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호

더불어 사는 세상

“인도주의 활동은 ‘어머니의 마음’에서 나온 것”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 김주철 목사 유엔 연설

  • 송홍근 기자 | carrot@donga.com

    입력2017-02-02 17:5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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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 중앙긴급구호기금 초청받아 참석…교회로는 최초
    • UN과 재난구호활동 협력, 지원 다짐
    • 영국 여왕賞 수상 등 세계가 주목
    2016년 12월 13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중앙긴급구호기금(Central Emergency Response Fund, CERF) 고위급회담이 열렸다. 시리아 등 국제 난민 문제와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향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제71차 유엔(UN) 총회 기간 동안 열린 이번 회담에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이하 하나님의 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연설을 해 주목을 받았다.

    하나님의 교회는 1964년 한국에서 시작해 반세기 만에 175개국 2500여 교회, 250만 신도 규모로 성장한 글로벌 교회다. 세계적·헌신적 자원봉사로 잘 알려져 있다. 리사 도우튼 CERF 대표에 따르면 “CERF 고위급회담에 교회가 초청된 것은 하나님의 교회가 사상 처음”이다. 각국 장관, 유엔 회원국 및 옵서버, 유엔기구 등이 참석한 회담에 전례 없이 교회 대표를 초청한 것은 하나님의 교회의 자선·봉사활동을 유엔 측이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날 회담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까지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렸다. 반기문 당시 유엔 사무총장이 개회사를 했으며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이 회담을 주재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 고등판무관, 울라 토내스 덴마크 개발협력부 장관, 로사 말랑고 우간다 유엔 상주조정관이 지정 토론자로 참석했다. 유엔 회원국 및 옵서버, 유엔기구, 비정부기구(NGO) 대표 등 200명가량이 자리를 함께했다.



    남다른 자선·봉사활동

    반기문 당시 사무총장은 개회사에서 “세계적으로 인도주의적 이슈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1억2800만 명이 넘는 이들이 도움을 필요로 한다”고 지적한 후 2018년까지 CERF 기금 연간 목표액을 10억 달러로 늘릴 것을 촉구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난민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제이크 태퍼 CNN 앵커의 사회로, 분쟁과 위기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기금 마련에 대한 패널 토의가 이어졌다. 이후 한국을 포함해 호주, 캐나다, 체코 등 32개 국가 및 정부 대표가 CERF 지원을 서약하거나 자국의 난민 문제에 대해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세계식량계획(WFP) 측의 연설 다음 순서로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호명됐다.

    김주철 목사는 연설에서 “하나님의 교회는 성경의 아버지 하나님과 어머니 하나님을 믿으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새 언약 진리를 지킨다”고 소개한 후 “175개국에 250만 명의 성도가 있는 하나님의 교회는 환경정화운동, 식량 원조, 긴급재난 대응팀 등을 통해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구호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왔으며, 이 같은 인도주의적 활동은 ‘어머니의 마음’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하나님의 교회와 같은 마음으로 세계 각국에서 고난에 처한 이들을 돌보는 CERF와 유엔 지원단체들의 활동을 지지한다고 강조하며 앞으로의 지속적 협력과 지원을 기약했다. 이날 기금 지원을 약속한 민간단체는 하나님의 교회가 유일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각 나라의 지역교회를 기반으로 현지에서 지진, 기근, 기후변화 등 각종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이재민들을 돕기 위해 솔선수범해왔다. 아이티에 대지진이 발생한 2010년, 하나님의 교회는 한국에서 메시아오케스트라 자선연주회를 개최하고 CERF에 긴급 구호성금을 기탁했다. 당시 아미르 도살 유엔파트너십 사무국장은 “우리는 당신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빈곤과 기근, 재앙으로 고통받는 전 세계 많은 사람을 위해 앞으로 하나님의 교회와 유엔이 함께 협력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 이후에도 세계를 돕는 하나님의 교회 활동은 한결같이 이어져왔다. 2016년 11월 27일 미국 덴버 하나님의 교회가 개최한 ‘아이티 허리케인 피해민 돕기 오케스트라 자선연주회’ 때 리사 도우튼 CERF 대표가 보낸 영상 축전에는 그에 대한 찬사가 담겨 있다. “하나님의 교회가 재난 복구활동, 봉사활동을 통해 국가·인종·종교를 막론하고 세계는 하나이며 친구라는 사실을 알리는 일에 끊임없는 노력을 보여준 데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내용이었다.

    단일 교회로서 하나님의 교회가 전개하는 활동은 놀랄 만하다. 2015년 네팔 지진 때는 이재민에게 천막과 양식, 물 등 1억 원 상당의 긴급 구호품을 기증하고 연인원 1만 5000명의 현지 신자들이 710여 곳에서 재해복구 및 구호활동에 힘을 쏟았다. 네팔 신도들은 여진(餘震)의 위험을 무릅쓰고 인명을 구조하고 길을 열었으며 무너진 집터에서 양식과 물품을 꺼내줬다. 고층 건물들이 무너져 피해가 특히 심했던 카트만두 카판 지역에서만 60여 명의 생존자를 구조하고 다수의 시신을 발굴했다.

