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시각으로 바라본 것들을 조각하고 싶었어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별, 물고기, 강아지를 돌조각 주제로 정한 것도 그 때문이죠. 일단 편하잖아요.”
‘3층 완판녀’ 소문이 나면서 한 대기업 회장은 전시장을 직접 방문해 김씨에게 작품 프로젝트를 제의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덕원예고, 성신여대 미대를 졸업한 그는 대학 졸업 후 비서, 방과후 학습교사 등을 전전하며 “잠시 방황했다”고 한다. ‘다른 것을 해보고 싶다’는 게 이유였는데, 방황은 그에게 새로운 영감을 줬다. 교육대학원에 진학해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면서 아이들의 따뜻하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체감한 것. 그 아름다움을 조각하고 싶다는 생각에 작업실로 돌아왔다. 그의 작품이 순수하고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런 연유에서인 듯하다. 그러나 여성 작가가 돌을 다루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여성 작가들은 나무나 브론즈 작업을 많이 하는데, 저는 돌 작업이 잘 맞아요. 돌이 주는 순수한 색감도 좋고, 그라인더로 작업하는 게 위험하기 때문에 집중하다 보면 마음도 편안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