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맹활약에 G20 정상들 감동
- 신흥국 역할모델 제시… 개도국 “우리가 했다” 자긍심
- 기초 닦으려 ‘공정사회’ 부르짖는데 ‘공안정치’라니
- 국회 면책특권? 당당하면 밖에서 말해야
- 성과 욕심내다 포퓰리즘 빠져선 안돼
- 4대강 사업 반대자들도 ‘해야 할 일’ 생각할 것
- 정국 분위기 바꾸려는 일률적 개각은 없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인 14일 오전 9시10분에 APEC 회의장에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었다. 그런 가운데 이 대통령은 14일 오전 7시29분 숙소인 요코하마 뉴그랜드 호텔 내 특별실에 도착했다. ‘동아일보’ 배인준 주필과의 단독 인터뷰가 7시30분으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배 주필과 10여 분간 그야말로 간단한 일본식 조찬을 함께하며 인터뷰를 시작해 8시42분까지 73분간 인터뷰에 응했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국내 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한 것은 이번 동아일보 인터뷰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G20 서울 정상회의 뒷얘기를 비롯해 임기 3년차의 마무리와 4년차의 국정 주요 과제 등 여러 분야에 관해 배 주필의 질문에 진솔하게 답변했다.
새벽 협상 끝 합의문 도출
배인준 주필 _ G20 서울 정상회의, 큰일 끝내셨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_ 예측은 했지만, 해보니까 정말 만만치 않더군요. APEC,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이런 데 다 다녀봤지만, 나라마다 각종 이해관계가 있으니까 참 쉽지 않았어요. 이런 회의를 선진국에서 하는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국가적 영향력이 없으면 힘듭니다. 주최하는 나라가 국력이 없으면 이해관계가 걸린 일에 대해 사전에 설득하려 해도 안 되니까요. 특히 금융이나 이런 부분에서는 더 그래요. 그래서 영국이나 독일 같은 선진국들에서 개최하고, G7이 모여서 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배 주필 _ 이번에 많은 정상을 설득해서 효과를 본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이 대통령 _ 그렇지요. 이번에 다급했으니까 나설 수밖에 없었어요. 그런 게 많이 있었어요. 참가국들끼리 서로 정면으로 마찰하면 양쪽과 대화하면서 의사를 대신 전해주고, 그렇게 해서 좁혀들어가고 말이지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도 ‘G20 정상회의를 아시아에서 처음, 특히 서울에서 하는데 이거 성공해야 할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요. 우리 아시아에서 한다, 신흥국가에서 주최한다 하는 데 대해 뭐랄까, 이해도가 훨씬 있는 거지요. 만약 유럽이나 미국, 이런 곳에서 열렸으면 협의가 힘들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배 주필 _ 그밖에 특별히 도움을 많이 준 정상이 있습니까.
이 대통령 _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같은 분이 좀 많이 도와주셨어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물론이고요. 우리가 중국 의견을 좀 반영하고 독일 의견을 반영하려면 미국이 양보해야 하는데, 미국도 우리가 이야기하니까 양보하지, 맞붙어서 중국하고 바로 하면 둘 다 조금도 양보를 안 할 것 같더라고요.
마지막 날인 12일 새벽 4시까지 셰르파(사전 교섭대표)들이 겨우 합의했는데, 또 후진타오 주석 쪽에서 연락이 왔어요. 새벽에는 자는 시간이니까 잠을 깬 뒤에 전화했겠죠. 또 비토하는 거예요. 그래서 합의문에 못 들어가게 되는 거 아니냐 싶어 절망적이었어요. 다시 미국하고 붙으면 도저히 안 되겠고 해서, 나중에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내 옆에 앉은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좀 움직이고 노력했어요. 그 바람에 회의 속개가 좀 늦어졌지요. 회의 끝나는 시간에 맞추려면 어떻게 해요. 미국은 자신들이 말하면 (중국을) 납득시키기 어려울지 모르니까 독일을 보내고, 또 내가 가서 이야기하고 해서 합의문이 됐어요.
배 주필 _ 중국이 막판에 어느 부분에 제동을 걸었습니까.
이 대통령 _ (경상수지 흑자 적자 폭의) 가이드라인을 경주에서 만들어서 그 기준을 가지고 평가하기로 하자는 것이었는데, 가이드라인을 만들자고만 해서는 효력이 약하잖아요. 기준을 정하려면 실무회담도 해서 만들어야 하니까 시간이 좀 걸리죠. 그러나 그냥 기준을 만들자고만 해서는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언제까지 하자는 것을 넣는 게 힘들었던 거지요.
