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호

K-9은 수출길 연 마중물일 뿐… 韓 기갑 자산 세계로 팔려나간다

“NATO 가입국 모두 한화가 개발한 무기 쓰게끔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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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입력2022-10-07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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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9 자주포는 세계 무기 시장 스테디셀러

    • 동급 최강 성능에 가격은 낮은 K-9

    • K-9 따라 팔린 한화의 탄약과 장약

    • 자주포 운용 돕는 기갑 자산 수출 가능성↑

    • 독일보다 한국이 낫다는 동유럽

    폴란드는 한화의 다연장로켓 K-239 ‘천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아DB]

    폴란드는 한화의 다연장로켓 K-239 ‘천무’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동아DB]

    “포병은 전쟁의 신이다.”

    이오시프 스탈린 전 소비에트연방 서기장이 남긴 말이다. 한국은 미국과 우방이지만, 포병 전력만큼은 이 금언을 따랐다. 625전쟁이 끝나고 난 뒤부터 포병 전력 육성에 집중했다. 포병 전력만큼은 군사력 1, 2위인 미국과 러시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자주포 전력만 비교해 보자. K-9 자주포(K-9)가 전국에 총 1100여 문 배치돼 있다. K-55 자주포도 1200여 문을 운용하고 있다. 둘만 합해도 육군 자주포 전력이 2300문이 넘는다. 미군이 운용하는 M109A6 팔라딘은 1000문 정도에 불과하다. 군필자들이 괜히 한국 국방부를 ‘포방부’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한국군 포병 전력 강화의 중심에는 한화그룹이 있다. 한화디펜스는 한국 육군의 주력 자주포인 K-9 자주곡사포(K-9)를 개발했다. K-9 이전 주력 자주포였던 K55A1도 한화디펜스가 생산한다. 이외에도 K-9의 탄약을 수송하는 K-10 탄약보급장갑차(K-10), K-56 탄약보급장갑차, K-77 사격지휘장갑차(K-77), K105A1 자주포(풍익), 상륙장갑차 KAAV, K-21보병전투차(K-21) 등을 생산한다. 보병전투차는 보병 수송을 주 업무로 하고 대전차전과 대공사격을 제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장갑차다.

    한화그룹의 방위산업 기업은 각종 탄약과 다연장로켓도 생산한다. K-239 천무 다연장로켓(K-239)이 한화 방산의 대표작 중 하나다.

    한화그룹의 무기가 세계 최정상급 포병을 만든 만큼 세계 각국에서도 이들 무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7월 29일 계열사에 흩어진 방산 역량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모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재 개발 중인 국산 차세대 전투기 KF-21의 엔진을 조립생산하는 회사다. 한화그룹의 방산 부문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들이면서 한화디펜스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자회사가 됐다. 한화그룹 방산 본부가 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그룹 방산 역량 집중을 통해 2030년까지 글로벌 10위권 방산업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스테디셀러가 된 K-9

    기동훈련을 하고 있는 K-9 자주곡사포. [동아DB]

    기동훈련을 하고 있는 K-9 자주곡사포. [동아DB]

    한화그룹은 방위산업으로 일가를 이뤘지만 일각에서는 방산을 “돈 먹는 하마”라고 한다. 신무기 개발에는 천문학적 비용을 들지만, 수요가 군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 한국군 외에 추가 매출을 내기 위해서는 해외 수출을 노려야 하지만 쉽지 않다. 미국, 러시아, 중국, 유럽 등 군사 강국들과 기술 경쟁은 물론 가격경쟁까지 벌여야 한다. 따라서 국제 무기 시장에서 한국 무기의 위상은 그리 높지 않았다.

    몇 안 되는 예외가 K-9이었다. K-9은 1999년 시제 차량 생산 때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자랑했다. 미군 주력 자주포인 M109A6 팔라딘이나 영국제 AS-90이 최대사거리가 30㎞대인 반면, K-9은 기본 사거리가 40㎞, 특수탄을 이용하면 52㎞까지 늘어난다.

    K-9은 다른 자주포에 비해 사격 준비 시간도 짧다. 자주포는 사격 지점으로 포신을 돌리는 ‘방렬’을 거쳐야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직접 자주포를 조종해 포신의 위치를 돌려야 했다. K-9은 전자식 사격 및 사격통제장치와 자동장전장치를 갖추고 있어 이 과정이 전부 자동으로 이뤄진다.

