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8월호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일시조정 거쳐 다시 상승? 천만에, 대세 하락 불가피!

  • 이진평 정책평론가

    입력2008-08-04 11: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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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적 집값 하락 추세에 한국만 오른다…불가능한 얘기
    • 미, 정점 대비 17.8% 하락…대공황 이후 집값 최대 낙폭
    • 수도권 아파트, 잠재적 공급 부족분 대부분 해소
    • 아파트값, 오를 만큼 올라 추가상승 여력도 거의 없어
    • 거품 붕괴, 투자 목적 구매자에겐 재앙이 될 것
    • 대세 하락기엔 호재에도 좀처럼 하락세 꺾이지 않는다
    • 은행 부채 끼고 지금 집 사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
    • 미분양 물량 증가는 공급 과잉과 높은 분양가 때문
    • 부동산 경기 억지로 부양하면 거품 붕괴 고통 더 커져
    • 거품 터진 뒤 허둥지둥한 일본 정부 전철 밟을까 우려
    《지난해 말부터 필자는 주위 사람들에게 집값의 대세하락을 설파해왔다.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느냐?”고 묻는 지인들에게 “지금 집을 사면 상투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가능하면 사지 마라. 특히 부채를 지고는 절대 사지 마라”고 답하곤 했다. 길게 잡아도 2년 안에 본격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최근 부동산시장의 흐름과 이를 둘러싼 국내외 거시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자는 이 같은 판단에 더욱 확신을 갖게 됐다.》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1990년대 말 이후 집값 폭등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2000년대 이후 주택 투기 버블은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 각국 및 브릭스(BRICs) 국가 등 세계 대부분 국가에서 동시에 발생했다.

    세계 경제 동조화 현상

    세계 각국에 주택 투기 버블이 공통적으로 형성된 이유를 몇 가지로 꼽을 수 있다. 먼저 무역적자와 재정적자라는 쌍둥이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미국이 세계적으로 달러 유동성을 과잉공급해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또한 실물경제 자산을 유동화하는 금융경제화 현상도 주택 버블 형성에 기여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금융권에서는 주택모기지 대출을 유동화하는 금융상품을 통해 부동산 투기 레버리지(leverage)를 극대화했다.

    9·11테러 이후 경기침체 극복을 위해 미국 등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유지한 저금리 기조도 주택 버블 형성을 초래한 주요 원인이 됐다. 여기에 1999년 유로화 국가들의 시장통합에 따라 역내 금융기관들의 저금리 여유자금 유입과 역내 직접투자가 확대된 것도 유럽 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달아오른 원인이 됐다.



    이 같은 경제적 동인들을 배경으로 2000년 이후 세계 각국의 집값은 급격히 상승했다. 예를 들어 쉴러-케이스(Shiller-Case) 주택가격지수 추이에 따르면 미국 10대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약 2.25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를 계기로 세계 각국의 주택 버블도 약간의 시차를 두고 붕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현재 미국 10대 도시의 경우 정점 대비 주택 가격이 17.8%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더구나 물가가 하락한 대공황 때와는 달리 현재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집값 하락폭은 대공황 때보다 더 크다.

    미국보다 조금 늦게 거품이 걷히고 있는 영국의 경우도 집값 하락세가 완연하다. ‘이코노미스트’ 7월5일자에 따르면, 영국의 집값도 6월 현재 지난해 동기 대비 6.3% 하락했다. 이뿐만 아니라 스페인, 프랑스, 아일랜드 등 상당수 국가의 집값이 빠른 속도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처럼 함께 오르던 전세계 집값이 이제는 함께 떨어지고 있다. 지금 한국에서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 것도 전 지구적 동조화 현상의 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전세계 주식시장의 주가 등락 그래프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세계 증시와 마찬가지로 부동산시장도 1990년대 말 이후 동조현상이 뚜렷하다. 다른 나라와 함께 오른 국내 집값이 다른 나라가 내릴 때에도 홀로 독야청청(獨也靑靑)할 수 있을까? 전세계적인 동조현상에서 한국만 벗어날 수 있을까?

