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왼쪽)과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 [지호영 기자]
신동아 창간 91주년 스페셜 대담에서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재명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개인적 리스크를 당 전체 리스크로 만들었다”며 “그런 분이 과연 공직에 적합한지 의심스럽다”고 혹평했다.
진 교수는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표를 대표로 만든 것은 대선 때 0.73%포인트 차이로 진 큰 배라 침몰시키기 아까워 일단 그 배에 모두 올라탄 것”이라며 “문제는 그 배에 (사법리스크라는) 큰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법과 성남FC 후원금 의혹 두 사건만으로도 이재명 대표는 정치하기 굉장히 힘들 것”이라며 “선거법은 결정적인 거짓말이 나오면 유죄가 나올 가능성이 있고, 성남FC 사건의 경우 증거들이 지금 막 나오고 있어 피해가기 힘들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민주당이 그 배(이재명 대표)를 타고 과연 총선까지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현재 언론 보도를 보면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법리스크의 현실화 여부에 따라 민주당 상황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내년 초) 출옥해서 다시 정치에 복귀한다 해도 민주당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낙연 전 총리가 돌아오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이재명 체제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될 것 같으면 새로운 세대 인물로 대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후년 총선은 국민의힘에 절대적인 선거”
2024년 총선 전망과 관련, 진중권 교수는 “각 정당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대선 상황의 연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즉 상대 후보가 싫어서 다른 후보를 뽑는 선거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 진 교수는 “지금 (국민의힘과 민주당) 두 당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다”며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국민의힘 존재 근거를 마련해주고 국민의힘 분열이 이재명 대표를 가능케 해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금부터 진지하게 포스트 이재명을 생각해야 된다”며 “여당이 저렇게 못하는 데도 야당 지지율이 올라가지 않는 현 상태로 총선을 치르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교수는 “지금의 체제가 계속 유지될 수 없다면 빨리 끝내고 새로운 젊은 층으로 세대교체를 과감하게 하는 게 훨씬 더 낫다”고 조언했다.김종인 전 위원장은 “내후년 총선은 국민의힘에 절대적인 선거”라며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하면 윤석열 정부 후반기 3년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총선 승리를 위해 총력을 다해야 하는데, 당이 돌아가는 모양으로 봐서는 그런 위기의식이 있는지 상당히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당과 집권 세력은 국민을 상대로 열심히 노력해 국민 지지를 획득하는 것만이 선거를 이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지역이 수도권인데, 지금 야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다고 여당에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바뀌는 것도 필요하지만, 정부에 대한 현재 국민 지지도가 그대로 가서는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를 지지했던 사람이 왜 지금 외면하고 있는지, 무슨 이유로 지지하지 않는지 냉정하게 판단해 국면 전환을 해야 한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데 가장 철저하게 해야 할 분이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의 상황 인식이 철저해야만 모든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동아 창간 91주년 스페셜 ‘김종인-진중권 대담’이 10월 13일 열렸다. [지호영 기자]
구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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