“저렇게 열심히 하는 한국 돕자”
배 주필 _ 좀 더 구속력 있는 타임라인을 정하는 문제였군요.
이 대통령 _ 그게 어느 정도 들어가야 한다 하니까 19개 나라는 이해를 하고 나중에 중국이 합의했는데 또다시 뒤집혔던 겁니다. 여러 나라가 도와줬어요. 한국이 애쓰는 거 보고 대단히 감동적으로 생각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한국이 그냥 대회나 열지, 그렇게 내용에서 역할을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던 것 같아요. 센 사람들이 모이니까. 어떻게 보면 한국의 역할이 되게 커진 거예요.
오바마 대통령도 고마워요. 어제(13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첫 발언을 하면서 G20 서울 정상회의를 평가했다고 들었어요. 나는 그때 서울에서 터키의 에르도안 총리와 매우 중요한 정상회담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 늦게 일본에 왔습니다만. 오바마 대통령뿐 아니고 서울 다녀간 정상들이 다 우리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힘을 실어줬어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회의에 다녀봤지만 한국이 이렇게 역할을 할 줄 몰랐다. 한국이 저렇게 (열심히) 하는 역할을 좀 도와야 한다”면서 거들었어요.
배 주필 _ 우리나라에 대한 주요국 정상들의 인식이 새로워진 면이 있군요.
이 대통령 _ 그분들은 한국이 자기들끼리 열심히 해서 소득이나 올려서 사는 나라다, 이 정도 생각을 한 경우도 있었던 것이지요. 국제사회에서 우리가 남을 위해서 역할을 해온 게 없잖아요. 우리가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국으로 바뀐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세계 경제를 위해 영향을 미치고 거기에 기여하게 됐다는 것이잖아요. 예전에는 관심이 없었죠. 그런 역할은 다 남이 하는 거고 우리는 따라가는 거다 생각했는데, 이번엔 그 일을 헌신적으로 하니까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을 직접 본 셈이지요. 어떻게 보면 원조를 받다가 준다고 하는 것은 하나의 절차라 우리가 잘 살게 되니까 준다고 하는데, 이번에 이 일(G20에서의 역할)을 보고 ‘한국이 국제사회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구나’라는 점을 느낀 것 같습니다. 그게 많이 감동을 준 거 같아요. 사실 우리도 이제는 구경만 해선 안 돼요. 세계 경제가 잘돼야 그 효과를 우리도 많이 볼 수 있는 것이고.
배 주필 _ 동아일보 윤종구 도쿄특파원의 말에 따르면 요즘 일본에서는 한국에 관한 보도와 논평, 드라마 등이 넘쳐나는데, 과거에도 그러한 때가 있었지만 상당부분 네거티브한 쪽이던 것이 지금은 양도 양이지만 질에서 한국을 포지티브한 쪽으로 평가하는, 그런 점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 _ 맞아요. 요즘은 세계 어느 신문이든 세계 일류 신문에서 우리나라에 대해 다 크게 다루는데, 이럴 때 잘해야 돼요. 남이 인정해주고 평가해주고 이럴 때 우리가 잘해야 하고 지속적으로 잘해야 돼요. 88 서울올림픽 때 교통질서나 이런 것을 얼마나 잘했어요. 그런데 끝나고 다시 그전처럼 되돌아가니까 문제죠. 일본은 1964년 도쿄올림픽 하고 난 다음에 그때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회 질서를 바꾸는 계기가 되었죠. 우리도 어떤 계기를 만나면 그것을 잘 활용해서 유지 발전시키는 게 참 중요해요.
