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호

“내 몸은 잔뜩 화가 나길 원한다” 서른 살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⑪

[사바나] 마른 수건 쥐어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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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현준 여성동아 기자

    mrfair30@donga.com

    입력2020-10-21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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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체기 도래, 체성분 측정 결과는 제자리걸음

    • 식단은 더 엄격하게… 야채는 훌륭한 조력자

    • 같은 시간이라도 집중적으로 운동하니 효과 증대 느껴

    *이현준 기자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는 8월 5일부터 11월 18일까지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10월 20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홍중식 기자]

    10월 20일 촬영한 이현준 기자의 몸. [홍중식 기자]

    인트로(intro) 기사를 포함해 어느덧 12번째 연재다. 지나고 보니 ‘시간이 뭐 이렇게 빨리 갔지’ 하는 생각이 든다. 11월 12일 바디프로필 촬영까지 채 한 달이 남지 않았다. 바디프로필은 촬영 전 3~4주가 진정한 고비다. 준비 기간을 기자보다(100일보다) 길게 잡더라도 이즈음 스퍼트를 올려야 하는 건 비슷하다. 마치 중간‧기말고사를 2주 전부터 준비하든, 4주 전부터 준비하든 시험이 임박하면 잠을 줄여야 하는 이치와 마찬가지랄까. 


    10월 11일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 다이얼’ 측정 결과(왼쪽)와 19일 측정 결과(오른쪽). 변화 수준이 미미하다.

    10월 11일 가정용 체성분 분석기 ‘인바디 다이얼’ 측정 결과(왼쪽)와 19일 측정 결과(오른쪽). 변화 수준이 미미하다.


    하루가 아쉬운 상황이건만 정체기가 찾아온 듯하다. 열량 섭취가 크게 늘지도 않았고 운동을 안 한 것도 아닌데 제자리걸음을 거듭한다. 19일 아침 공복에 인바디로 몸을 측정해보니 체중은 82.5㎏으로 11일 측정 결과보다 400g 줄었다. 골격근량은 41.6㎏에서 41.7㎏으로 100g 늘었다. 체지방량은 10.7㎏에서 10.1㎏으로 600g, 체지방률은 12.9%에서 12.3%로 0.6% 떨어졌다. 

    남은 기간 5㎏ 이상의 체지방을 감량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너무 느린 속도다. 마음이 다급해졌다. ‘마른 수건도 짜면 물이 나온다’는 각오로 마지막 남은 힘까지 쥐어 짜내기로 결심했다. 다소 몸에 무리가 가더라도 여기까지 온 이상 어쩔 수 없다.

    섭취 열량을 더 적게… 야채는 꼭 챙겨먹어야

    11주차 섭취 식단.

    11주차 섭취 식단.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정체기가 온다. 정체기가 왔다는 건 현재 식단과 운동 강도가 몸에 익숙해졌음을 의미한다. 섭취하는 열량보다 소모하는 열량이 커야 살이 빠지는 데, 이 둘이 균형을 이룬 것. 더 조금 먹고 더 많이 움직여야 균형이 깨지고 다시 살이 빠진다. 일종의 ‘한계 돌파’다. 



    섭취 열량을 줄이고자 기존에 하루 두 봉지 먹던 닭 가슴살 제품(100g‧165㎉)을 열량이 더 낮은 제품(100g‧110㎉)으로 바꿨다. 구내식당에서 먹던 밥도 반 공기에서 3분의 1 공기로 줄였다. 매일 먹던 우유 200㎖도 웬만하면 마시지 않기로 했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줄일 수 있는 열량의 총합은 230㎉다. 


    이현준 기자가 집에서 먹는 식단(위). 잡곡밥 200g, 닭 가슴살 100g, 야채와 김치는 제한 없이 먹는다. 간식으로 먹던 야채(아래)는 반찬으로 변경했고 끼니때마다 빠짐없이 먹는다.

    이현준 기자가 집에서 먹는 식단(위). 잡곡밥 200g, 닭 가슴살 100g, 야채와 김치는 제한 없이 먹는다. 간식으로 먹던 야채(아래)는 반찬으로 변경했고 끼니때마다 빠짐없이 먹는다.