    많은 이가 국토가 좁고,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해 있다, 한국인은 주택 소유욕이 강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한국은 다르다고 말한다. 과연 그럴까? 1980년대 말 부동산 버블의 절정기에 있던 일본에서도 거의 똑같은 이유를 들먹이며 ‘부동산 불패론’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는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주택수급 불균형에 대한 오해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주택수급 상황이다. 이 같은 오해를 바탕으로 한 언론 보도나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엉터리 주장도 많다. ‘아직 주택보급률이 100%에 이르지 않았으니 집이 모자란다’거나 좀 더 국지적으로는 ‘강남 같은 여건을 갖춘 아파트는 모자란다’는 식의 주장이 그렇다. 이런 주장들은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다. 왜냐하면 이는 주택보급률이 지금보다 훨씬 더 낮았던 1990년대 초·중반 집값이 하락했던 상황이나, 주택 보급률이 110~120%에 이르는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집값 거품이 발생하는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집에 대한 수요는 집을 사고 싶다는 욕구(want)만 있다고 수요라고 할 수 없다. 집을 사고 싶다는 욕구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구매력이 있어야 유효수요가 된다. 많은 이가 강남에서 살고 싶다고 해서 그들 모두가 강남에서 살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또한 주택보급률이 100%를 웃도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35% 전후의 주택 미소유자가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미국의 집값은 정점 대비 17.8%가 빠졌다. 그런데도 아직 절반밖에 안 왔다는 얘기가 나온다. 사진은 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 지역의 한 주택 앞에 내걸린 주택 매매 광고판. ‘꼭 들어와서 구경하세요’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각 개인의 구매력은 자신의 가처분 소득과 은행 등에서 부채를 얻을 수 있는 신용의 정도, 소비하고자 하는 상품(이 경우 주택) 가격 등에 따라 결정된다. 최근 몇 년간 국내 가계의 가처분소득 규모는 크게 늘지 않았다. 그런 가운데 주택 가격은 지난 몇 년 동안 가파르게 상승했다. 갈수록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셈이다.

    외환위기 이후 몇 년 동안의 집값 상승은 수급 불균형 측면에서도 합리화될 수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 몇 년 동안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 잠재수요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데 반해 실제 공급량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1년 이후 부동산 투기 붐이 일면서 아파트 신규 공급이 급증해 공급 부족이 빠르게 해소됐다. 김광수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00년 약 41만호에 이르렀던 수도권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량 부족은 2006년에는 7만3000호까지 빠르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소는 다주택 보유 가구 및 수도권 비거주자의 투기적 가수요를 빼면 수도권의 아파트 잠재적 공급 부족은 거의 해소됐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은 미분양 물량 급증과 잇따르는 분양 미달, 입주율 저조 등을 통해 현실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미분양 주택 수는 전국적으로 12만9859호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미분양 물량은 두 배가량인 25만가구에 이른다는 것이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올 들어 수도권에서 분양한 5만352가구 중 미분양 물량은 19.5%인 9819가구나 됐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합정동 균형촉진지구의 주상복합 ‘서교자이’가 1순위 분양에서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은 것이나 은평뉴타운의 입주율이 25%에 불과한 것도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낮은 투자수익률

    집값은 수급상황에 따라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상황이 보여주듯, 투자 또는 투기적 요소 또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투자 또는 투기를 한다고 할 때 판단의 근거가 되는 기대수익률을 따져봐도 앞으로 집값이 상승하기는 어렵다.

    부동산 버블의 진행과정을 살펴보면 부동산 값은 초기에 가파르게 오르다가 부동산 거품이 꼭짓점에 가까워질수록 상승률이 둔화된다. 물론 주가와 마찬가지로 중간에 일시적으로 집값이 주춤하거나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는 가파르게 오르던 부동산 값이 꼭짓점에 가까워지면 오름세가 둔화된다. 단순화하자면 고교 수학에 나오는 2차함수의 포물선과 같다.

    왜 부동산 거품이 꼭짓점에 가까워지면 추가 상승 여력이 떨어질까? 가상의 예를 들어보자. 시세 1억원인 집이 1년 만에 2억원이 됐다면 연간 투자수익률은 100%다. 그런데 시세 10억원인 집을 사 마찬가지로 1년에 1억원이 올랐다고 해보자. 이 경우 투자수익률은 10%에 불과하다. 두 경우 모두 1년 만에 1억원을 벌었지만, 투자수익률에서는 10배의 차이가 생긴다.