배 주필 _ 동아일보는 11월13일자 사설에서 ‘G20 서울 정상회의가 잘 치러지도록 한 시민정신이 빛났고 경찰과 군도 애썼다’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
이 대통령 _ 예, 봤습니다. 정말 우리 국민, 우리 시민이 잘 해주셨습니다. 그 덕에 된 거죠. 이번에 시민의식이 좋아졌으니까 잘되었죠. 또 준비한 사람들도 각자 맡은 역할을 다 잘 해주니까 나는 지휘자로서 거저 득을 본 거죠. 나는 점수를 국민 모두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확 달라진 시민의식
이명박 대통령이 11월14일 아침 배인준 동아일보 주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 대통령 _ 과거에는 행사가 있으면 일방적으로 차량 2부제를 한다든지 여러 가지 금지, 이런 걸 했는데 이번에는 사실 풀었어요. 이번엔 내가 “시민 자율에 맡기는 게 좋겠다. 2부제도 자율에 맡기자”고 그러니까 교통 전문가나 관료들은 부정적이더라고요. “막상 자율에 맡기고 보면 잘 안 됩니다”라는 거예요. 그래서 내가 “그럼 어쩔 수 없지. 당신들이 잘 알아서 하시오” 이렇게 해놓고, 하룻밤 자고 그 다음날 나와서 다시 자율로 하라고 했어요. 우리 국민의 수준이 과거와 다르다, 믿어봐라, 맡겨보자, 좀 막히면 막히더라도 한번 해보자 했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굉장히 달라졌더라고요.
배 주필 _ 저도 시민의식을 매우 긍정적으로 봤습니다.
이 대통령 _ 과거에 어떤 행사가 있을 때는 강제로 통제했기 때문에 강제 기간이 지나고 나면 원점으로 돌아갔어요. 나는 정부의 수준이 국민의 수준을 못 따라간다고 봅니다. 이번에 우리가 국민 수준을 믿고 자율에 맡겼더니 역시나 그렇게 잘되었다 이거죠. 그러니까 나는 국민의 수준이 정책을 펴는 정부 수준을 앞서가고 있다, 더 국제화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게 봅니다. 물론 우리는 분단된 나라니까 안보 면에서 각국 정상들의 안전 문제가 더 심각했지요. 그렇지만 기초질서에서 시민들의 협조는 자발적이었습니다. 그냥 하는 이야기가 아니고 정말 굉장히 고마운 마음을 느낍니다. G20이라는 것은 올림픽이나 월드컵과 또 다른 거니까. 앞으로 1, 2년 계속되면 한국이 그때 이런 역할을 했구나, 이렇게 될지 모르지만, 이 어려운 회의에 임하고 협력하는 우리 국민의 자세를 보았습니다.
배 주필 _ G20 회의 반대시위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대통령 _ 시위 문제도 아마, 각국에서 회의를 할 때마다 이렇게 조용하게 한 나라는 없을 겁니다. 물론 이번에도 (시위를) 조금 하긴 했지만, G20 회의 시작 전에 국제 노동계 인사들을 만났을 때도 이야기했습니다. “G20 회의가 일자리를 만들고 개발도상국의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을) 강화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것은 여러분의 입장과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니 G20 회의를 권장하고 격려해야지 반대할 일은 아니다. 협력해달라”고 했습니다. 노동단체장들에게도 요청하고 해서, 어떻든 회의 당일, 이틀간은 시위가 없었잖아요.
배 주필 _ 정부도 많은 경험을 했을 것 같습니다.
이 대통령 _ 회의는 의제를 어떻게 한다는 거 하나가 있고, 또 하나는 운영 아니겠어요? 해당 분야 공무원들도, 경찰도 자기 업무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이해하고 잘 해주었어요. 다른 정상들이 “아 정말 놀랍다” “아무 불편 없이 돌아간다”고 칭찬을 많이 했어요. 회의 의제들이 난제들인데도 회의 자체도 계획한 대로 진행됐어요. 그동안 다른 나라에서 회의한 경험으로는 진행 차질이 적지 않았는데 우리는 이번에 잘 맞춰냈습니다. 그래서 내가 고맙고 미안해서 정상들에게 “협조해주셔서 고마운데, 한 가지 얻은 교훈이 있다. 의장이 진행하는데 여러분이 조금씩 양보하고 협조해서 회의 전체가 다 계획대로 됐다. 국제 문제도 조금씩만 양보하면 세계가 균형되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겠다”고 했더니 서로 웃는 거예요.
정상 부인들도 “원더풀”
배 주필 _ 김윤옥 여사도 역할과 고생을 많이 했지 않습니까.
