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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훈 전 국무총리 &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겸손하고 진지한 ‘대화의 기술’이 정치인 성장 자양분”

강영훈 전 국무총리 &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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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어디서나 권위적이지 않은 언행 덕분에 높은 점수를 받는다. 기자이던 그가 외교안보연구원과 청와대를 거쳐 정계에 진출하기까지 강영훈 전 국무총리의 도움이 컸다. 기자와 취재원으로 처음 인연을 맺어 30여 년간 인생 선후배로 지내온 두 사람을 만나봤다.
만남에 대하여 기도하자는 것이다

만남에 대하여 감사하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아름답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순결하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정호승, ‘반지의 의미’ 중에서-


강영훈 전 국무총리 &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
김형오(金炯旿·59)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지난 추석 무렵 강영훈(姜英勳·84) 전 국무총리 자택을 찾았다. 서울 아현동의 아담한 이층집, 푸른 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층에 강 전 총리의 서재가 있다. 김 대표 눈에는 30년 전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어 보였다. 두꺼운 책들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고, 집필 중인 원고도 눈에 띄었다.

강 전 총리와 김 대표의 인연은 참 특별하다. 공적으로는 외교안보연구원과 국무총리실에서 2번이나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으로 인연을 맺었고, 사적으로는 30여 년간 인생 선후배로 소중한 인연을 이어왔다.

김 대표와 강 전 총리의 첫 만남은 1978년, 김 대표의 ‘신동아’ 기자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해외 한국학자들의 현주소’라는 기획물을 맡은 김 대표는 해외 유학파들의 도움을 받아 취재를 했다. 취재원 중에 당시 한국외국어대 대학원장이던 강 전 총리도 들어 있었다. 직접 만나지는 못하고, 전화 인터뷰로 대신했으니 김 대표와 강 전 총리는 목소리만으로 처음 만난 셈이다.

군인 출신 같지 않은 자상함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김 대표는 당시 외교안보연구원 연구실장이던 김세진 박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리고 외교안보연구원장이 ‘신동아’에 실린 ‘해외 한국학자들의 현주소’ 기사를 읽고, “이 기사를 쓴 김형오 같은 사람이 여기 와서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그런데 그 외교안보연구원장이 바로 강 전 총리였다. 김 대표는 김세진 박사의 전화를 받고서야, 강 전 총리가 한국외국어대에서 외교안보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을 알았다.

누구에게나 이직은 쉽게 결정할 일이 아니다. 김 대표는 외교안보연구원의 제안을 받고 동료기자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대다수가 반대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마음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제 자신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었어요. 1974년 광고탄압 등 ‘동아 사태’를 정점으로 언론환경이 매우 좋지 않았거든요. 언론인으로서 사명을 갖고 제대로 일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어요. 그래서 직장을 옮기기로 마음을 굳히고 강영훈 원장을 만났어요. 저를 인정해준다니 고맙기도 했고요. 그전에도 통일원 등 몇몇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지만 인연이 안 되려고 그랬는지 일이 진척되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강 전 총리와의 첫 대면에서 군인 출신 같지 않은 강 전 총리의 자상한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다. 김 대표가 외교안보연구원에서 일하겠다고 말하자 강 전 총리가 웃으며 자신의 손을 꼭 잡고 “고맙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면서 “기자들은 월급 외에 취재비 등을 받는 것으로 아는데, 여기는 월급 외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내 판공비에서 매달 5만원씩 주겠다”고 한 것을 잊지 못한다.

30여 년 전, 5만원이면 많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적은 액수도 아니다. 당시 외교안보연구원에서는 외무부 차관급이던 원장에게만 판공비가 나왔던 것을 감안하면,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서 강 전 총리의 세심한 배려를 읽을 수 있는 일화다. 결국 김 대표는 외교안보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3급 갑 별정직인 원장 비서로 발령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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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주리애 전기작가, 크리에이티브 이브 대표 evejur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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