카페들을 중심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바리스타라는 새 직업군이 생겨났다.
증기 압력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의 커피메이커들. 1830년대 제품들이다.
1920년대 미국에서 사용된 재순환 방식 커피메이커. 이 무렵부터 미국 서민들도 커피를 즐겨 마시며 커피메이커가 실용적 형태로 변했다.
밸런스(Balance) 커피메이커. 커피 추출 방식을 자동화해 마지막 과정에서 버너가 자동으로 꺼지도록 진화한 커피메이커.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가 사용한 커피메이커와 똑같은 제품. 발자크는 모차르트, 괴테와 더불어 커피애호가로 유명하다. 실제로 발자크가 사용한 커피메이커는 현재 프랑스 파리의 한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내부에 여과장치를 장착한 커피메이커. 하부에 숯 화로를 설치해 커피 온도가 유지되도록 했다. 1810년대 독일 제품.
1700년대부터 1800년대까지 네덜란드에서 사용한 커피메이커. 음료 추출구가 바닥보다 높아 커피 가루를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게 돼 있다. 아래쪽 버너는 음료를 데우거나 온도를 유지하는 기능을 한다.
빅토리아 아르두이노(Victoria Arduino) 에스프레소 머신. 1909년 생산된 것으로, 발명자 아내의 이름을 머신에 붙였다. 1920년대 제작된 수동 머신의 표본 구실을 한 제품이다.
카페타(Caffeta) 커피메이커. 영국 H.위너(Winner)가 생산한 커피메이커로 끓여서 우려내는 방식이다. 1920년대에 제작됐다.
커피 언(Coffee Urn). 끓여서 우려내는 방식의 커피메이커. 하부에 열원을 넣어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탈리아 비알레티(Bialetti)사의 모카(Moka) 포트. 그림을 넣은 도자기 포트가 돋보인다.
J.B.토셀리(J.B. Toselli)사에서 디자인한 ‘기관차 커피메이커’. 진공감압 방식의 커피메이커로 도자기로 제작됐다.
네이피어(Napierian) 커피메이커. 영국 엘킹턴(Elkington&Co)사에서 생산했다. 3번 제품에서 한 단계 발전한 커피메이커다.
네이피어 커피메이커. 1840년. 스코틀랜드 공학자 로버트 네이피어가 만든 제품. 진공감압식 밸런스 커피메이커의 효시로 꼽힌다.
벽걸이 형태의 커피 그라인더.
푸조(Feugeot) 테이블 커피 그라인더. 1880년대 제품.
실린더형 커피 로스터. 팬형보다 더 많은 양의 커피 원두를 로스팅할 수 있어 인기를 모은 장비다. 간접 가열 방식이라 원두가 타지 않으며 균일하게 로스팅할 수 있다.
‘박스 밀(Box mill)’로 불리는 초기 커피분쇄기. 나무로 만들어졌다. 1750년대 제품.
최금정 커피커퍼 커피박물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