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군’ 건설 ‘Army Tiger 4.0’ 핵심사업
육군·해병대 차륜형장갑차에 RCWS 탑재 추진… 내년 초 경쟁 입찰
한화디펜스, 함정·상륙장갑차용 RCWS 전력화 이어 경량형 개발 완료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 탑재 복합화기용 원격사격통제체계.
RCWS는 함정 장갑차 자주포 전술차량 전차 등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되는 ‘언택트’ 무기체계다. 장비 외부에 장착된 무기체계를 함정 및 차량 내부에서 원격으로 운용하기에 적군의 빗발치는 공격 속에서 아군 승무원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은 내년 초 경쟁 입찰을 통해 RCWS 체계 통합을 맡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군 당국은 우선 육군과 해병대가 운용 중인 100여 대의 차륜형장갑차에 ‘블록 I’ 개념으로 RCWS를 탑재한 후 나머지 차량에도 추가로 RCWS를 탑재하는 방안을 갖고 있다.
이 계획은 육군이 첨단 전력 구축을 위해 추진 중인 ‘아미 타이거(Army Tiger) 4.0’의 핵심 사업이다. 육군은 드론과 무인체계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한 미래형 무기체계 도입을 앞당겨 ‘디지털 강군’을 건설하겠다는 방침이다.
육군 관계자는 “차륜형장갑차 RCWS 탑재 및 성능개량은 ‘Army Tiger 4.0’의 중요한 첫걸음”이라며 “향후 자주포와 전술차량 등 다른 지상 기동체계에도 원격사격통제체계를 포함한 자동화·무인화 체계가 점진적으로 갖춰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차륜형장갑차는 2018년 군에 첫 납품된 후 현재 3차 납품 양산 계약까지 체결됐다. K806(6x6) 기본형과 K808(8x8) 보병전투용 2가지 모델이 납품된다. 전방 지역에서는 신속 전개 및 수색·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후방 지역에서는 수색·정찰과 함께 기동타격 임무도 수행한다. 차륜형장갑차에 원격으로 운용되는 RCWS가 탑재되면 아군 생존성 및 타격 능력이 크게 향상될 것이란 분석이다.
국내에서 RCWS를 자체 개발 및 생산, 전력화에 성공한 방산기업은 한화디펜스가 유일하다. 한화디펜스는 2003년부터 원격무장 사업을 주력 사업으로 수행하고 있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복합화기용 고성능 원격사격통제체계.
해군 차기 고속정과 항만경비정에 12.7㎜ 구경의 K6 기관총이 달린 RCWS를 탑재 및 전력화한 게 대표적이다. 내년부터는 해병대 상륙돌격장갑차(KAAV)에 K4 고속유탄기관총과 K6 기관총이 함께 달린 ‘복합화기 RCWS’를 탑재한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RCWS는 가시광, 열영상 표적 식별 기능과 안정화 및 자동추적기술 등이 적용돼 주간 및 야간 기동 중에도 움직이는 표적을 정밀하게 추적·타격할 수 있다. 또한 화기별 정밀 탄도계산 및 자동 보정 기능이 적용돼 사격 정확도가 높고, 각종 영상장치와 레이더, 센서 등이 네트워크로 연동돼 정확한 전장 상황 인식 능력을 갖췄다.
한화디펜스는 함정용, 상륙돌격장갑차용 RCWS 개발과 전력화 경험을 토대로 차륜형장갑차에 탑재가 가능한 130㎏급 경량형 RCWS도 이미 자체 개발을 완료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원격사격통제체계는 병력 감축과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무인화 추세에 부합하는 무기체계”라며 “다년간의 전력화 및 개발 실적을 바탕으로 군 요구 수준에 맞는 차륜형장갑차 탑재용 RCWS 개발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차륜형장갑차 생산업체인 현대로템은 아직 RCWS 개발 및 납품 실적이 없다. 현재 독일과 스페인 등 해외 기술 협력을 바탕으로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현대위아도 RCWS 자체 개발 실적은 없다. 육군 GP 고정형 원격무장 사업은 호주 EOS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생산 납품한 실적이 있지만, 5월 북한군의 GP 총격 당시 해당 원격무장이 격발되지 않는 일이 발생했다. 군 조사 결과 기관총 안에 있는 공이가 파손돼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해외기술도입 생산으로 인한 사업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