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호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 인터뷰

“정부와 ‘단단한’ 협력관계 구축 대한민국 ‘경제 허브’ 함께 만든다”

송하진 전북도지사

  • 배수강 기자 | bsk@donga.com

    입력2016-09-21 17: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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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만금사업은 전북도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다. 사업이 지지부진할 때는 그만큼 실망도 컸다. 새만금과 연결된 3개 시·군(군산, 김제, 부안)을 챙겨야 하는 송하진 전북도지사도 속이 탔다. 전통적인 농도(農道) 전북도가 새만금을 ‘타고’ 발전하려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 투자기업에 지방세를 감면해주고, 새만금 특별법 개정을 촉구하고, 지역 출신 국회의원을 만나 협조 요청을 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라던가. 새만금의 위용은 더디지만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한숨 돌릴 만도 한데,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여전히 잰걸음 중이다. 새만금을 활용한 전북의 비상(飛上)을 준비하려면 지금이 적기라고 믿기 때문.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뒤 2년이 지났다. 그동안 새만금사업과 관련해 어떤 성과가 있었나.

    “새만금사업은 국책사업이지만 전북도와 분리해 생각할 수 없는 사업이다. 취임 후 도정 5대 핵심 분야로 선정해 새만금사업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아시다시피 새만금사업은 여러 부처가 함께 추진하는 만큼 총괄 기능을 수행할 새만금추진지원단이 필요했다. 새만금 특별법 개정(2015년 7월) 후 지난 2월 새만금 추진지원단이 설치됐는데, 우리는 현장 지원 역할을 맡아 추진하고 있다. 지원단은 정책 개발 및 조정 업무를, 새만금개발청은 개발 업무를 각각 나눠 맡고 있다.”





    “땅길, 바닷길, 하늘길 모두 열려야”

    ▼ 기업인들을 만나니 사회간접자본(SOC)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땅길, 바닷길, 하늘길 모두 열려야 새만금이 세계로 뻗어갈 수 있다. 우선 하늘길은 지난 5월 정부의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새만금국제공항이 반영돼 10월 중 국토교통부가 타당성조사를 진행한다. 타당성조사가 끝나면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거쳐 2020년 착수할 걸로 기대한다. 땅길 중 핵심은 간선도로다. 동서2축도로는 지난해 11월 착공해 공사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고,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는 2월 실시설계용역에 착수해 내년 7월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대로라면 내년 말 공사를 발주할 것 같다. 수출입을 위한 신항만 바닷길은 2011년 말 방파제 공사를 시작해 올해 10월 완공 예정이다. 부두 진입도로와 방호안은 올 하반기 발주해 2020년까지 부두시설 1단계(4선석)를 완공할 계획이다. 대야~새만금항 철도도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돼 그간 부진했던 새만금 SOC 구축이 최근 상당부분 가시화되고 있다. 더욱 속도를 내겠다. 문제는 예산인데….”

    ▼ 8월 4일 전북도가 국민의당 의원들과 예산정책협의회를 열었다.

    “2017년 예산현황에는 적기 개발이 필요한 신항만, 간선도로, 고속도로 사업 등 새만금 핵심 8개 사업 예산 6175억 원 중 3552억 원(57.5%)만 반영됐다. 우리의 요구 수준에는 크게 부족하다. 이마저 우리가 새만금 조기 개발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설득해 기재부 심의 단계에서 1969억5000만 원 증액한 결과이다. 처음 부처 예산은 1582억5000만 원이었다. 기업 유치를 위해 필요한 SOC 예산 증액과 국가별 경협특구 조성사업 등의 예산은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지금 결정하지 않으면 자칫 실기(失期)할 수 있다. 더욱 노력하겠다.”



    새로운 전기, 확실한 지원, 공동 목표

    ▼ 간척사업 특성상 민간 주도 개발은 어려울 듯한데…

    “그래서 초기 단계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새만금사업 계획상 2017년까지 전체 부지의 45%, 2020년까지 73%를 개발하는 게 목표였는데, 현재 19.8%(새만금 용지 291㎢ 중 57.6㎢)에 불과하다. 내부용지는 민간투자자가 단지 조성과 해상 매립을 해야 하는데 누가 선뜻 투자하겠나. 따라서 초기 매립 상태로 민간투자자에게 공급이 가능하도록 국가나 공기업이 최소한 매립까지 직접 시행해야 한다. 매립 경험이 풍부한 공기업이 새만금사업에 참여해 매립사업을 하고, 조성한 땅을 매각해 개발 사업비를 회수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게다가 새만금사업이 국책사업임에도 지방비와의 ‘매칭’을 요구하는 것도 사업 속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국가별 경협특구를 조성하는데 지방비 40%를 부담하라고 요구하거나, 지식산업센터 건립에 지방비 50%를 요구하는데, 사실 부담이 크다.”

    ▼ 국책사업이지만 전북도와 도민들의 기대는 큰 것 같다.

    “그렇다. 1991년 11월 방조제 착공 이래 정권이 5번 바뀌었는데 아직도 속도를 내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분도 많다. 다행히 최근 들어 새만금이 글로벌 경제 거점으로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은 만큼 안정적이고 확실한 재정적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인프라 등 여건이 갖춰지면 기업은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고, 새만금은 동북아 경제 허브이자 대한민국 경제 심장이 될 거다. 따라서 현재가 중요하다. 우리도 새만금 관련 정부부처들과 단순히 업무협조를 하는 관계를 뛰어넘어야 한다. 공동의 목표 실현을 위해 ‘단단한 전략적 협력관계’를 구축해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되도록 지원하겠다. 새만금사업이 대한민국 일자리와 먹을거리를 책임질 수 있도록 말이다.”  

    ▼ 최근 김관용 경북도지사와 만나 국가 예산 확보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8월 11일 김 지사를 만나 새만금~포항 고속도로, 전주~김천 복선전철을 조기 건설하는 데 뜻을 같이했고, 국가 예산 확보를 위해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많은 기업과 관광객이 새만금을 찾을 수 있도록 현안 사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한 거다.”

    ▼ 2023년 새만금 세계잼버리 대회 유치건은 어떤가. 송 지사는 지난 3월 아프리카를 방문하는 등 유치전에 적극 나섰는데…

    “이미 유럽과 아프리카를 방문해 79개국 대표에게 직접 지지를 호소했다. 세계잼버리는 163개국 스카우트 5만여 명이 12일간 참여하는 ‘작은 지구촌’ 축제다. 세계의 청소년들이 모여 호연지기를 키우는 대회인 만큼 ‘새로운 문명을 여는 도시’ 새만금 이미지와 맞아떨어진다. 우리 연구원(전북연구원)은 잼버리 유치 생산유발효과를 796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293억 원으로 추산했다. 강원도와 유치후보지 경합 끝에 새만금이 선정된 만큼 반드시 대회를 유치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과 교통 인프라 구축을 앞당기겠다.  현재 발트 해 연안 도시인 폴란드 그단스크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데, 그쪽 경쟁력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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