    주택 거품이 생기는 초기 단계에서 집값이 급상승할 때는 웬만하면 세금과 은행 대출 이자를 제하고도 충분히 수지가 맞는다. 하지만 주택 거품이 정점에 이르러 투자수익률이 떨어지면 상황이 달라진다. 위에서 후자의 경우 투자수익률이 10%라고 할 때 실질 투자수익률은 그보다 훨씬 낮다. 우선 물가상승분을 빼야 한다. 올해의 경우 물가상승률은 낮게 잡아 4% 정도다. 여기에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로 수천만원을 내고 나면 실질 투자수익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질 것이다. 더욱이 은행 대출 등의 부채를 지고 있다면 사실상 마이너스 투자수익률을 기록하게 된다. 실제 고가 아파트를 살 때 대부분의 경우 집값의 20~30%는 금융기관의 주택 담보대출로 메운다. 은행과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가 계속 오르는 추세이므로 부채 차입 비용도 갈수록 커진다. 이런 상황에서는 명목상 10% 투자수익률을 기록한다 해도 실제로는 돈을 까먹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매년 투자수익률이 최소 10% 이상은 돼야 투자처로서 매력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오를 만큼 올라버린 아파트가 매년 10% 이상 추가 상승한다는 게 가능할까.

    한 걸음 더 나아가 집값이 오르기는커녕 계속 횡보하거나 조금씩이라도 하락한다면 어떻게 될까. 소위 ‘버블 세븐’에서 최근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이들 주택 소유주에게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주거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으로 집을 산 사람들에게는 거의 재앙에 가깝다. 물가는 오르는데 집값은 내리고 매년 수천만원의 세금을 내는 데 더해 수천만 원의 은행 이자까지 물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이런 상황이 1~2년 이상 지속된다면 더 이상 버티기는 쉽지 않다.

    투기 심리의 위축

    최근 경매에 나온 강남의 고가 아파트수가 크게 늘거나 고가 아파트 시세가 수억원씩 떨어지는 것도 모두 이런 상황의 전조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전체 아파트 재고에 비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의미를 축소하려 한다. 하지만 이는 집값 거품 붕괴라는 폭우의 첫 빗방울이라고 보는 게 더 현명하다.

    투자수익률의 하락은 투기 심리의 위축을 부른다. 최근 ‘경부 라인’ 축의 집값 하락세를 지켜본 많은 이가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투기 심리가 위축됐음을 뜻한다. 지난 몇 년간 집값의 대부분은 투기 심리로 올랐다. 물론 초기에는 실제로 주택 공급도 부족했고, 주거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 수준도 높아졌고, 소위 (사)교육여건의 지역 편차가 심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투기 버블이 발생해 그 거품이 계속 지속되고 커진 것은 많은 부분 투기심리 때문이다. 이런 투기심리를 키운 데는 정치권과 정부의 도덕적 해이와 정책 실패의 책임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런 투기심리로 잔뜩 부풀어 오른 집값 거품은 투기심리가 사라지는 순간 꺼지게 마련이다. 최근 강남과 수도권 전역에서 집값이 절정기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는데도 불구하고 매수세가 없는 것은 투기심리가 얼마나 위축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정부나 서울시의 각종 정책이나 정책 시그널에 부동산시장이 반응하는 양상을 봐도 투기심리가 상당히 위축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 상당수 언론에서는 정부가 대출 규제 및 재개발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지 않아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규제가 마련되고 집행됐던 지난 노무현 정부 당시에도 집값은 줄기차게 올랐다. 그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해서 집값이 떨어질 이유는 없다. 더구나 실제로는 중앙정부가 규제를 조금씩 완화하고 있고,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등은 집값을 자극할 만한 발언이나 지시를 여러 차례 했다.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전국적으로 미분양 한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고가 아파트에서도 분양 뒤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나왔다. 사진은 GS건설이 서초구 반포동의 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총 3410채의 반포자이 아파트.