    중국이 개발한 PLZ-05 자주곡사포. [Gettyimage]

    중국이 개발한 PLZ-05 자주곡사포. [Gettyimage]

    중국은 자국 자주포 PLZ-05가 K-9보다 앞선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이 공개한 제원만 보면 PLZ-05가 K-9을 앞선다. 특수탄 없이 최대사거리가 50㎞다. 그러나 중국 바깥으로 판매된 이력이 전혀 없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영상을 보면 (PLZ-05는) AS-90에 비해서도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며 “PLZ-05를 사들인 나라가 한 곳도 없는 것을 보면 이미 실전 배치된 타국 자주포에 비해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평도 포격전 승리 주역

    세계 최정상급 성능 덕에 K-9은 이미 방산업계 스테디셀러다. 2017년 2월 핀란드는 1억4600만 유로(약 2000억 원)를 내고 중고 K-9 48문을 사들였다. 이를 보고 에스토니아도 2018년 6월 4600만 유로(640억 원)를 내고 중고 K-9 12문을 구입했다. 노르웨이도 2017년 12월 K-9 24문과 K-10 6대를 수입했다.

    기술이전으로 현지에서 K-9을 생산하는 국가도 있다. 튀르키예가 대표적이다. 2000년 5월 한국과 자주포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1대당 160만 달러, 현지생산 조건으로 계약을 맺었다. 현지 제식 명칭은 T-155프르트나다. 현재 300여 대가 운용 중이다.

    인도도 2017년 3월 K-9 100문의 수입 계약을 맺었다. 기술이전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인도 현지생산 기준 100문에 6억4600만 달러(9000억 원) 규모의 계약이다. 현지 제식 명칭은 K9 Vajra-T. 인도는 올해 1월 K-9 Vajra-T 200대를 추가 주문하기도 했다.

    호주도 지난해 12월 K-9 30문, K-10 15량, 기타 지원 장비 등 1조 원 규모의 무기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역시 현지생산 방식으로 호주 현지 명칭은 ‘AS9 헌츠맨’으로 결정됐다. 이집트도 올해 1월 현지생산 방식으로 2조원 규모의 K-9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이 개발한 PzH2000 자주곡사포는 현존 자주포 중 가장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뉴시스]

    독일이 개발한 PzH2000 자주곡사포는 현존 자주포 중 가장 높은 성능을 자랑한다. [뉴시스]

    K-9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자주포는 현존 최강 자주포라고 하는 독일의 PzH2000뿐이다. 방산업계 및 세계 각 군의 평가에 따르면 K-9은 연사 속도와 탄약 적재량 등의 부분에서 PzH2000에 다소 못 미친다. K-9의 발사 속도는 분당 2~3발. K-9의 개량형 K-9A2는 1분에 4~6발을 쏠 수 있다. PzH2000의 발사 속도는 분당 8~10발에 달한다. 탄약 적재량은 K-9이 48발, PzH2000이 60발이다. 하지만 K-9의 가격경쟁력이 훨씬 낫다. K-9의 판매가격은 1대당 평균 70억 원이다. PzH2000의 1대당 생산가격은 220억 원에 달한다.

    성능은 큰 차이가 없는데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니 K-9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사거리 40㎞ 자주포 중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자주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해외에서 운용 중인 K-9만 600문에 달한다. PzH2000은 독일이 108문을 운용 중이고, 네덜란드·그리스·이탈리아·크로아티아 등 수입국의 PzH2000를 모두 합쳐도 350문가량이다.

    많이 사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실전성이 검증됐다는 의미다. 2010년 10월 연평도 포격전에서도 K-9은 맹활약했다. 기습 상황에서도 K-9 3문이 총 80발을 발사했다. 당시 K-10도 없는 상황이라 장병들은 손으로 탄을 옮기며 사격해야 했다. 이 공격만으로 북한군 포병 진지는 초토화됐다.

    K-10·K-77 폴란드 수출 초읽기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세계 최초로 자동화된 로봇형 탄약운반차다. [한화디펜스]

    K-10 탄약운반장갑차는 세계 최초로 자동화된 로봇형 탄약운반차다. [한화디펜스]

    K-77 사격지휘장갑차는 포병 부대의 지휘 및 사격 통제를 담당한다. [한화디펜스]

    K-77 사격지휘장갑차는 포병 부대의 지휘 및 사격 통제를 담당한다. [한화디펜스]

    K-9의 판매량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8월 26일 폴란드 정부와 K-9과 K-9에 쓰이는 155㎜ 탄약 등을 공급하는 3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잠정 수출 대수는 672문. K-9 수출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이번 계약은 전체 계약 범위 중 일부만 확정한 것이다. 한화 측 관계자는 “이는 1차 계약 물량일 뿐 2차 실행 계약도 앞두고 있어 K-9 등 기타 물품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주포를 운용하려면 탄약보급장갑차와 사격지휘장갑차가 필요하다. 한국군 기준 자주포 6문에 사격지휘장갑차 1량이 필요하다. K-9 1문에는 통상 2~3량의 K-10이 따라붙는다. 폴란드군이 같은 방식으로 K-9 672문을 운용하려면 K-77 112량, K-10은 1344량을 추가로 사들여야 한다.