이 대통령 _ 부인들 파급효과가 큽디다. 정상들이 부인들한테서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다고 귀띔하기도 했지요. 남편들이 약하긴 약해요. 이번에 다들 이야기를 하는데, 역시 우리가 보여주는 것은 한국적이어야 한다고 다시금 생각했습니다. 이런 큰 행사에서는 퓨전문화보다는-그건 그것대로 발전시켜나가야겠지만-문화도 음식도 100% 순수하게 우리 것을 보여주는 게 필요할 거 같아요. 정상 부인들이 한국에 아주 훌륭한 고유문화가 있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고, 창경궁 비원 이런 데 가보면서, 중국이나 일본과는 또 다른 한국에 감동을 받은 거예요. 첫날 우리(이 대통령과 김윤옥 여사)가 각각 다른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행사를 했는데, 그러니까 국립, 민간 다 잘돼 있는 것을 외국 정상들과 부인들이 알고 감동을 받았다는 겁니다. 또 날씨도 많이 도와줬어요. 황사가 온다 했는데 바로 그쳐 다음날 날씨가 또 봐줬어요. 그런 면에서 가끔 일기예보가 틀리는 것도 좋더라고요(웃음). 행사에 운도 따랐어요.
배 주필 _ G20 서울회의 경험을 앞으로 계속 잘 살리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 대통령 _ 이번에 나는 사실 지휘자니까 각 분야에서 그 의제를 만들고 실무적으로도 장관은 장관의 역할, 셰르파는 셰르파의 역할을 어떻게 하는지 보았습니다. 이 역할들이 굉장히 성공적으로 되었어요. 물론 오랫동안 준비했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번에 보니까 공직사회에도 인재가 많다고 새삼 깨달았습니다. 외부에서 참여한 전문가들도 잘 했습니다. 사실 전문가가 많이 모이면 서로 협력이 잘 안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엔 아주 협력도 잘되고….
배 주필 _ 이번에 G20 회의에 참가하지 못한 나라들에 한국의 역할 가능성을 보여준 점도 있겠지요.
이 대통령 _ 지금 신흥국들은, 중국까지도 덩달아 좋아하지요. (한국이라는) 신흥국이 해냈다 하는 동료의식을 느낀다고요. 이번에 G20 회원국 이외에 아프리카 대표국들을 초대했는데, 이들이 내 손을 잡고는 놓지 않아요. 이제까지 많은 국제회의를 다녔지만 정말 한국이 진심으로, 형식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함께 참여해서 액션플랜을 만들었거든요. 그걸 감동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가 신흥국, 개발도상국들에 자신감을 심어줬다는 점에서, 다른 개도국들은 한국의 역할에 대리만족을 하는 거죠, 한국이 했다라는 것보다 “우리가 했다”고 하는.
이 기세 타고 각 분야 선점해야
배 주필 _ 일종의 신흥국 역할 모델로 봤을까요.
이 대통령 _ 나는 그렇게까지 생각 못했는데, 제일 반가워하는 사람들이 그분들이에요. 감동적으로 받아들이니까 우리 책임감이 크죠. 우리가 원조를 받다가 원조를 하게 된 것은 우리 이야기고, 남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별도의 문제일 수 있죠). 이번에 G20 정상회의에서 ‘개발’을 의제로 올렸다는 것 그 자체로(큰 의미가 있습니다). 어제 요코하마 APEC에서도 ‘한국이 개발 문제를 넣었다’고 각국 정상들이 입이 닳도록 이야기해서 제가 너무 고맙고 송구해서 일어서서 45도로 인사를 했다고요.
배 주필 _ 이제 기업들도 G20 회의 성과를 활용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 대통령 _ 나는 기업 금융 이런 쪽이, 변화하는 추세를 알아서 이 기세를 타야 한다고 봐요. 이 조류, 이 기세를 타야 하는데, 그래서 나는 우리 국민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기업인, 국민, 관광객이 나가더라도 한국이 어깨를 펼 만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목에 힘을 줘선 안 되죠. 목에 힘주는 것은 교만이니까, 교만은 실패를 부르니까 교만하지 말자는 것입니다만, 목에 힘을 빼고 겸손하게 하면서도 가슴을 펴고 어깨를 펴자는 겁니다.
배 주필 _ 기업들은 어떤 점에 착안해야 할까요.
이 대통령 _ 이제 G20이나 이런 데에서 토론되고 논의되는 게 강제규범이 되거든요. 금융제재를 만들면 그게 바로 우리 한국의 금융기관에도 해당되고, 또 앞으로 녹색성장이나 이러한 것들도 논의가 많이 되었는데 잘 적응해야 하겠습니다. 세계가 앞으로, 예를 들어 네슬레 같은 기업은 자기들이 농산물 원료를 수입하는데, 그것도 말하자면 녹색성장 기준에 맞는 것을 수입하고, 그리고 구매하는 나라에 감시단을 보내겠다고 합니다. 이런 것이 비즈니스 서밋에서 이야기되었다고 하거든요. 그럼 결국 세계가 그런 추세로 갈 것이다 하는 것을 알고 대응해야지요. 우리가 회의를 주최만 하면 뭐해요. 각 분야에서 나아가는 방향을 알고 선점을 해야 한다고요.
