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0월호

긴급특집 | 김정은, 공포를 쏘아 올리다

美, 핵우산 제공 포기 北 탱크 서울 입성

北의 南 ‘핵 선제타격’ 시나리오

  • 입력2016-09-22 16:5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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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 22일부터 9월 2일까지 실시된 한미연합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은 그동안의 시나리오와 달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북한의 전면공격이 있을 때 이를 막아내고 역습해 통일을 이룬다는 기존의 ‘작전계획 5027’이 아닌 새로운 작전이 적용됐다. 북한에 대한 우리 군의 선제공격과 김정은 등 북한 핵심 지휘부에 대한 선별적 타격인 이른바 ‘참수작전’이 포함된 새로운 시나리오 ‘작전계획 5015’다.

    2015년부터 시행된 작계 5015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한국군 합동참모본부(합참)가 주도적으로 작전을 지휘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핵무기 등에 대한 선제공격 전략을 담고 있다고 한다.

    북한은 UFG 훈련 첫날 한국에 대한 핵 선제타격을 공언했다. 다음 날 ‘궁극의 핵무기’라 할 수 있는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실험을 단행했다. 이 실험에서 북은 수중사출-점화-방향유도-단분리-대기권 재진입 과정을 성공시키는 기염을 토했다.

    핵탄두가 탑재된 SLBM이 북한의 잠수함에 실전 배치되려면 몇 단계를 더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번 발사 성공은 북한의 핵공격 후 미국이 핵보복 공격을 하면 다시 핵무기로 반격할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한 측면이 있다. 즉, 미국에 공포를 줘서 한국에 핵우산을 씌워줄 수 없게 만드는 효과인 것이다.



    휴전선 부근 北 영공 핵폭발

    이번 UFG를 즈음해 남북한은 서로 간에 선제공격을 언급했다. 선제공격은 과연 어떤 효과와 결과를 가져올까.

    먼저 북한이 핵무기로 선제타격하는 경우를 가상해보자. 아마 북한은 핵무기를 쓰더라도 미국의 핵보복 공격 가능성을 줄이는 틈새를 공략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 영토에 대한 직접적 핵공격보다는 ‘애매모호한 공격’을 선택할 수 있다. 가장 가능성 높은 방식은 핵폭발에 의한 EMP(전자기펄스) 공격이다. EMP 공격은 전자기펄스를 발생시켜 상대의 전자기기를 마비시킨다.

    어느 날 북한 신포항에서 SLBM이 장착된 고래급 잠수함이 사라진다. 핵미사일 한 발을 장착한 이 잠수함이 잠행에 들어가면서 한미연합군엔 비상이 걸린다. 북한군은 이미 전면전 징후를 보이며 모든 전선에서 우리 군을 긴장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미연합군은 선제타격을 결심하지 못한다.

    북한은 SLBM이 아니라 백두산 근처 미사일기지에서 20kt 핵탄두를 장착한 노동미사일을 남쪽으로 발사한다. 이 미사일은 휴전선 북쪽 10km 지점에 있는 북한의 강원도 평강군 평강역 157km 상공에서 폭발한다. 북한은 조선중앙TV를 통해 이를 ‘공중 핵실험’이라고 선포한다. 대개 20kt 위력의 핵탄두는 157km 상공에서 폭발해야 EMP 공격효과가 극대화한다.

    지구 자기장의 효과 때문에 EMP 공격은 폭심(爆心) 북쪽엔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피해는 반달 모양으로 남쪽에서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한국군 제1야전군과 제3야전군 전방 지역의 위성통신장비와 레이더 등이 기능을 잃는다. 치명적인 것은 한국군 포병 레이더가 먹통이 돼 북한군의 포격에 대한 대응사격 정밀도가 급격하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중·러 개입, 미국 주저

    이렇게 북한의 핵공격으로 한국군의 지휘통신이 거의 마비되고 레이더가 기능을 잃게 됐지만 미국은 핵보복을 주저한다. 즉, 한국에 대한 핵우산이 실제론 제공되지 않는 것이다. 공중 핵실험이라고 주장하는 데다 북한 상공에서 폭발이 일어났기에 이것을 공격으로 봐야 할지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 된 것이다. 이렇게 주춤하는 사이에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에 “전 세계가 핵전쟁에 휘말릴 것”이라고 경고한다. 북한 SLBM에 의한 핵공격까지 걱정되는 미국은 결국 핵반격을 하지 않는다.

