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이 적은 평일 오전 유명산을 향해 떠난 한 교수. 그가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됐다.
일단 운동을 시작하고 보니 종목을 바꾸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니,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픈 욕망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솟구쳤다. 쉰세 살에 스키를 배우기 시작했고, 쉰다섯 살에 수상스키에 도전했다. 그리고 2년 전 쉰여덟에 할리 데이비슨을 탔다.
오토바이를 타겠다고 마음먹고는 할리 데이비슨을 먼저 구입했다. 그런데 2종 소형 운전면허를 따는 게 문제였다. 학교 운동장에 줄을 그어놓고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연습을 하고 시험을 봤는데 내리 일곱 번을 떨어졌다. 7전8기(七顚八起)라 했던가. 여덟 번째엔 반드시 붙어야겠다는 생각에 매일 새벽 집에서 40km 떨어진 연습장에서 2시간씩 연습을 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게 재미있었어요. 어릴 적에 좋은 장난감이 생기면 침대 밑에 넣어두고 몰래 보고 만졌듯, 혼자서 오토바이 탈 생각을 야금야금 하는 것이 얼마나 설레는 일이었나 몰라요.”
한 교수는 “사람이나 사회가 늙지 않으려면 연상과 상상의 샘이 마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여름방학 땐 유명산이 도서관이라 생각하고 매일 새벽 집을 나서 연습을 했다. 덕분에 이번 여름방학엔 큰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른 아침 집을 나서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유명산의 오르락내리락 하는 드라이브 코스를 한 바퀴 돈다. 유명산길의 율동감을 충분히 즐긴 후 청평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사색에 잠기거나, 양수리에서 수상스키를 탄 후 강가에서 책을 읽으면 가슴이 그득 충전되는 느낌이라고 한다.
위험하지는 않을까. 그는 “위기에 처했을 때 부부애가 강해지듯 위험에 노출됐을 때 오토바이와 하나 되는 느낌도 더 강해진다”며 웃는다. “자동차가 그림 앞을 지나가는 것이라면 오토바이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라면서.
“인생 자체가 위험한 걸…. 뭐든 분수껏 하면 위험할 것 하나 없어요. 나이 먹어 시작하니 속도에 연연하지 않아서 좋아요. 젊어서는 내 차를 앞질러 간 차는 반드시 추월하고 말아야 직성이 풀렸죠. 그러나 추월하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그 차 하나만 주시하게 됨으로써 시야가 좁아져 위험에 부닥뜨리는 거예요. 요즘은 추월하는 차를 보면서 ‘내가 너를 어찌 앞지르겠냐’ 하고 초연해버리니 마음이 편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