그래서 나는 이번 기회를 모든 분야에서 활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안 된 이야기지만 정치도 걸맞게…. 이번에 반부패 관련 세션이 있었는데 내가 공정사회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했어요. 거기에 또 관심을 갖더라고요. 나는 “공정사회가 굉장히 필요하다. 그래서 성숙한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앞서서 스스로 이것을 계기로 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국민보고대회 형식을 밟아서 여러 계층의 이야기를 들어서, 그냥 ‘우리가 잘했다’ 하는 것보다는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할 것이냐’를 찾아나가겠습니다. 각 분야 전문가들과 언론에서도 더 발전시켜 주셨으면 합니다.
배 주필 _ G20 서울 정상회의 국민보고대회군요.
이 대통령 _ “우리가 잘 했습니다” 하는 것보다는 “이걸 계기로 우리가 어떻게 합시다” 이게 중요합니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 있는 분들은 지금 세계에 나가면 스스로,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느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걸맞게 우리가 하자, 그냥 ‘좋다 좋다’고만 해선 안 되고 선점하는 게 중요해요.
이명박 대통령이 동아일보 인터뷰에 앞서 G20 서울 정상회의 때 발행된 동아일보 영문 특별판을 살펴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배인준 동아일보 주필, 이 대통령, 정용관 동아일보 청와대 출입기자,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이 대통령 _ 내년도 일하는 해지요 뭐, 허허.
배 주필 _ 그래도 국정 구상을 가다듬고 계실 텐데, 특히 우선과제로 어떤 것들을 어떻게 이번에 한번 잘 마무리해보겠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초 닦기 위해 ‘공정사회’ 주창
이 대통령 _ 나는 아직 마무리할 단계는 아니고…. 나는 그저 목표가, 내 임기 중에 뭐 큰 성과를 만들어서 이뤄내놓겠다 이거보다는, 분야별로 우리가 선진국가가 되는 기초는 닦아놓고 나가겠다 그것입니다. 우리가 정치를 하다보면 욕심이 생기죠. 그러나 나는 내 임기 중에 하기 위해서 무리를 하기보다는 내가 한 것이 모든 분야의 기초를 다져놓고 나가자 하는 겁니다. ‘공정사회’를 부르짖는 이유가 거기에 있죠. 뭐 공안정치,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건 전혀 거기에서 출발한 게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 기초를 닦아놓고 나가자, 그래서 차기 정권이 들어오면 승승장구할 수 있게 하자, 이게 큰 목적이에요.
내가 그저 내 일만 성과 내겠다고 하면 이 다음 정권도 그렇게 하게 되죠. 예를 들어 복지도 포퓰리즘에 빠져서 해선 안 됩니다. 우리 복지정책이 너무 빠른 시간 내에 강화되고 있잖아요. 속도로는 1등입니다. 스웨덴 같은 복지국가도 우리 같은 상황과 경제수준에서 어떻게 했나 생각해보면, 우리가 속도 빠릅니다. 물론 빈부격차가 벌어진 측면, 이것도 어느 정도 복지정책을 통해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다고 해서 복지가 포퓰리즘에 빠지면 지금 앞서간 선진국들이 빠진 것과 같은 혼란에 빠질 우려가 있지요. 그러면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어요. 남의 성공과 실패를 보고 다 배워야지, 우리가 후발이면서 똑같이 실패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보육이나 교육 이런 몇 가지 측면에서는 내년도 예산 편성에 특별히 정말, 보수정당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했는데, 교육의 기회를 주고 보육의 기회를 줘서 이제 여성들도 자유롭게 일할 수 있게 하자 하는 정책에서 합니다. 그래서 복지의 선순환을 만들자는 것입니다. 복지가 아직 효율이나 전달과정에서 보면 어떤 데는 혜택이 가야 될 곳에 가지 않는 데가 있고 또 이중 삼중 가는 곳이 있습니다. 1차 전산화로 점검해보니까 벌써 그런 것이 많이 나왔죠. 앞으로 차근차근, 그것도 기초를 다져서, 모든 분야를 그렇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 정치 분야까지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는 스스로 해야 하지 않겠느냐 생각합니다.