    이 대통령은 올초 국토부 업무 보고 때 규제 완화책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기획재정부는 1가구 1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경감조치를 시행한 데 이어 강 장관은 최근 종부세 완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이 같은 발언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불과 3,4년 전 비슷한 발언을 대통령과 재경부 장관이 했다고 상상해보라. 부동산시장이 지금과 같은 반응을 보였겠는가. 그만큼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전체적인 경제 요인들이 강력한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고, 이에 반응해 투기심리 또한 상당히 위축돼 있는 것이다.

    국방부가 5월 말 112층 ‘제2롯데월드’ 건립 허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을 때도 비슷한 반응이 나타났다. ‘제2롯데월드’ 사업 부지와 가장 근접해 있는 잠실 5단지에서는 과거 긍정적인 보도가 나올 때마다 집값이 껑충 뛰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대형 호재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집값은 수천만원이나 떨어졌다. 당시 종부세 납부일을 앞둔 일시적 현상으로 해석하는 보도가 있었지만, 이후에도 잠실 5단지 집값은 여전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세 상승기에는 조그만 호재에도 집값이 크게 뛰는 반면, 대세 하락기에는 웬만한 호재에도 하락세가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케 하는 사례다.

    집값은 전체 경제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원유가 등 수입 물가 상승으로 촉발된 물가 상승과 동시에 경기가 급격히 가라앉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태에서는 집값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물가가 오르는 상태에서 경기 침체에 따라 소득이 감소하면 개별 가계의 가처분 소득은 양쪽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럴 경우 소비는 위축되고, 부동산처럼 덩치가 큰 실물자산에 대한 선호는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침체와 시중 금리 상승

    이런 가운데 지속적인 시중 금리 상승은 집값 하락을 부채질한다. 한국의 집값 상승에는 시중 은행과 제2금융권의 주택을 담보로 한 무분별한 대출도 한몫 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기업 대출보다는 주택을 담보로 한 가계 대출에 집중해 시중 유동성을 과잉 공급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 가계 부채 총액은 2001년 말 342조원에서 올해 3월 말에는 640조원으로 거의 300조원가량 늘어났다. 물론 늘어난 가계 부채 대부분은 부동산 대출이다. 이 같은 가계부채 급증과 부동산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막기 위해 노무현 정부 때 도입한 제도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같은 대출 규제다.

    하지만 이제 은행권의 펌프질도 한계에 이르고 있다. 최근 은행 대출금리는 고정금리형과 변동금리형이 모두 상승하고 있다. 먼저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서 고정금리형 대출상품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도 최근 6.70%까지 상승했다. 3개월 전인 4월 말(연 5.74%)에 비해 1.23%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채 금리에 연동되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고 9%대를 넘어섰다. 또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문제는 주택대출 금리가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시중금리 상승 등으로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는 점이다. 은행권이 낮은 저축률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은행채와 CD 발행을 계속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2007년 8월 이후 11개월째 5.0%에서 유지돼온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준 금리 인상은 경기를 위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한국은행으로서는 가파르게 상승하는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 본연의 임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7월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제2차 물가 충격’을 언급해 8월에는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임을 강하게 시사했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금리는 더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다.

    금리가 오르면 대출부담 때문에 추가적인 주택 구매가 줄어들고, 기존 주택 담보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가령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1억원을 빌렸다면 대출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연간 이자 부담은 100만원씩 늘어나게 된다. 이 같은 고금리가 지속되면 당연히 원리금 상환부담을 이기지 못하는 주택 소유자들의 매물이 증가하게 된다.

    위에서 본 것처럼 전반적인 국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집값의 대세하락 압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점증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하락 요인은 일시적이라기보다는 구조적이고 지속적으로 작용하는 요인들이다. 따라서 최근의 집값 하락 현상이 과거 대세 상승기에 흔히 일어났던 일시 조정기라는 생각은 ‘기대 섞인 희망’에 불과하다.

    비근한 예로, 올초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미국 연방 정부와 FRB의 긴급 구제 조치로 일단락됐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제 국내외 많은 전문가가 미국의 집값 하락은 기껏해야 ‘절반을 지났다(halfway through)’고 할 정도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최종적으로 발생할 손실규모는 1조30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주장이 맞다면 올 6월 말까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로 발생한 전세계 투자손실 3970억달러의 4배가 넘는 규모다. 이처럼 지금 국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엄혹한 경제 상황은 단기간에 쉽게 마무리될 성격이 아니다.

