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박은빈요? 지금도 알아가고 있어요
인간에 대해 알고 싶은 게 많아 심리학 전공
진정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말자는 다짐
우영우는 어른의 무게를 아는 사람
한 걸음씩 어제처럼 오늘을, 오늘처럼 내일을
배우 박은빈이 활짝 웃고 있다. [나무액터스]
‘우영우’는 한 번 본 것을 사진 찍듯 외워버리는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지닌 우영우 변호사를 중심으로 매회 새로운 에피소드를 다루는 16부작 미니시리즈다.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 우영우 역을 소화한 박은빈은 “박은빈이 아닌 다른 사람이 연기했다면 ‘우영우’ 신드롬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열연을 펼쳐 대중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박은빈은 1996년 아역배우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26년 동안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만큼 많은 영화와 드라마를 필모그래피에 올렸다. 드라마 ‘스토브리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모’ 등을 통해 아역이 아닌 성인 연기자로서 실력과 스타성을 증명했다. 그 연장선에서 새로운 연기 변신을 꾀한 ‘우영우’는 박은빈을 ‘국민 스타’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점에서 그의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
아역배우가 성인 연기자로 안착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박은빈처럼 아역 때의 이미지를 훌훌 벗고 오롯이 성인 연기자로 스타덤에 오른 경우는 흔치 않다.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박은빈을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만났다.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자리 잡는 데 성공한 비결을 묻자 박은빈은 쑥스러운 듯 웃더니 고민 끝에 답을 내놨다. 단어나 어휘 선택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을 보니 우영우가 아닌 박은빈을 마주한 것이 실감 난다.
나를 직면한 시간
“대학에 다니며 2015년 복수전공을 결심했죠. 그해를 제외하고는 1996년 데뷔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한 것이 저 나름의 자부심이랄까요. 꾸준히 작품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학습했어요. 성공 요인은 그런 성실함과 인내심에 있지 않나 싶어요. 언젠가 연기로 상처 입을 날이 오면 언제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도록 미련을 안 갖고 있었던 것도 오랫동안 연기를 할 수 있었던 힘이 된 것 같아요. 그렇게 한 작품, 한 작품 최선을 다하다 보니 이런 날을 만났죠.”박은빈은 서강대에서 심리학과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했다. 2011년 입학했지만 작품에 지장을 줄 수 없어 휴학을 하다 보니 2017년에야 졸업장을 받았다. 어릴 때부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연기한 그가 연극영화가 아닌 심리학을 전공한 것은 의외다.
“어릴 때부터 연기 생활을 하다 보니 인간에 대한 이해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 마음이 커서 심리학과에 들어갔죠. 타인뿐 아니라 저에 대해서도 알고 싶은 게 많았고, 학문으로서도 심리학이 제가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또 학교생활을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그냥 단일 전공으로 끝내기에는 아까웠어요. 학교의 좋은 시스템을 이용해 신문방송학을 복수 전공했죠. 실제로 학교에서 보낸 시간이 제 배우 인생을 그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개인사적으로도 큰 도움이 됐어요.”
어떤 도움이 됐나요.
“우선 저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됐어요. 항상 캐릭터를 통해 저를 마주했다면 대학 시절에는 저를 직면하는 시간을 보냈기에 저라는 사람과 캐릭터를 구별 지을 수 있게 됐고, 그렇기 때문에 건강한 자아를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우영우’에서 그가 연기한 우영우도 자폐스펙트럼이라는 장애가 있긴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비장애인보다 더 건강하고 따뜻한 자아를 지닌 캐릭터로 평가받는다. 이런 우영우를 매주 만나는 것이 큰 즐거움이자 힐링 자체였다고 말하는 이가 적지 않다.
‘우영우’ 인기가 신드롬급이었어요. 이 드라마 출연 전과 후 어떤 차이가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전과 다름없이 살고 있지만 사인 요청이 많아졌어요. 남녀노소 많은 분이 시청해 주신 것 같아요. 전 연령층을 아울러서 가족이 함께 봤다는 시청자가 많고요. 가족이 같이 보기에 자극적인 부분이 적어 다행인 마음이에요.”