배 주필 _ 정치에서 기대하는 바가 없을 수 없지 않겠습니까.
이 대통령 _ 크죠. 모든 분야가 사실 눈부시게 변화하고 있으니까 정치가 앞서주면 좋은 거죠. 스스로 하는 수밖에 없어요. 정치를 바꾸는 것도 누군가가 옛날 독재시대 같은 그런 발상으로는 안 되고 스스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면책특권이 있는 국회에서 말할 것이라면, 당당하면 밖에 나와서 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모든 법률도 시대에 맞게 만들어야 하지요. 어제 법률을 붙들고 맞지 않는 것을 하는 동안 시간은 지나버리고…. 그런 문제를 정치권에서 고민을 많이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그걸 기대하고 있죠. 그래서 나는 내 임기 중에 뭘 어떻게 중점적으로 하겠다, 이렇게 말하면 오해가 생길 가능성이 있는데 실제 나는 취임할 때 그렇게 생각하고 했습니다. 그런 일에 언론이 많이 협조해주면 좋겠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게 스타트’
배 주필 _ 특히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신 말씀인지요.
이 대통령 _ 예를 들어 선거제도와 공천제도에서부터 말입니다. 지역에서 사람을 뽑을 때 호남에서는 한나라당이 한 명도 안 되고 또 영남에선 민주당이 한 명도 안 되고, 부분적으로 그런 것은 모르지만 우리같이 이렇게 되어서는 문제지요. 이런 것도 선거법을 좀 바꾸고 하면…. 이런 것도 우리가 요구하고 있고, 행정도 100년 전 GDP의 대부분을 농업이 차지하던 시대의 것이니까, 경제성장을 행정구역에 맞춰 하려니까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행정구역을 떠나 광역으로 하자는 것도 거기에 베이스가 있는 거죠. 그런 것에 기초해서 하나씩 해나가고 있죠.
배 주필 _ 그런 문제를 올해에서 내년 사이에…?
이 대통령 _ 네 그렇죠. 구상하고 눈에 보이지 않게 스타트하고 있었으니까, 이제 조금 더 구체화해서 연내에 분야별로 제시해서….
배 주필 _ 변화를 낙관하십니까.
이 대통령 _ 낙관이다 아니다 이렇게 판단하기보다는 우리 국민 전체의 바람이랄까 수준이랄까 이러한 것들을 나는 상당히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정권이 혼자 나라를 끌고 나갈 수 없잖아요. 그런 점에서 이해가 높아지고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배 주필 _ 안보 시스템이랄까 안보 체제에 대해서 여러 형태의 불안이 국민 사이에 있습니다만.
이 대통령 _ 남북문제에 대해서 불안해하는 측면이 있는데, 나는 지금이 남북관계도 가장 정상궤도로 가고 있다고 봅니다. 내가 과거와 같은 남북관계를 답습하면 우리도 영원히 평화를 갖지 못하고 북한도 영원히 가난을 면하지 못하는 거죠. 이번에 우리가 크게 깨달은 것은 빈국의 자생력을 키워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진국의 원조만 받는 나라는 영원히 가난하잖아요. 북한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우리가 G20에서 주장한 게, ‘자생력을 키워주자, 스스로 일어나게 해주자, 식량도 대주지만 시한을 정해서 언젠가 자립해서 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나라가 한국이 옳다고 지지하는 게 그 부분이거든요. 남북관계가 정상궤도로 가는 과정은 조금 불안해 보이기도 하지만 이게 정상궤도로 가고 있다, 발전적으로 가고 있다, 이렇게 봐줘야 하거든요. 그러나 지금도 소리가 많죠. 무조건 도와줘라 하는데 그것은 정답이 아닙니다.
배 주필 _ 조금 더 설명해주십시오.
이 대통령 _ 이번 천안함 사태를 보면, 북한이 사과를 잘 안할 겁니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북한이 시인과 사과를 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우리 쪽에 핑계를 대는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 소행임을 믿으면서도 정치적 이유 때문에 그것을 달리 말하는 사람들이 우리 안에 있지 않습니까. 북한은 그것을 믿고 버티는데, 버티면 버틸수록 그쪽이 손해입니다. 북한이 그렇게 하면 남북관계가 정상화로 가는 데 지장이 있는 거죠.