    열량 섭취를 줄이니 공복감이 더욱 커져 괴로웠다. 해결책은 야채였다. 10주차부터 단백질 양을 줄이면서 생야채를 먹었다. 간식으로 먹기보단 식사에 곁들여 반찬으로 먹는 게 훨씬 나았다. 양상추, 오이, 적상추, 치커리 등 야채의 열량은 마음껏 먹어도 무시해도 될 수준이지만(오이와 양상추는 100g당 10㎉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먹고 안 먹고의 체감효과가 컸다. 물론 드레싱이나 소스는 절대 엄금이다. 

    야채에 풍부히 들어 있는 섬유질과 수분이 주는 포만감 때문일까. 야채를 먹지 않았을 때보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공복감이 늦게 찾아왔다. 낯 12시 점심을 먹었다고 가정하면 야채를 함께 먹기 전엔 오후 3시면 배가 고팠다. 야채를 함께 먹으니 오후 5시 정도까진 배고픔을 느끼지 않았다. 보디빌더나 피트니스 모델 등 ‘프로 다이어터’들이 왜 야채를 챙겨먹는지 비로소 알았다. 다이어트를 하다 보면 결핍되기 쉬운 무기질도 보충할 수 있고 공복감도 달래주니 살을 빼려는 사람이 있다면 꼭 야채를 함께 먹길 추천한다.

    같은 시간 동안 더 큰 운동 효과 보기

    11주차 운동.

    11주차 운동.

    다이어트의 양 축은 식단과 운동이다. 섭취 열량을 줄이고 운동도 더 많이 해야 다이어트 효과가 극대화된다. 마음 같아선 하루 종일 운동만 하면 좋겠지만 직장인에게 그만한 시간이 허락될 리 없다. 시간이 한정된 상황에 운동량을 늘이려면 강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다. 

    14일부터 웨이트 운동을 할 때 세트 간 휴식시간을 줄이고 다른 동작을 연속해 수행하는 방법을 택했다. 예컨대 어깨 운동을 한다고 가정하면, 프레스 계열의 운동을 한 후 휴식 없이 레이즈 계열의 운동을 붙여서 하는 것이다. 휴식시간이 줄어들다 보니 체감 강도가 훨씬 높다. 또 시간이 절약되니 세트 수 자체도 늘릴 수 있다. 방법을 바꾸니 1시간 기준(복부 제외) 기존에 수행하던 세트 수(20~24회)보다 10세트 내외를 더 할 수 있었다. 같은 시간이지만 웨이트 운동량이 약 1.5배 늘어 효율성이 높아졌다. 

    18일부터는 유산소 운동 방식도 바꿨다. 기존엔 트레드밀이나 싸이클을 탈 때 일정한 속도로 계속 걷거나 페달을 밟았다. 인터벌(intreval)을 둬서 운동하면 효과가 더 커진다고 들어 이를 적용했다. 부연하자면 원래 기자는 런닝머신을 탈 때 시속 6.5~7㎞로 60분을 걸었는데, 다음과 같이 방법을 바꿨다. 첫 10분은 기존과 같이 걷고 남은 시간은 10분마다 시속 12㎞로 3분간 뛰고 7분은 걸었다. 총 60분 중 15분은 뛰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운동하니 이동 거리 8㎞를 기록할 수 있었다. 기존보다 1.5㎞쯤 더 많이 움직인 수치다. 

    싸이클도 이와 같은 방법으로 바꿨다. 3분은 전력으로 페달을 밟고 7분은 천천히 밟았다. 기존의 운동 강도는 옷에 땀이 배어나오는 정도였는데, 방법을 바꾸고 나니 땀이 온 옷을 적시는 건 물론 운동 기구에 튀고 신발로 흘러내릴 정도로 많이 났다. 총 이동거리는 20%가량 증가한 수준이지만 체감 운동 효과는 훨씬 더 높았다. 시간이 부족한 직장인에겐 효율적 운동이 필수다. 굵고 짧은 운동이 효과도 더욱 크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식단과 운동에 변화를 준 만큼 다음 주엔 정체기가 극복되길 기대해 본다.



    사바나

    이현준 기자

    이현준 기자

    대학에서 보건학과 영문학을 전공하고 2020년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했습니다. 여성동아를 거쳐 신동아로 왔습니다. 정치, 사회, 경제 전반에 걸쳐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심이 많습니다. 설령 많은 사람이 읽지 않더라도 누군가에겐 가치 있는 기사를 쓰길 원합니다. 펜의 무게가 주는 책임감을 잊지 않고 옳은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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