시청률이 이렇게 잘 나올 거라 예상했나요.
“사실 작품성 측면에서는 최대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이지만 대중성 측면에서는 호응해 주실지 미지수였어요. 시청률은 작품이 나가고 대중이 판단할 몫이기에 어떠한 기대도 품지 않았는데 생각 이상으로 초반부터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살짝 무섭기도 했습니다. 왜냐면 신생 채널이라 제작사 측에서도 3%만 나와도 대박이라고 했는데 그걸 훌쩍 뛰어넘어 많은 분이 성원을 보내주신 덕에 더 마음이 무거웠었어요.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끼고요.”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저도 모르겠어요(웃음). 다만 배우로서 생각하기엔 우영우라는 인물이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응원하고 싶은 존재가 됨으로써 저런 사람이 어떻게 세상을 마주하고 나아가는지를 지켜보고 싶으셨던 게 아닐까 합니다. 그런 마음이 모여서 시청률로 나타났다 생각합니다.”
“위선적으로 대하고 싶지 않았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스틸컷. [ENA 채널]
“매주 내용이 바뀌는 에피소드 형식이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새로운 이목을 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어요. 이걸 계속 보게 하려면 우영우를 맡은 제가 정말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극 중 우영우가 얘기했듯이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삶’이라는 걸 말하기 위해서 (보는 분들이) 우영우를 애착해 주시길 바랐어요. 이를 위해 제가 풀어야 하는 큰 숙제가 시청자들을 우영우 편으로 만들고 싶다는 것이었어요. 많은 분이 우영우라는 인물을 통해 자폐스펙트럼을 이해해 보고자 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어요.”
실제로 발달장애인을 만나본 적이 있나요.
“사실 이 얘기는 어디서도 한 적이 없는데, 서너 사람에 관한 단편적인 기억이 있어요. 짧게 말씀드리자면 2012년 대학교 2학년 때 고등학교와 연계해서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체험학습을 했어요. 그때 자폐 학생 한 명을 마주했는데 그림을 되게 좋아하는 친구였어요. 처음엔 제가 소통하려 노력해도 전혀 응해 주지 않았어요.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해결할지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제가 따로 교육받은 게 없어서 소통 방식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교양 선택과목으로 ‘특수교육과 장애인’이라는 수업을 들었어요. 거기서 제 어린 시절을 반추해 보니 초등학교 시절 같은 학급에 발달장애 친구가 있었어요. 그 친구 어머니가 더 기억에 남아요. 제가 학급 회장이었기 때문에 체육시간, 미술시간에 변동 사항이 있으면 그 어머니께 알려드렸어요. 어머니가 자기보다 덩치 큰 아들을 데리고 항상 애틋하게 다니시는 모습이 제 마음에 남아 있었어요. 이제는 연락할 수도 없고 찰나의 인연에 불과하지만 그 이후의 삶이 어떠했을까 간혹 떠오르긴 했어요. 이번 작품을 하면서 그 친구들이 우영우를 알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특수교육과 장애인’을 수강한 것도 제가 모르는 소통 방식을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교수님도 청각장애인이셨어요. 그 교수님 말씀이 ‘장애인을 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봐주면 좋겠다. 왜냐면 부족한, 취약한 점이 있는 만큼 더 열려 있는 감각이 있기 때문에 사람의 가능성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유년기, 청소년기를 거치며 학습했던 태도와 마음 자세가 우영우를 연기할 때 도움이 됐어요.”
담당 PD가 1년을 기다려 섭외했다고 들었어요. 우영우 캐릭터를 받아들이기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알아요. 이유가 뭔가요.
“비난과 비판의 일선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 배우예요. 대본을 보면서 할 수 있을 만한 이야기고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배우로서 그 자리와 연기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어요. 그리고 제가 어떠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함부로 접근해선 안 되는 캐릭터여서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었어요. 저를 왜 그렇게 믿어주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왜 주저하는지 작가님과 감독님에게 솔직하게 말했어요. ‘제가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저는 위선적으로 이 역할을 대하고 싶지 않다’고요. 그랬더니 두 분이 모두 제가 그렇게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이 드라마에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저를 믿어주신다면,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제가 나서서 기대에 부응하게끔 작품을 대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죠.
