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이리 아트밸리는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으로 북적인다.
헤이리가 자리 잡은 파주 통일동산에는 한국의 살아있는 예술혼을 느끼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인근에는 프로방스 등 파주 맛고을이 자리 잡고 있어 파주의 멋과 맛을 한꺼번에 느끼려는 연인과 가족단위 방문객이 많다.
헤이리 아트밸리가 문화예술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면 출판도시는 국내외 지식을 축적하고 전파하는 지식강국 코리아의 첨병과도 같다. 출판도시 역시 헤이리와 마찬가지로 저마다 특색 있는 건축물로 채워져 이국적인 느낌을 준다. 깔끔하게 단장된 도로변에 저마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건물을 감상하며 지식의 향기를 맘껏 향유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출판도시다.
문향(文響), 문덕(文德)의 고장 파주는 일찍부터 준비된 출판도시였다. 퇴계 이황이 파주에서 여생을 보냈고, 우계 성혼과 율곡 이이의 성리학을 계승한 기호학파 발상지이자 성리학의 본고장이 바로 파주다.
한국 출판의 메카, 출판도시
파주에는 책과 관련된 지명이 여럿 남아 있는데, ‘문화 또는 글이 널리 퍼져나간다’는 뜻을 가진 ‘문발리(文發里)’에 파주출판도시가 들어서 있다. 또한 ‘문지리(文智里)’는 파주가 배출한 ‘황희 정승처럼 문장이 뛰어나고 지혜로운 인물이 많이 태어나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문종이 직접 지어준 지명이다. 율곡 선생이 일생을 보낸 동문리(東文里)와 독서동(讀書洞) 역시 책과 글의 의미가 담긴 지명이다.
‘책농사 공동체’를 지향하며 출판인들이 십시일반으로 1조원을 만들어 투자한 파주출판도시는 우리나라 전통인 ‘향약정신’에서 비롯됐다. 특히 출판도시는 정조의 규장각 건립 정신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정조가 ‘도서관이 선 나라는 오래 살고 백성 역시 풍요로운 정신을 누릴 수 있다’며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제의 근본적 해결방안을 ‘책’에서 찾기 위해 규장각을 건립했듯, 파주 출판도시는 ‘아시아 지식문화 아카이브’와 ‘영혼의 도서관’으로서 현대의 규장각을 실현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된 파주출판도시에는 130여 개의 출판사와 57개사의 인쇄 및 출판지원사가 들어서 있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2단계 부지에는 첨단 문화예술 산업인 영상과 미디어 산업체를 적극 유치해 출판과 영상이 결합한 미래형 문화도시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반구정과 자운서원
파주에는 평화의 소중함과 생태를 체험하고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명소도 많지만, 역사적 유적지도 풍부하다. 황희 정승이 관직에서 물러나 갈매기를 벗 삼아 여생을 보낸 곳으로 유명한 반구정과 율곡 이이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기 위해 지방 유림들이 창건한 자운서원이 대표적이다.
반구정과 자운서원에서 성현의 발자취를 더듬어봤다면, 이번에는 파주 곳곳에 위치한 삼림욕장에서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도 좋다.
파주에는 감악산, 심학산, 박달산, 초리골 등 네 곳에 삼림욕장이 있는데 어디를 가든 찾는 이에게 편안한 휴식과 생활의 활력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