    하지만 집값 상승 요인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필자는 국지적인 개발 호재를 논외로 할 경우 크게 두 가지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집값 거품을 떠받치는 요인들

    우선 현 정권이 경기 침체를 빌미로 강력한 건설경기 부양책 및 집값 부양책을 쓸 경우다. 소위 정치적, 정책적 요인이다. 국내 부동산시장에 미친 정치적, 정책적 요인의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더구나 많은 사람이 기대하듯 이명박 대통령은 소위 ‘부동산 대통령’이 아닌가. 최근 정부는 투기과열지구의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조항 폐지, 소형 아파트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 완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집값의 추가적인 상승을 우려하는 국민 정서가 상당히 폭넓게 자리 잡고 있어 세칭 ‘강부자 정권’도 집값을 폭등시킬 정도의 규제 완화책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재개발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이 시장에 미칠 파장을 좀 더 살펴봐야 하겠으나, 집값 거품 붕괴 속도를 늦출 뿐 집값을 과거 정점 위로 끌어올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현재 경제 상황 때문에 정부가 원해도 취할 수 없는 정책수단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1990년대 후반 이후 집값 상승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금리 인하. 지금과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꿈도 못 꿀 조치다. 설사 정부가 집값을 자극하는 규제 및 세금 완화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집값 하락 요인들을 상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예를 들어, 대출 규제를 완화한다고 해도 집값 하락과 대출 금리 상승이 현실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에서 무리하게 돈을 빌려 집을 살 투자자가 얼마나 있을까. 이처럼 거대한 시장의 하락 압력을 정치적, 정책적 요소로 떠받친다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몰라도, 중장기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두 번째 집값 불안 요인은 강북의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한 소형 평형의 수급 불균형이다. 최근 몇 년간 진행된 재개발 재건축과 뉴타운 사업이 중대형 평수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소형주택이 크게 줄었다. 올해 총선을 전후해 노원구와 도봉구, 강북구의 집값이 상승한 배경에는 기본적으로 이 같은 소형주택의 수급 불균형이 자리 잡고 있었다. 강북 소형주택의 품귀현상이 소형평형 위주의 집값 상승을 유발했고, 투기세력이 가세하면서 집값 상승폭이 확대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은 향후 몇 년 동안 강북 및 인접 경기도 지역의 집값을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올해부터 뉴타운 지구 내 주택 철거가 본격화돼 2010년까지 약 8만5000가구가 줄어든다.

    하지만 이 같은 소형주택 위주의 수급 불균형은 국지적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주 가구 대부분이 인접지역에 재정착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뉴타운 지역 주민의 70~80%가 세입자여서 이 같은 수급 불균형에도 매매 수요의 급증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북의 중소형 아파트는 주식으로 치면 오랫동안 소외돼온 비우량주여서 부동산시장 전체를 뒤흔들 힘은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강북의 집값 상승이 강남 집값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누가 뭐래도 수도권 집값의 기준은 강남 집값이다. 올초 강북 집값의 가파른 상승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동산시장에서 저평가됐던 소외 지역이 ‘키 맞추기’를 한 것으로 봐야 한다. 오히려 최근 강북 집값 상승은 부동산 투자 관점에서 마지막까지 오르지 않았던 부동산 상품이 오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옳다. 더구나 강북도 앞으로 추가적인 대규모 개발 호재가 나오지 않는 한 올초와 같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는 어렵다. 실제로 최근 집값 동향을 보면 강북 집값의 상승세도 크게 꺾였음을 알 수 있다.

    생활인의 관점을 회복하라

    주변에는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는지’ 또는 ‘더 늦기 전에 집을 팔아야 하는지’ 묻는 사람이 더러 있다. 모두 집값이 불안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질문에 대해 100% 확신을 갖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사기꾼이거나 자신의 장삿속 또는 이해관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소위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능하면 그들의 말을 믿지 말라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집값이 오르는 방향으로, 집을 사게 하는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많다.