물론 그렇게 마음먹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어요. 왜냐면 누구에게도 상처 주고 싶지 않은 욕심이 컸던 것 같아요. ‘우영우’라는 작품이, 우영우라는 캐릭터가 자폐아를 대표하거나 대변하는 건 아니기에 우영우를 제외한 많은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인물인지, 또 (남에게) 상처 주지 않는 캐릭터인지는 아직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쉽게 확신할 수 없었거든요.”
별나지만 아름다운 사람
참고한 캐릭터가 있나요.“없어요. 제작진이 레퍼런스를 줬는데 일부러 보지 않았어요.”
연기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뭔가요.
“시간이 충분했더라면 더 많은 걸 체험하고 촬영에 임했을 테지만, ‘연모’ 촬영을 끝내고 ‘우영우’를 준비할 시간이 2주 정도밖에 안 됐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이 우영우란 캐릭터를 독자적으로 고유성 있게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실제 자폐인이나 레퍼런스를 모방하는 길은 최우선으로 배제했어요. 특히 실제 자폐인을 절대 수단으로 삼아 연기해선 안 된다는 도의적 책임을 갖고 그 부분을 가장 조심했어요. 우영우라는 사람이 실제로 존재할 수도 있다는 것을 사람 자체에 초점을 맞춰 봐주시길 바랐어요. 사람에 초점을 맞춰 보면 우영우의 특성뿐만 아니라 극에 나오는 수많은 이상한 사람의 특성을 비교도 하면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극 중 러브라인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도 있었어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불가능이라는 것이 있을까 하는 생각을 품어봤어요. 현실 세계에 있는 것으로만 창작물을 내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 영우는 준호와의 사랑을 통해 이런 사랑을 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줬어요. 이런 사랑이 누군가에게는 이상향일 수도 있고, 비현실적인 희망 사항일 수도 있지만, 서로 진심으로 관심을 갖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포용력을 키우면 우영우가 하는 사랑이 현실에서도 가능하고 존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최애’ 장면을 꼽는다면.
“개인적으로는 외뿔고래에 대한 이야기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메시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넓은 바다에서 헤엄치는 흰고래 무리 속에서 스스로 외뿔고래라는 것을 인정하고, 외뿔고래로서의 삶이 전혀 외롭다거나 고독하다 여기지 않고, 이게 내 삶이니 괜찮다고 얘기하는 우영우의 모습이 말 그대로 이상하고 별나 보이지만 가치 있고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걸 정면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어요. 그 외뿔고래가 나오는 장면이 가장 좋아요.
‘우영우’는 자극적인 소재가 없고 선한 영향을 끼치는 작품이죠. 작품을 고를 때도 이런 면을 기준으로 삼나요.
“자극의 정도를 기준 삼진 않지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지는 고려해요. 제가 도덕성이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순 없으나 적어도 제가 연기하는 이야기가 누군가의 인생에 도움이 될 만한 작품, 보는 분의 삶에 좋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작품에 끌리는 것 같아요. 미디어를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으로서 제게도 윤리적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인간 박은빈 vs 배우 박은빈
박은빈은 스스로 “연기를 좋아하는 배우”라고 평했다. [나무액터스]
“지금요. 평소 관리하는 것에 비해 체력은 좋은 편이라고 자부해요. 그런데 ‘우영우’는 혼신을 다한 작품이라서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로 끝났거든요. 최선을 다해 마무리한 16부작이지만 충전을 많이 못 한 상태로 드라마 촬영을 시작해 심리적 부담이 상당했어요. 그런 상태로 우영우를 마주하고, 또 우영우와 함께 매일 시험 보는 것 같은 기분으로 7개월을 보내고 나니 휴식이 절실히 필요함을 느껴요.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면서 차기작을 검토하고 싶습니다.”
재충전을 어떤 방식으로 하나요.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합니다. 얼마 전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발리로 포상휴가를 갔지만 잘 쉬지 못했어요. 개인적으로 비움의 시간이 비로소 휴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스케줄이 있으면 계속 일하는 느낌이라 저를 비워낼 수 있는 시간을 좋아해요.”