나는 남북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정상적으로 안 되어 있었거든요. 정상적 관계가 아닌데 거기에서 개선한다는 건 임시방편이죠. 여기 메우면 또 다른 데가 터지는 식이어선 곤란합니다. 그렇게 미봉해서는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같잖아요. 좀 퍼주면 조용하다가 또 시끄럽고, 또 좀 도우면 조용하다가 다시 시끄럽고 그런 것을 반복만 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빨리 진정한 의미에서 정상화해야 합니다. 정상화된 관계에서 대화도 하고 협력도 하고 해야 한다, 그리고 지금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나는 봅니다. 남북관계는 바른 길로 가고 있다고 인정해주시고 언론도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배 주필 _ 북한의 (권력) 세습에 대한 정보는 들어옵니까.
이 대통령 _ 남북관계니까 정보가 있다 없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는 힘들고요. 나는 북한 내부의 일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국제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뭐 그렇게 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아직 김정일 위원장이 있는 한 김 위원장 중심으로 생각해야 하고, 우리가 세습에 대해서 너무 지나친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죠. 관심은 북한 주민들이 갖는 거죠. 이제 북한 주민들도 옛날 주민이 아니지 않겠어요.
감세는 이론적 논쟁 대상 아니다
배 주필 _ 북한 주민이 변했다는 건가요.
이 대통령 _ 변하는 과정이죠. 북한 사회도 바람직하게 바뀌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내가 북한에 “변하라, 개방하라”고 하면 오히려 변하지 않고 개방하지 않을 수 있어요. 그래서 “중국을 배워라”고 하는 것이고, 같은 (사회주의) 체제하에서 성공한 사례니까 중국을 배우라 하는 것은 감정을 상하게 하지 않아요. 이제까지 개방하라 변하라 하니까 반발심이 생기는데…. 나는 북한 주민의 변화가 시작되었다, 긍정적 변화가 시작되었다고 봅니다. 작지만 변화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거죠.
배 주필 _ 정치권의 변화를 언급하셨는데 국회에서 당면한 예산 문제, 4대강 문제가 있는데요. 일부 반대를 위한 반대도 있지만, 야당과 적극적으로 대화하실 생각은 없습니까.
이 대통령 _ 대통령이 나설 생각이 있느냐 없느냐가 아니고 기본적으로 그렇게 (대화를) 하는 거죠. 내가 온 세계 사람하고 대화하고, 풍속도 다르고 이해관계도 다른 외국 정상들하고도 친하게 이야기하는데, (야당과 대화를) 안 할 이유가 하나도 없잖아요. 나는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면 대화를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예산 문제는 국회가 알아서 할 것이고, 4대강 사업도 모르긴 몰라도 반대하는 사람들도 ‘하긴 해야 할 일이다’고 생각할 거예요.
배 주필 _ 주민들도요?
이 대통령 _ 과거에 보면 인천공항, 경부고속도로, 고속전철 모두 반대하는 사람들이 계속 반대하거든요. 4대강 예산의 국회통과 문제는 당이 잘 알아서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중요한 법안들은 (처리를) 해야 하잖아요. 그래야 민간이 일을 할 수 있잖아요. 또 요즘 감세 정책 때문에 시끄러운데, 세계 모든 나라의 추세는 감세를 하는 거죠. 그런데 지난번에 우리가 감세를 했잖아요. 하나는 보류되었고. 감세하면서 오히려 세원이 좀 늘어났어요. 세수가 3조원 이상이 더 늘어났잖아요. 결국은 우리나라가 아직도 납세가 공정하게 집행되고 있지 않다는 거죠. 이것은 대기업도 포함해서 소상공인까지 납세를 100% 제대로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세율이 높으면 자꾸 절세하고 탈세할 생각을 한다 이거죠. 심리적으로 그렇게 되어 있거든요.
절세를 하는 것은 좋아요. 그러나 탈세까지 갈 위험이 있기 때문에 적절한 세율을 가지고 세원은 넓히고 납세 의무를 다하도록 하는 거죠.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이제까지 거의 무풍지대로 왔잖아요. 그런 쪽의 세원을 좀 포착하고…. 가장 성실한 사람들은 봉급생활자입니다. 뭐 탈세도 절세도 어렵죠. 또 세수를 거두는 데 비용도 안 들어요. 자진납부를 하니까. 그래서 모든 분야에서 개인이 원천소득세를 내는 그런 수준에 가면 지금보다 세율이 훨씬 떨어져도 돼요.