    그들은 이해관계라는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전문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 많은 경우 부동산 재테크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의 국지적 개발 정보와 개발 절차에 따른 집값 상승 패턴을 이용해 주택 투자 또는 투기를 부추기는 사람들이다. 집값 상승이 지속될 땐 그들의 조언을 듣는 것이 크게 위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집값 버블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불안한 시기에 그들의 말을 듣는 것은 모험에 가깝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가 터지기 직전 미국 내 한인 부동산 브로커의 말을 듣고 대규모 부동산 투자를 감행한 경우가 그렇다. 2006년 말에서 2007년 상반기에 미국 부동산에 투자해 상투를 잡은 사람들의 피해는 매우 크다. 필자가 아는 사람의 경우 30만달러를 선금(downpayment)으로 넣고 모기지 대출을 받아 80만달러에 집을 샀다가 나중에 집값 폭락으로 모기지 대출금을 갚지 못하자 결국 집을 은행에 처분하고 빚 청산을 하기도 했다. 그 사람은 모두 35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이처럼 버블의 정점에서 잘못 투자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따라서 버블 붕괴의 언저리에 있는 현 국면에서 해줄 수 있는 조언은 되도록 새로운 부동산 투자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언젠가는 부동산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환상을 여전히 갖고 있는 이들이 있다면 그 환상에서 깨어나라고 주문하고 싶다. 10여 년 전 일본의 사례와 지금의 미국 사례가 보여주듯이 부동산 거품은 언젠가는 깨지며, 한국도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있는 중임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이제는 집에 대해 투기자가 아닌 생활인의 시각을 회복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집값이 급등하고 이 과정에서 돈을 번 사람이 많아지다 보니 많은 이에게 집은 삶의 보금자리라기보다는 투자 대상이 돼버렸다. 많은 이가 증시에서 주식을 사고팔듯이 집을 거래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주택에 대해 주거공간이라는 본연의 가치로 바라볼 시점이 됐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주거공간으로서의 주택을 생각한다면, 지금 거품이 잔뜩 낀 집을 사는 것은 금물이다.

    부동산 대폭락 가능성

    대세 하락기엔 호재가 있어도 좀처럼 하락세가 꺾이지 않는다. 제2롯데월드 착공 소식에도 인근 아파트값은 오히려 떨어졌다. 사진은 제2롯데월드 신축계획안(조감도)

    더구나 무주택자가 은행 부채 등을 잔뜩 지고 집을 사려는 것은 위험천만하다. 단기적 투자 개념이 아니라 10년 단위의 중장기적 재무설계 관점에서 판단해보라. 예를 들어, 당신이 30대 중후반의 무주택자라고 해보자. 무리하게 주택 투자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이 사람들이 안정된 노후기반으로 집이 필요한 시기는 10여 년 후인 50세 무렵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의 집값 거품 붕괴가 과거 1990년대 초의 패턴을 따른다면 7~8년간의 집값 하락 시기를 예상할 수 있다. 집값은 1990년 초의 정점 대비 실질적으로 약 절반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향후 10여 년 사이에도 집값이 사실상 반토막 나는 시점이 올 가능성이 높다. 지금 차곡차곡 돈을 모았다가 집값 거품이 충분히 걷힌 시기에 자신의 경제력에 맞는 집을 사도 된다.

    반면 집값이 금방이라도 다시 오를 것 같은 환상을 갖고 무리하게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샀다고 생각해보자. 그리고 똑같은 집값 거품 붕괴 현상이 발생한다고 해보자. 이런 경우 당신은 거품이 잔뜩 낀 집을 사서 매년 세금을 내고 은행 이자를 내느라 쪼들리게 될 것이다. 더구나 당신 집의 자산 가치는 그 사이에도 계속 하락한다. 또한 당신이 집에다 투자한 최소 수억원의 기회비용 손실을 생각해보라.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은 꼬박꼬박 은행에서 이자를 받거나, 다른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다. 비단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금융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인한 상실감 또한 적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10년 정도의 긴 호흡으로 재무설계를 해보면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더구나 서울시에서 도입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장기 전세가 중앙정부에 의해 법제화되면서 빠른 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장 20년까지 평형별로 주변 전세 시세의 60~80% 가격에 살 수 있는 장기 전세는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된 주거를 누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장기 전세는 임대주택과 달리 향후 40평형대까지 공급되고 청약자격 조건도 완화돼 일반인에게도 입주 기회가 크게 늘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주장대로 집을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으로 본다면 장기 전세는 매우 매력적인 주거 대안이 될 수 있다.

