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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보트 특혜 의혹’ 적십자, 再감사도 부실해 再再감사

  • 김승재 언론인 phantom386@daum.net

‘애보트 특혜 의혹’ 적십자, 再감사도 부실해 再再감사

  • ●국정감사 “입찰 방해 수사 필요”
    ●한적 회장 “재감사 부실, 추가 감사 지시”
    ●구형 장비 데이터를 신형 장비 데이터로 둔갑
    ●세 번째 감사에서는 엄정한 조사 이뤄질까
신동아 9월호에 실린 ‘1300억 검사시스템 입찰 적십자사·한국애보트 피소된 까닭’ 제하 기사.

신동아 9월호에 실린 ‘1300억 검사시스템 입찰 적십자사·한국애보트 피소된 까닭’ 제하 기사.

필자는 8월 12일 신동아에 ‘1300억 검사시스템 입찰 적십자사·한국애보트 피소된 까닭’이란 제목의 글을 기고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가 혈액 면역검사 시스템을 입찰하면서 한국애보트(Abott)에 특혜를 준 의혹을 다뤘습니다. 애보트 평가용 장비가 입찰 공고도 되기 이전에 미리 설치되고 무허가 시약으로 규격평가를 통과한 사실 등이 주요 내용이었습니다. 적십자사가 한국애보트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 등 법적 조치를 하면서도 자체 감사에서는 아무도 징계하지 않으며 내부 감싸기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국정감사 “입찰 방해 수사 필요”… 한적 회장 “재감사 부실, 추가 감사 지시”

이러한 문제점은 올해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도 다뤄졌습니다. 이종성 의원(국민의힘)은 입찰 공고 전에 애보트 평가용 장비가 적십자사에 미리 입고된 사실과 관련해 “정식 성능 검사에 미리 대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센터 출입자 명부를 확인해 보니 해당 업체(한국애보트) 직원이 수시로 드나들며 장비 점검을 했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적십자사 내부에서 이를 허용했다는 것인데 공정한 입찰이라고 할 수 있느냐”면서 “부당한 업무처리에 대한 감사, 그리고 공정한 입찰을 방해한 것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질타했습니다. 이에 대해 신희영 대한적십자사 신임 회장은 “올해 8월 중순 부임한 뒤 입찰 방해 의혹 감사 결과를 보고 굉장히 놀랐다. 올라온 감사 결과가 너무 약해서 추가 감사를 지시했다”고 답변했습니다.


수입 신고 11일 만에 ‘애보트 평가용 장비 설치’ 회의

에보트 ‘프리즘넥스트’ 혈액 면역검사 시스템 장비.

에보트 ‘프리즘넥스트’ 혈액 면역검사 시스템 장비.

이종성 의원실이 확보한 한국애보트의 ‘입찰 제안서’와 적십자사의 ‘면역검사시스템 평가 관련 업무회의록’을 보면 의혹은 더욱 커집니다. 한국애보트는 문제의 면역검사장비, 프리즘넥스트(PRISMnEXT)를 2016년 4월 14일 보건당국에 수입 신고했는데요. 그로부터 11일 뒤인 4월 25일 적십자사 관계자 9명은 중앙혈액검사센터에 모여 3시간 동안 면역검사 시스템 평가와 관련한 회의를 했습니다. 평가용 장비로 올린 대상은 기존 장비인 지멘스(Siemens) 비프리 (BEFREE) 시스템과 애보트 프리즘(PRISM) 시스템이었죠. 얼핏 보기엔 기존 두 시스템을 평가 대상으로 한 뒤 새로운 시스템 입찰 준비를 하는 것 같은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비프리 장비와 달리 프리즘 장비는 새로 설치하는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11일 전에 수입한 프리즘넥스트(기존 장비인 프리즘 장비의 신형 버전) 장비를 설치하기 위한 준비였던 것이죠. 회의록에는 “중앙혈액검사센터 안에서 평가용 장비 설치가 가능한 공간을 확인했고, 장비 설치와 관련해 제반 사항을 준비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또 평가용 장비는 원활한 평가 진행을 위해 미리 설치하고 설치 일정은 업체와 논의 후 정하기로 했다고 돼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달인 5월 23일 중앙혈액검사센터로 이 장비를 입고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 입찰 공고일은 2016년 9월 1일이었습니다. 즉 적십자사는 입찰 공고 4개월 이전 시점에 애보트 평가용 장비를 적십자사 내부에 미리 설치하기로 회의를 한 뒤 한 달 만에 장비를 설치한 겁니다.


애보트 입찰 제안서, 구형 장비 데이터를 신형 장비 데이터로 둔갑

대한적십자사가 작성한 ‘면역검사시스템 평가 관련 업무회의록’. 2016년 4월 25일 회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대한적십자사가 작성한 ‘면역검사시스템 평가 관련 업무회의록’. 2016년 4월 25일 회의 내용이 기록돼 있다.

한국 애보트가 2016년 말부터 낸 입찰 제안서를 보면 의혹은 더 커집니다. 응찰 장비 명칭은 프리즘넥스트라고 기재하면서도 관련 데이터는 기존 장비인 프리즘의 데이터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제안서에는 B형과 C형 간염 바이러스의 시약 테스트와 관련해 ‘적십자사에서 3일간 평가한 결과 적합한 결과를 얻었다’면서 관련 데이터를 기재했습니다. 그런데 적십자사의 자체 확인 결과, 이는 기존 장비인 프리즘 장비를 상대로 한 ‘2005년 데이터’였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애보트 본사에 질의했더니 “적십자 측으로부터 사전에 고지 받은 바 없었고, 이에 해당하는 정보를 갖고 있지 않다. 추후 자세히 알아볼 예정이다”라며 “프리즘 넥스트 장비 시스템과 진단 시약은 한국에서 정식으로 등록됐다”는 기존 해명을 되풀이했습니다.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입찰 공고도 나지 않은 시점에 적십자사는 막 수입한 애보트 평가용 장비를 설치하겠다며 회의까지 열어 한 달 만에 설치했습니다. 그런데 한국애보트가 실제로 입찰에 참여한 건 그로부터 6개월 정도 지난 뒤였습니다. 게다가 이 장비는 시약 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였지만, 입찰 제안서는 시약 테스트를 거쳐 허가받은 것처럼 작성됐습니다. 그런데도 애보트 장비는 여러 차례 다른 업체를 제치고 서류평가와 성능평가를 통과했고, 가격협상에서 유찰됐습니다. 신희영 신임 적십자사 회장은 자신의 부임 이전 발생한 문제에 대해 놀랐다며 엄정한 추가 감사를 지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두 차례 감사에서 부실하게 대응한 적십자사가 세 번째 감사에서는 과연 엄정한 조사를 할 수 있을까요.



신동아 2020년 11월호

김승재 언론인 phantom386@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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