    폴란드가 탄약보급장갑차와 사격지휘장갑차를 다른 국가에서 들여올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군 관계자는 “K-10과 K-77은 K-9을 위해 최적화된 포격 지원 장갑차”라며 “다른 국가의 포격 지원 장갑차를 사들인다면 개조를 거쳐야 하는데, 이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K-10과 K-77을 수입하는 것이 이득”이라고 밝혔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1차 계약에서 폴란드는 K-9과 탄약만을 수입하기로 했다”며 “아직 K-10이나 K-77 수입에 관한 논의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방산업체 관계자는 “한국군과 똑같은 편제로 운용하지는 않더라도 폴란드도 K-10이나 K-77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집트 등 최근 K-9을 현지생산 방식으로 구매하는 국가들은 한국의 포병 체계를 그대로 옮겨오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폴란드 정부는 앞으로도 한국과 무기 계약을 이어갈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자국 매체와 인터뷰하면서 “군비의 효율성, 인도 속도 등 업계의 이점을 포함해 여러 측면을 고려해 한국에서 무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며 “한국을 제외한 다른 방산 업체는 짧은 시간에 좋은 품질의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주력 자주곡사포 M109A1. K-9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뉴시스]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주력 자주곡사포 M109A1. K-9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 [뉴시스]

    유럽에서 먼 거리가 수출에는 이점

    일각에서는 이번 계약 성사에는 한국의 지리적 이점도 있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거리가 멀기 때문에 완제품 수입이 어렵다. 결국 기술이전을 통한 생산을 하게 되는데, 이를 통해 폴란드 방산업체에는 실력 향상의 기회가 주어진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만약 폴란드가 독일의 PzH2000을 선택했다면 기차로 자주포를 실어 나를 수 있는 거리이니 완제품을 수입하게 됐을 것”이라며 “기술이전 생산을 원하는 폴란드가 완제품 수출을 선호하는 독일제 무기를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영국군 주력 자주곡사포 AS-90. [Gettyimage]

    영국군 주력 자주곡사포 AS-90. [Gettyimage]

    게다가 폴란드는 이미 K-9과 비슷한 자주포 AHS크라프를 쓰고 있다. AHS크라프는 AS-90을 개조해 만든 자주포다. AS-90에서 포의 위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개조가 이뤄졌는데, 포신의 출력을 차체가 견디지 못했다. 당시 폴란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포격 시 차체가 밀리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차체에 균열이 생기기도 했다. 결국 2014년 12월 K-9의 차체 122대를 사들여 AHS크라프를 완성했다. K-9의 차체를 탑재한 AHS크라프는 지금까지도 별문제 없이 운용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K-9를 통해 미국과 영국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2023년부터 영국 기동화력체계(MFP·Mobile Fires Platform) 사업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화디펜스는 신제품인 K-9A2 자주포를 내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K-9A2는 탄약 장전이 완전 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화포탑이 탑재돼 있다. 미국 사거리연장 자주포 사업(ERCA·Extended Range Cannon Artillery)에도 K-9A2의 핵심기술을 제안하는 등 세계 최대 방산 시장 진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의 최종 목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에 널리 국산 무기를 보급하는 것이다. 그 첨병이 K-9이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산업본부장은 “K-9은 전 세계 9개 국가가 사용하는, 가장 높은 기술력이 검증된 자주포 솔루션이며, 특히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K-9 유저 클럽’이 만들어질 정도로 폭넓은 신뢰를 얻고 있다”며 “NATO 가입국이라면 모두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로서의 입지와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미국, 러시아, 유럽 등 방위산업 주요 국가들이 공군력 강화에 집중할 때, 한화를 비롯한 한국 방산업체들은 자주포, 장갑차, 전차 등 육상 자산에 집중해 왔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포병 전력을 보유한 지금은 방산 선진국도 한국의 지상 무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AS-21 도입 가능성 높아

    한화의 다른 무기들도 세계 각국의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방산 매체 ‘디펜스뉴스’ 7월 26일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는 K-239 구입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 국방부 측 관계자는 디펜스뉴스와 인터뷰하면서 “K-239 잠재적 인수 및 현지 공동 개발 등에 대해 한국 측 파트너와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 HIMARS를 구입하려 했으나 미국의 요구사항 등으로 도입이 지체되자 K-239로 눈을 돌린 것이다.