    하나님의 교회는 네팔의 무너진 학교 재건에도 나서 지난해 3월과 11월 2개 학교(Mother’s school)의 신축 교사를 준공해 기증했다. 네팔뿐 아니라 페루, 아이티, 뉴질랜드 지진, 인도네시아 지진해일, 에콰도르 화산 폭발, 필리핀 태풍, 미국 토네이도 및 폭설 등 세계 각지에서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그 지역 하나님의 교회 신도들이 소매를 걷어붙이고 구호물품 전달과 재해복구 작업을 펼쳤다.  


    절망에서 희망 일으키는 ‘어머니 사랑’●네팔 지진 피해 복구 앞장서
    ●‘어머니 학교’ 校舍 2동 건설


    2015년 4월 25일 네팔 수도 카트만두와 주변 지역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7.8의 지진과 여진, 산사태로 사망자 8900명, 붕괴 가옥 60만여 채, 이재민 540만 명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네팔에서는 지금껏 재건 작업이 이어진다.

    지진 발생 직후부터 카트만두 일원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은 피해 복구 활동에 앞장섰다. 카트만두 일원과 중국의 접경인 신두팔초크, 히말라야 산맥이 지나가는 다딩의 오지마을 세르퉁, 티플링에 이르기까지 물품 지원, 의료 봉사, 복구 활동, 환경 정화 등 하나님의 교회의 자원봉사가 이어졌다. 헬기를 빌려 지진으로 고립된 산간 오지에 구호품을 전달하기도 했다. 네팔 각 지역의 하나님의 교회는 트럭에 구호 물품과 복구 장비를 실어 카트만두로 보내며 온정을 나눴다. 한국 총회에서 지원한 물품 등 천막 1000동, 난방용 돗자리 1000m, 쌀 800포, 라면 700상자, 물 500상자, 렌틸콩 5400㎏, 소금 1000㎏ 등이 성금 100만 루피(한국 돈  1200만 원)와 함께 이재민에게 전해졌다.


    기초부터 튼튼한 학교, 네팔 미래의 초석 다져


    하나님의 교회가 진행하는 구호활동에는 ‘어머니 학교(Mother’s School) 프로젝트’가 있다. 미래의 초석인 어린 학생들이 꿈을 잃지 않고 공부할 수 있도록 지진으로 무너진 학교 건물을 재건하는 활동이다. 그 안에는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일으키기 위한 어머니의 사랑과 배려가 담겨 있다.

    이 프로젝트의 첫 번째 대상은 신두팔초크 차우타라에 터 잡은 슈리 초등학교. 천막이나 대나무, 함석으로 지은 임시 교실에서 수업을 받던 터라 튼튼한 교사가 무엇보다 절실했다. 한국에서 온 하나님의 교회 대학생 신자들과 카트만두 지역 청·장년 신자들이 힘을 모아 건물 잔해 제거와 기초공사를 마무리한 후 전문가들의 손길을 거쳐 교실 4개를 갖춘 교사를 지난해 3월 2일 준공했다. 루드라 하리 반다리 신두팔초크 교육장은 준공식에서 “지진으로 인해 너무나 힘든 상황에서 하나님의 교회가 네팔 정부나 다른 어떤 단체보다 먼저 이곳까지 찾아와 학교를 세워줬다”면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베푼 하나님의 교회의 지원과 사랑 덕분에 행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어머니 학교’로 선정된 곳은 카브레 지역에 위치한 슈리바와니 초중등학교(Lower secondary school). 이 학교는 지진 때 건물 1동이 완파됐다. 1~8학년 학생들이 임시 천막 교실과 추가 붕괴 우려가 있는 건물에서 공부했다. 인력 및 예산 부족으로 복구 작업이 지체된다는 소식을 들은 하나님의 교회 신자들이 이 학교 재건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카트만두 지역 신자들은 무너져 내린 건물 잔해를 철거한 후 기초공사부터 철근·벽·지붕 작업, 페인트칠을 진행했다. 카트만두에서 실어 나른 질 좋은 자재로 교실 4개를 갖춘 교사를 신축했다. 기초공사 때는 방학을 맞아 네팔로 날아간 ‘하나님의 교회 대학생 문화체험단’이 힘을 보탰다. 슈리바와니 초중등학교 준공식은 2016년 11월 28일 열렸다. 하나님의 교회 총회장 김주철 목사와 네팔 교육부 케샤리 라만 부국장, 지역 교육청 및 학교 운영위원회 관계자, 교사 및 재학생, 카트만두 지역 하나님의 교회 목회자, 신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주철 목사는 준공식 축사를 통해 “어머니 학교가 아이들의 가장 좋은 스승이자 멘토인 어머니처럼 네팔 미래의 주역을 사랑으로 육성하는 교육기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민속춤 공연으로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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