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이 전혀 다른 두 후보의 정책 색깔도 극과 극이다. 오바마 혹은 매케인이 당선된 이후의 가상 시나리오를 통해 짧게는 4년, 길게는 8년 이상 지속될 IT 기상도를 그려봤다.
먼저, 최초 흑인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IT가 미국의 신성장동력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는 국가 최고정보책임자(CIO) 신설도 거론 중이다. 또한 바이오에너지 산업을 장려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상용화하는 데 10년간 15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유 및 자동차 업계의 반발을 살 수도 있지만, 대체 에너지 개발이 미국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는 신념에도 변함이 없다.
오늘의 그를 있게 해준 인터넷에 대해서는 기대하던 대로 우호정책 일색이다. 망을 보유한 통신사업자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차별하지 않고 동일한 전송 속도를 제공해야 한다는 ‘망 중립성’에 관한 법제화도 서두른다. 자유로운 인터넷 활동을 보장하는 오바마 시대, 구글은 최대 수혜 기업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인터넷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열람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사생활 침해, 사이버 범죄 방지를 위한 통신비밀법 개정작업에 착수하기 때문이다.
자, 이제 미국 역사상 최고령 대통령이 등극한다면? 존 매케인 대통령은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유경쟁에 맡기는 것이 결과적으로 미국에 이득이 될 것이라고 설득한다. 반면 인터넷에 범람하는 포르노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갖는다. ‘안전한 인터넷 망에 관한 법률(the Safe Act of 2007)’을 더욱 강화하고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성폭행도 엄단할 계획이다.
기술을 질서유지 수단으로 해석하는 그는 인권침해 논란을 낳은 전자주민카드인 ‘리얼ID(Real ID)’ 제도도 강력히 추진한다. 리얼ID는 첨단 기술을 이용, 사회보장번호와 이민신분 등을 담고 있는 새로운 운전면허증이다. 불법이민자들의 운전면허증 취득이 원천 봉쇄되는 것은 물론이며, 테러리스트를 색출하는 데도 효과적으로 이용된다.
우주개발사업에는 넉넉한 예산을 보장한다. 스스로를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강력한 지원자’라고 소개한 매케인은 ‘개척 정신과 탐험 의지가 바로 미국인의 근성’이라고 부르짖는다. 유인 우주선으로 달부터 화성까지 탐사하겠다는 NASA의 우주 정복 비전에 대통령으로서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