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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조경은 도시인에게 자연 되돌려주는 봉사”

한설그린 한승호 대표

  • 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생태조경은 도시인에게 자연 되돌려주는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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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조경론이 이어졌다.

“조경은 도시개발로 무너진 생태계를 다시 이어주는 기능을 합니다. 도시인에게 자연을 되찾아주는 것이죠. 매일 출근해 생활하는 건물 옥상에 조성된 녹색정원이 멀리 있는 설악산, 한라산보다 더 소중한 거잖아요. 조경의 기본은 생물을 관리하는 겁니다. 식물을 심으면 아이를 키우듯 꾸준히 관리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생태예요. 그걸 고려한 조경과 그렇지 않은 조경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눈길을 끄는 사업이 조경 자재 개발이다.

“1980년대 중반,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옥상놀이시설물 공사를 수주하면서 종잣돈이 생겼어요. 일본 조경 잡지를 보다 영감을 얻어 생각해놓은 잔디블록이 있는데 그 돈으로 개발했죠. 이후 해외 조경산업 박람회를 다니며 새로운 조경 자재 아이디어를 발굴하곤 했어요. 평소 조경 공사를 하면서 조경 자재에 대한 욕구가 많았거든요. 필요한 소재가 없으면 직접 개발해야죠. 기존에 있던 것도 불편하면 업그레이드해야 하고요.”

조경이 필요한 공간과 관련 분야는 한없이 넓다. 운동장, 옥상, 경사지붕, 고가도로, 옹벽은 물론 해가 들지 않는 지하 공간에서도 조경이 가능하도록 적합한 자재를 개발해야 하고, 식물이 잘 살 수 있도록 토양도 개발해야 한다. 또한 비료 성분이 물에 흘러 내려가면 수질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이를 처리하는 필터링시스템도 연구해야 하고, 보습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이러한 개발과 혁신 마인드에 힘입어 현재 (사)인공지반녹화협회장을 맡고 있다.



“회사 내에 조경생태 디자인연구소를 만들어 친환경적인 조경 자재와 공간디자인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공동연구 제안이 많이 들어와요. 환경부에서 발주한 생태복원사업 ‘에코 스타 프로젝트’, 국토해양부의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기술 개발 사업, 중소기업청 미래선도과제 등 환경 관련 국책사업에도 적극 참여해왔습니다.”

그 결과 2013년 기술혁신으로 조경업을 발전시킨 공로로 ‘자랑스러운 조경인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생태환경건축대상 우수상(2011), 자연환경대상(2010), 행정안전부 대통령상(2009) 등을 연이어 수상했다.

두 번의 인생 위기

그러던 중 인생의 위기가 찾아왔다. 2008년 심혈관이 막혀 응급실에 실려간 데 이어 2012년엔 암으로 한쪽 신장을 떼어내는 큰 수술을 했다.

“병상에 누워 있으니 인생이 다시 보이더군요. 그동안 앞만 보고 바쁘게 뛰어왔는데, 과연 이것이 삶의 전부인지 회의가 들었어요. 사는 게 행복하고 의미가 있어야 하겠더라고요. ‘내 방식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뭘까’ 생각하다 회사 건물 지하에 한설문화공간 Space LACH를 만들었어요. LACH는 여가, 예술, 문화, 건강의 영어단어 첫 글자를 딴 거예요. 이곳에서 CEO를 위한 오페라 강의, 사진 강의를 하는 등 함께 즐기며 마음을 나누려고요. 또한 산악인 엄홍길 씨가 네팔에 초등학교 16개를 짓는다고 해서 그 학교에 놀이터를 만들어주는 일도 하고 있어요.”

즐기며 살겠다고 해서 은퇴하겠다는 건 아니다.

“일을 해서 돈이 생기면 그 돈으로 주위와 함께 행복을 찾기 위해 애쓰는 것, 그게 봉사를 하는 거죠. 기술개발도 그래요. 제가 개발한 새로운 기술과 제품으로 사람들이 자연과 더 가까이 접할 수 있게 돼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게 진정한 봉사가 아닐까요.”

한 대표는 조경인들에게 “이제 조경에 대한 개념이 달라져야 한다”고 충고했다.

“미국 뉴욕은 도시를 관통하는 옛 고가철도에 조경을 해서 공중공원으로 재탄생시켰잖아요. 서울시도 서울역 고가를 그런 식으로 개발한다고 발표했더군요. 앞으로 이런 새로운 영역이 늘어날 겁니다. 또한 지금까지의 조경이 삭막한 회색 콘크리트 도시를 푸르게 하는 것이었다면, 앞으로의 조경은 푸른 도시를 유지·관리하는 일로 발전할 겁니다. 거기에 대비해 필요한 기술을 개발 해야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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