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이지스함 기리시마(7500t급)
1. 독도 상륙작전
“도쿠도눈, 이루본, 탕이무니다.”
“다케시마와 니혼노 에토데스.”
태풍이 지나간 다음날 아침, 일본인 청년들이 독도 선착장에서 어쭙잖은 한국말과 일본말로 구호를 외쳤다. 동행한 일본 언론 취재진 10여 명이 방송카메라와 위성통신장비로 청년들의 행동을 일본 전역에 생중계하고 있었다.
계획과는 달리, 극우단체 회원인 청년들은 당당하게 구호를 외치지도, 일장기를 꺼내 흔들지도 못했다. 이들은 불안스레 눈동자를 굴리며 바로 앞에서 총을 겨눈 독도경비대원들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다. 일본 극우진영이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역사적인 현장’에 어울리지 않게, 예의바른 청년들은 독도경비대원들에게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냥 돌아가십시오. 안 돌아가면 강제로 저지하겠습니다!”
독도경비부대장 김상수 경사가 자동소총의 총구를 까딱이며 경고했다. 경상북도경찰청 소속 울릉경비대 예하 독도경비대원이 일본어로 통역을 해줬으나 일본 청년들은 들을 겨를이 없어 보였다. 태풍을 뚫고 바다를 건너온 이들은 생명의 위기에서 벗어났다는 판단이 든 다음 순간 구토하느라 정신없었기 때문이었다.
“우웨엑! 꾸에엑!”

2007년 건조된 한국 최초의 이지스함 세종대왕함(7600t급)
“저들이 타고 온 RIB보트가 부서졌습니다, 부장님!”
2분대장 김용선 수경이 독도경비대 부소대장에게 보고했다. 일본인들이 접근코스를 잘못 잡아 암초가 많은 선착장과 부채바위 사이로 들어온 때문이었다. RIB단정은 배밑 용골이 깨지고 스크루도 완전히 망가져버렸다. 독도에 상륙한 일본 극우단체원들을 당장 돌려보낼 길이 막힌 것이다.
“최대한 빨리 대구로 호송해야겠군. 일단 체포해!”
김상수 경사가 명령하자 독도경비대원들이 일본 청년들을 간단히 포박했다. 저항할 체력도, 의지도 남아 있지 않은 일군의 일본 청년들을 체포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독도경비대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렇게 된 이상 일본 해상보안청과 해상자위대가 나서기 전에 극우단체원들을 최대한 빨리 뭍으로 호송해야 했다. 그러나 지나간 태풍의 여파가 컸다. 사흘 전부터 해경은 물론 해군 함정들도 동해에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인들을 호송할 수단은 헬리콥터밖에 없었다.
“이런 날씨에 헬기가 뜰 수 있나?”
김상수 경사가 통신기를 개방해 독도경비대장과 통화했다. 경비대장은 독도경비대 막사 상황실에서 감시카메라를 통해 체포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장님! 도경이나 해경에 헬기 지원을 요청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상상태 때문에 헬기는 힘들다고 합니다. 현재 해경 경비구난함들이 세 시간 거리에 있으니 구난함으로 옮기는 게 빠르겠어요.”
한국 정부는 일본 극우단체원들이 시마네현 사카이에서 출발해 오키섬을 거쳐 독도로 오는 여정을 그동안 빠짐없이 감시하고 있었다. 새벽 3시에 이미 한국 해경 경비구난함들이 출항했다. 5001함 삼봉호를 비롯해 해경 구난함 네 척이 5m 가까운 파도를 넘어 달려오고 있었다.
문제는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들도 독도로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해상보안청이 사주한 극우단체원들은 미끼에 지나지 않았다.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들은 이미 출동준비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