    호주에서는 ‘육군형 보병전투차 도입(LAND400Phase3) 사업’을 놓고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과 경쟁하고 있다. 라인메탈은 독일군 주력 전차 KPz Leopard 2의 주포를 만든 회사다. 한화는 이 사업을 위해 AS-21 레드백 보병전투차(AS-21)를 개발했다. 라인메탈은 KF-41 보병전투차를 내놨다. 성능만 두고 보면 AS-21과 큰 차이는 없다.

    AS-21이 이 사업에 최종 선정되면 호주에 400대의 보병전투차를 공급하게 된다. 장비 도입에만 5조 원, 향후 30년간 유지비용을 합산하면 10조 원 규모의 사업이다.

    보병전투차는 장갑차치고는 가벼운 형태다. 전투보다는 병력 수송을 목적으로 한 무기라 장갑이 상대적으로 얇다. AS-21은 보병전투차라기엔 장갑이 두껍다. 경전차에 가까울 정도다. 이는 호주군의 요청 때문이다.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미군의 M113 보병전투차가 사제폭탄(IED)이나 휴대용 대전차유탄발사기(RPG-7)에 파괴됐다. 같은 보병전투차를 주력으로 사용하는 호주군은 이 같은 상황을 막고자 보병전투차에 전차에 준하는 방호력을 요구했다.

    AS-21은 K-21를 기반으로 개조해 만든 무기다. K-21의 알루미늄 장갑을 강철제 장갑으로 바꿨다. 무거운 갑옷을 입었으니 25t이던 중량은 42t까지 늘었다. 중량이 늘어나 출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K-9의 파워팩(엔진동력전달장치)을 탑재했다. 중량을 줄이기 위해 궤도도 금속이 아닌 고무로 만들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AS-21은 지난해 호주 육군이 주관한 최종 시험 평가에서 방호력과 기동성, 화력 등 분야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도 AS-21이 최종 선정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봤다. 호주 육군이 이미 K-9을 쓰고 있으니 같은 파워팩을 공유하는 AS-21이 현지생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K-9이 다른 무기 수출의 마중물이 된 셈이다.

    2019년 10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9)’에서 공개된 AS-21 ‘레드백(REDBACK)’. [한화디펜스]

    2019년 10월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Seoul ADEX 2019)’에서 공개된 AS-21 ‘레드백(REDBACK)’. [한화디펜스]

    NATO 가입국 모두 한화 무기 쓰는 날 꿈꾼다

    폴란드도 AS-21을 노리고 있다. 한화 측 관계자는 “폴란드 국방부가 AS-21을 기반으로 새로운 중형급 보병전투차를 개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며 “9월 6일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리는 MSPO 전시회 참가를 시작으로 AS-21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화디펜스는 K-9 수출 계약 이행을 위해 올해 안으로 폴란드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미국과 호주에 이은 3번째 해외 지사다. 한화디펜스 측은 “영국 지사 설립도 계획 중”이라며 “전 세계 주요 거점에 영업과 생산을 위한 전진기지를 확보해 글로벌 방산 시장 점유율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방산 수직계열화도 글로벌 방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방안 중 하나다. 나승두 SK증권 애널리스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방산 역량을 집중한) 사업구조 재편은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방위산업 역량을 한데 모아 K-방산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곧 빠른 의사 결정·시행 등 업무 효율화, 수직계열화를 통한 공정·수익성 개선, 사업 대형화와 외형 확장 등의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화는 서방 국가들이 대부분 자사의 무기를 사용하는 미래를 꿈꾼다. 한화 관계자는 “폴란드를 시작으로 유럽 전역, 나아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이 전부 한화의 무기를 쓸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영업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세준 기자

    박세준 기자

    1989년 서울 출생. 2016년부터 동아일보 출판국에 입사. 4년 간 주간동아팀에서 세대 갈등, 젠더 갈등, 노동, 환경, IT, 스타트업,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를 취재했습니다. 2020년 7월부터는 신동아팀 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90년대 생은 아니지만, 그들에 가장 가까운 80년대 생으로 청년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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