심리학 전공자이니만큼 마음을 잘 다스릴 것 같아요. 평정심을 찾아주는 좌우명이 있나요.
“좌우명은 딱히 없고 가훈이 있어요. 해(태양)처럼 살라는 거예요. 태양에 이런저런 의미를 부여해 밝고 열정적으로 자기 삶을 개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죠.”
인간 박은빈, 배우 박은빈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요.
“인간 박은빈에 대해선 지금 알아가고 있어요(웃음). 개인적 취향을 얘기하자면 저는 이렇다 저렇다 명명되기 싫은 사람인 것 같아요. 굳이 저는 이쪽이 더 좋다, 저쪽이 더 좋다 하는 식으로 저를 국한하고 싶지 않아요. 팬들이 해주시는 말 중에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 말을 참 좋아해요. 저에 대해 저도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한마디로 단정하기 어려워요. 배우 박은빈은 많은 분이 말하듯 연기를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연기 철칙이 있을 법한데요.
“이 작품을 하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진정성 있는 연기였어요. ‘진정성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말자’는 거였어요. 보는 분들이 불편하게 느낄 부분이 있을 거라는 점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의도 자체는 결코, 추호도, 그럴 의심의 여지가 없게끔 저의 진심을 담아 연기했어요.”
어제처럼 오늘을, 오늘처럼 내일을
‘우영우’가 박은빈에게 남긴 건은 뭔가요.“‘우영우’는 제가 도전의 두려움에 맞서게 해준 작품이에요. 영우에게서 배운 게 많아요. 영우를 연기하면서 저보다 더 어른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영우는 어른의 무게를 아는 사람이고, 자신의 영향력을 아는 사람이고, 그 영향력을 좋은 데 쓰려고 합니다. 영우의 씩씩한 용기가 저에게 많은 것을 알려준 것 같아요. ‘낯선 것을 뛰어넘어 해방됐다’고 한 영우의 말 또한 저한테 알려주는 마법의 주문처럼 여겨졌어요. 그래서 앞으로 선택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을 때, 감당할 수 있는 선택을 하는 영우를 떠올릴 것 같아요.”
‘우영우’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들려요. 출연할 건가요.
“사실 시즌2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전달받은 사항이 전혀 없어요.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어요. 제가 이 작품에 출연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여러 고민이 있었듯이, 그 기대에 부응하는 후속작을 선보이는 것은 그 이상의 결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저는 우영우를 최대한 애정하면서 포장해 놓은 상태인데 그 포장을 다시 열어 또 다른 모습을 담으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더 크게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 영우는 앞으로 그 뿌듯함이란 감정을 온전히 느끼고 나서 더 좋은 변호사를 향한 길을 잘 걸을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모습을 상상하는 게 굉장히 행복한 일이에요.”
박은빈은 9월 3일 팬들과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데뷔 후 첫 팬미팅이었다. 팬들과 공식석상에서 처음 대면하는 행사인 만큼 준비에 많은 공을 들였다. 인터뷰 당시 박은빈은 팬미팅 얘기를 하며 아이처럼 해맑게 웃었다. 우영우가 고래 이야기를 할 때처럼.
“사실 촬영이 끝나고 팬미팅을 준비하느라 매우 바빴어요. 오랫동안 제가 하고 싶었던 걸 직접 기획했죠. 생애 첫 팬미팅인 만큼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과정에 각별히 신경 썼어요. 최대한 많은 분을 만나 뵙고 싶어서 초대석, 가족석도 따로 두지 않았죠(웃음).”
박은빈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팬이 많습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요. 앞으로 팬들에게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요.
“우영우를 연기했다고 해서 제 인생이나 삶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진 않아요. 그동안 해왔듯이 어제처럼 오늘을 살고, 오늘처럼 내일을 살고, 그렇게 한발 한발 걸어가는 배우이고 싶습니다.”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방송, 영화, 연극, 뮤지컬 등 대중문화를 좋아하며 인물 인터뷰(INTER+VIEW)를 즐깁니다. 요즘은 팬덤 문화와 부동산, 유통 분야에도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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