원칙적으로 정책의 방향은 감세해서 세율을 낮추고 세원은 넓히는 쪽으로 가야 경쟁력이 생겨요. 그러면서도 우리가 유보된 세율(인하)을 2012년에 할지 1년 더 연장할지는 그 시기에 맞춰서(판단해야죠). 그러나 그걸 조정한다고 해서 대원칙이 깨지는 것은 아닙니다. 원칙은 (감세로) 가되 유보된 것을 이번에 실천할 거냐 1, 2년 연장할 것이냐는 그때 경제사정을 봐서 하자, 그렇게 하면 됩니다. 지금 재정 건전화를 하려면 세수가 더 늘어나야 하는데 무엇으로 거두느냐 하는 것은 더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게 이념적 논쟁으로 가선 안 됩니다.
일하는 사람에겐 레임덕 없어
배 주필 _ 그동안 시련도 있었고 영광도 있었는데, 정상회의를 다니고 하면서 새로운 잠재 지도자의 자질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 게 있는지요. 또 인사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 대통령 _ 인사는 자주 해선 안 됩니다. 지금은 경제가 외교이고, 외교가 경제인 시대이고 서로 구분이 없거든요. 그래서 외교관도 바뀌어야 합니다. 정상들이 하는 일이 전부 경제지요. 외교에는 인맥이 또 중요합니다. 일본이 지금 가장 그런(아쉬운) 것은 어제 만난 장관이 그 다음에 또 바뀌고 하는 거죠. 어느 장관이 그래요 ‘내 재임 중에 5번째 (일본 장관을) 만난다’고. 일을 잘하는 사람들에 대해 정치적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인사는 안 하려고 하죠. 적재적소에서 바뀌어야 할 직책이 있거나 새로운 업무에 따라 (필요가 있으면) 하지 일률적인 개각은 없어요. 그것이 실용이고 그것이 실제 국제사회에도 일하는 처지에서도 중요하다고 보죠. 안정감을 주거든요. 그 점은 그렇게 생각하시면 되고요.
그리고 뭐,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어떻고 하는데,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하는 사람이 레임덕하고 무슨 관련이 있나요. 나는 그걸 잘 이해를 못해요. 내가 권력을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그건 정치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시대의 이야기죠. 나는 힘을 가지고 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힘을 가지고 안 하는 사람이 힘이 빠질 일이 뭐 있어요. 난 그걸 납득 못해요. 서울시장 때도 오전 10시에 퇴임식 한다고 하길래 임기가 언제까지냐고 물었더니 퇴근시간까지라고 해요. 그래서 퇴임식이 뭐 필요한가 하고 오후 5시까지 일하고 나왔죠. 공무원들, 시민들과 함께 인사하고. 사실 들어오는 기관장은 반겨도 나가는 사람은 안 쳐다보는데, 그만두고 나오니까 공무원직장협의회, 환경미화원, 청계천 상인들이 감사패를 들고 왔더라고요. 일하는 사람은 끝까지 일하다 나오잖아요.
독재정권이 힘을 휘두르면 힘이 빠지지만, 일하는 사람은 자꾸 힘이 더 나죠. 그 점을 언론이 알아줬으면 해요. 레임덕이다, 반환점을 돈다 하는데 우리 사회가 아직 독재시대, 3김 시대를 못 벗어났구나 하고 생각하는 거죠. 한번 생각해보세요. 권력을 안 휘두르는데 무슨 레임덕이 있어요? 힘 가지고 하는 사람이 힘이 빠지는 거지, 일하는 사람은 갈수록 더 힘을 내는 거죠. 그게 평소 생각이고 또 그렇게 실제 살아왔고, 그냥 맹탕으로 하는 소리가 아니고, 그런 점에서 언론이 이해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또 남북문제와 국제관계는 국익측면에서 생각해주면 좋겠구나 하고 생각하죠. 지난번 리비아 (외교마찰) 사태를 보니까 국내 언론 1면에 돈을 몇 십억원 준다 이렇게 났더라고요. 너무 큰 오보잖아요. 그러니까 상대방이 우리한테 ‘어떻게 이런 보도가 나오느냐’고 하는 거죠. 국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미국, 일본을 보니 언론도 국익과 관련해선 참 신중하더라고요. 언론이 쓰는 정론은 매일 정독합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구나’ 참고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