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호

[시마당]형태를 완성하기

  • 김복희

    입력2021-10-10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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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응을 연습합니다.
    이응 이응 이응 이응
    굶지 않고 잠 잘 자고
    입추 아침 바람 입안에 넣고
    이응 다음 넘어가면
    미음 미음 미음 미음
    이응에 못을 네 개 이응 안에 박고
    멀어져라 멀어져 미음을 만들 겁니다.

    나의 단단한 못
    물려받은 뼈를 사용할 겁니다.

    길고 하얗고 조금 푸르스름하게 윤기 나는 못을 박아
    미음이라고 할 겁니다.
    턱 아래와 관자놀이를 지그시 엄지손가락으로 누르면서
    아아- 마아- 하고 길게 소리를 늘여 볼 것이니까

    이응을 둘러
    미음을 박고
    그 안으로 들어갈까 밖에서 볼까
    지붕도 없고 바닥도 없이
    그런 것을 우리라고 한다지요?

    사슴 말 양 가끔 염소
    아아- 마아-

    모아서 부르고 나면
    누군가 반드시 돌아볼 거라는 믿음
    선명히 보이는 길 끝
    앞서가는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
    비로소



    김복희
    ● 1986년생
    ● 2015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등단
    ● 시집 ‘내가 사랑하는 나의 새인간’ ‘희망은 사랑을 한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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