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형 트럭을 몰고 콩밭으로 향하는 임현식씨. 영락없는 농사꾼이다.

그는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를 반평생 동고동락한 집과 뜰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묻었다. 수시로 아내 곁을 찾아 외로움과 그리움을 달랜다. 앞마당 메마른 잔디밭에 물을 주기 위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뛰어나오는 그. 꾸밈없는 일상 그대로다.
“일 년에 며칠 안 되는 이 좋은 날씨에 몸과 마음을 좀 소독해야죠. 사무실과 집, 술집만 오가면 몸에 곰팡이 슬지 않겠어요? 허허.”
탤런트 임현식(林玄植·61)씨를 만난 이곳은 요즘 유행하는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이 아니다. 1974년 터잡은 그의 유일한 안식처다. 민속촌의 장인들이 1년 넘게 걸려 지은 단아하고 고풍스러운 한옥은 1999년에 완공됐다. ‘대장금’ ‘서동요’ 등 사극을 하나의 트렌드로 만드는 데 한몫 단단히 한 그는 일찍부터 한옥에 살고픈 꿈이 있었고, 그것을 기어코 실현했기에 집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