    거품붕괴 공포증은 거품

    마지막으로 집값 거품 붕괴가 불러올 경제적 충격을 과장하면서 집값 부양을 요구하는 논리에 대해 한마디하고자 한다. 일부에서는 집값 거품이 붕괴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주로 건설업체들과 이들을 대변하는 학계 인맥, 상당수 부동산 정보업체가 그렇다. 예를 들어 미분양이 증가하면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매입하거나 분양을 촉진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집값이 폭등할 때는 시장 원리에 따른 것이니 정부가 억제책을 쓰지 말라고 주장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 정작 집값이 떨어지고 미분양 물량이 쌓이면 시장 원리를 부르짖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정반대로 입장을 바꿔 정부의 적극 개입을 주장하니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들이 언필칭 주장하던 시장 원리에 따르면, 미분양 물량 증가는 공급 과잉과 높은 분양가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면 충분한 수요가 생길 때까지 가격을 낮추는 것이 순리다. 하지만 이들은 무이자 할부 등 온갖 분양 촉진책은 써도 분양가는 낮추지 않는다. 실제로 닥터아파트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상황 속에서도 상반기 아파트 신규 분양가는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수도권 분양가는 평균 9.1%, 지방 아파트는 60.1%나 올랐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은 미분양 물량 적체를 국민 세금으로 해결하라고 온갖 떼를 쓴다.

    문제는 이해 당사자인 건설업체들이야 그럴 수 있다손 치더라도 상당수 정책결정자가 오히려 이 같은 상황을 조장한다는 점이다. 정부 예산을 들여 미분양 주택을 정부의 비축임대주택 물량으로 매입하겠다는 조치가 그런 예다. 이처럼 기획재정부(과거 재경부)와 국토해양부(과거 건설교통부)의 관료들은 경기 부양 등의 명목으로 오히려 집값 거품을 떠받쳐온 경우가 적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들은 “집값 거품이 붕괴하면 서민 피해가 더 커진다”는 식의 ‘대국민 협박’을 하기도 했다. 이들의 목소리는 부동산 광고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당수 언론을 통해 증폭되기도 했다.

    하지만 거품은 형성될 때부터 그 자체로 엄청난 사회적, 경제적 피해를 끼친다. 자산 양극화가 심해지고 이로 인한 사회적 위화감도 증대된다. 토지 비용의 증대로 경제가 고비용 구조로 흐르게 돼 중장기적으로 국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진다. 한국의 경우에는 가계부채의 증대와 이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로 소비 여력이 급격히 위축됐다.

    소비재와 달리 가장 값비싼 생활 필수재인 주택의 값은 상승하면 그만큼 실질소득이 줄어드는 효과가 발생한다. 일반 소비재와 달리 노숙자가 아닌 이상 어떤 식으로든 주택이라는 재화를 이용하지 않을 재간이 없기 때문이다. 또 주거비용이 상승하면 이를 부담하기 위한 임금 상승이 합리화돼 기업의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이처럼 거품은 형성되면서 이미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가져오고 있다. 따라서 거품은 최대한 커지지 않도록 해야 하며, 거품이 더 커지기 전에 급격한 파열이 생기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

    정치적, 경제적 이해관계와 건설업체와의 유착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는 거품을 계속 키우는 우를 범했다. 지금이라도 거품은 터뜨려야 한다. 거품은 무한정 커질 수 없고, 언젠가는 터지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지금 정부처럼 부동산 경기를 억지로 부양하면 할수록 이후 집값 거품 붕괴의 고통은 더 클 수밖에 없다.

    상당수 사람이 일본의 거품붕괴 현상을 거론하면서 정부의 집값 부양을 옹호하고 있는데 이는 착각이나 의도적인 왜곡이다. 일본의 진행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거품 붕괴 자체보다 붕괴 후 일본 정부의 부실한 수습과 지연된 구조개혁이 장기 침체를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집값 거품을 떠받쳤던 은행족과 토건족 등 기득권세력에 가로막혀 구조개혁을 질서정연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막대한 재정을 들여 건설경기 부양책을 남발함으로써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 것이다. 현 정부가 집값 거품을 계속 키우다 결국 거품이 터진 뒤 허둥지둥한 일본 정부의 전철을 밟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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