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을 지휘한 것은 미국의 중부사령부(CENTCOM, 약칭 중부사)다. 중부사 사령부는 미국 플로리다주 탐파의 맥딜 공군기지 안에 있다. 이러한 중부사는 이라크전쟁을 치르기 위해 카타르 다하에 전투지휘소를 만들어 옮겨왔다. 중동지역을 담당하는 중부사가 미국에서 옮겨왔으니 중부사 예하 사령부도 옮겨올 수밖에 없다.
미국 육군에는 여섯 개 전투사령부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것이 전력사령부이다. 전력사령부는 해외에서 작전이 벌어지면 각종 부대를 선발해 파견하는 ‘육군 전력(戰力)의 저수지’ 역할을 한다.
전력사령부에는 1군·3군·5군사령부와 1군단·3군단·18공정군단이 배속돼 있다. 1군·3군·5군과 1군단은 예하에 군단이나 사단이 없기 때문에 유사시 해외로 이동해 그곳의 지상작전을 지휘하는 사령부 역할을 한다. 3군단은 1기병사단과 4사단을 거느리고 있고, 18공정군단은 3사단과 10산악사단·82공정사단·101공중강습사단을 지휘하고 있다.
에서처럼 이라크전을 지휘한 미국 중부사는 다섯 개의 구성군 사령부로 편성돼 있다. 중부사 자체가 미국에서 이동해온 것이니 중부육군사도 어디에선가 옮겨와야 한다. 중부육군사는 미국 육군 전력사령부 예하에 있던 3군이 옮겨와 맡았다. 그리고 전력사령부에서 3사단과 4사단·82공정사단·101공중강습사단을 뽑아내 중부육군사 예하 부대로 배속시켰다.
이중에서 3사단은 바그다드 함락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맡았기에 3사단만을 지원하는 별도의 상급 지원부대를 붙여주었다. 이 지원부대로는 유럽육군사 소속으로 독일 하이델베르그에 있는 5군단이 차출되었다. 3사단은 18공정군단 소속이므로 18공정군단으로 하여금 지원케 해야 하는데, 엉뚱하게도 독일에 있는 5군단을 불러들인 것.
5군단은 2002년 10월 쿠웨이트로 이동해왔고 3사단은 2003년 1월 쿠웨이트에 도착해 호흡을 맞추었다. 이렇게 작전의 규모와 부대의 형편 등을 봐서 가장 적합한 부대를 이곳저곳에서 뽑아 쓰는 것을 ‘편조(編造)’라고 한다. 1996년 미국 육군은 대대적인 군사개혁을 단행해 여단급 이상 부대는 어느 부대와 붙여놓아도 편조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4사단과 82공정사단·101공중강습사단은 바로 중부육군사의 통제를 받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한국 육군은 편조 능력이 취약하다. 편조 능력을 갖추려면 여단급 이상 부대는 육군의 모든 병과를 지휘하는 협동작전은 물론이고 해·공군 부대와 함께하는 합동작전, 다른 나라 군대와 함께하는 연합작전 능력도 갖춰야 한다. 이라크전을 통해 한국 육군이 배워야 할 것은 미국 육군처럼 편조 능력을 갖는 것이다.
이라크전에서 상륙작전이 펼쳐졌다면 중부해병대사는 큰 역할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의 해안선은 약 58㎞에 불과한 데다, 쿠웨이트를 통한 지상 침투가 가능해 상륙작전을 펼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제1 해병대사단과 제3해병대 항공단·제3해병대 군수지원단으로 편성된 제1해병대원정군은 중부해병대사가 아닌 중부육군사에 배속돼 지상전투에 투입되었다.
3사단은 ‘보병사단(3rd Infantry Division)’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완전한 기계화보병사단이다. 3사단의 주력 전투부대에는 아홉 개 대대가 속해 있는데, 각각 58대의 장갑차로 편성된 다섯 개의 장갑차대대와 역시 58대의 전차로 편성된 전차대대 네 개로 짜여져 있다.

[표1] 미국 중부군 편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