    미국이 핵보복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북한군은 한국에 대한 전면공격을 개시한다. 준비된 모든 탄도미사일과 300mm 방사포를 발사해 한국군의 전략적 자산을 타격한다.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노동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부산항과 김해공항을 공격한다. 미군이 한국 땅에 못 들어오게 하기 위함이다.

    또한 스커드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을 이용해 대구공항, 포항공항, 군산공항은 물론, 고리원전, 울진원전, 월성원전, 영광원전과 각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대형 송전탑을 공격한다. 한국 전역에 전기공급을 마비시키려는 의도다. 사드는 열심히 요격에 나서지만, 수량과 사정거리의 한계로 대구공항, 예천공항, 포항공항, 월성원전 송전탑, 고리원전 송전탑 정도만 지킬 수 있었다.

    북은 또 사정거리 200km가 넘는 300mm 방사포, 스커드미사일, KN-02 단거리미사일로  중부지역 공군기지를 타격한다. 이 공격으로 오산·수원·원주·강릉·청주·충주·서산기지의 활주로가 손상을 입어 전투기가 제대로 이륙할 수 없게 된다. EMP 공격으로 PAC-3 요격미사일의 레이더가 작동하지 않아 단거리 탄도미사일 공격을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었다.

    북한군 포병은 서울 북쪽의 갱도진지에 340여 문의 장사정포를 숨겨놓고 있는데, 이 포들을 꺼내 서울을 공격한다. 1회 사격에 4200여 발의 포탄이 서울로 날아온다. 하지만 한국군은 북한의 EMP 공격으로 대(對)포병 레이더가 마비되고 통신은 두절돼 조직적 대응사격을 할 수 없다. 기존에 계획된 표적으로 무작정 대응사격을 할 뿐이다. 애초 계획은, 초탄은 맞더라도 포병의 대응사격과 공군의 폭격으로 2탄부터는 기하급수적으로 감소시킨다는 것이었으나, 단 한 방의 EMP 공격으로 그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수도권은 초토화한다.

    한국 공군이 마비된 상태에서 미군 항공모함 1척과 주일 미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북한군 전투기들과 공중전을 벌이게 된다. 미군 전투기들은 제한적인 폭격임무를 수행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전쟁 징후로 인해 미 7함대의 로널드레이건 항공모함 전단은 동해상에 진출해 있었다. 동해 수중에는 156발의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착된 오하이오급 잠수함 1척이 대기 중이다.


    특수부대의 핵물질 탈취

    첫날 밤 미군 그린베레를 중심으로 한 한미연합 특수부대원들은 한국군 특전사령관의 지휘를 받아 영변의 핵물질 확보에 나섰다. MC-130 특수수송기를 타고 침투한 특수부대원들은 핵물질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북한군 수천 명에게 포위된다. 이때 한국군 해병대가 2016년 초 창단한 신속기동부대 스파르탄3000이 북한 청천강 하구에 상륙하고 영변에 공중 강습해 특수부대의 탈출을 돕는다. 핵물질을 가진 특수부대원들은 스파르탄3000의 도움으로 CV-22오스프리 수직이착륙기를 타고 탈출에 성공한다.

    한미연합 공군은 북한군의 신경조직을 하나하나 끊어 북한군 지휘부의 명령이 전투부대까지 하달되지 못하게 만들어간다. 북한군은 군사반란을 막기 위해 모든 전투부대에 정치장교를 뒀다. 정치장교가 명령을 승인해야 지휘관은 부대가 움직일 수 있다. 정치장교가 상부 명령 없이 자율적 판단으로 승인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통신이 마비돼 상부 명령이 전파되지 않자 북한군 곳곳에서 지휘관과 정치장교가 충돌한다. 내분이 발생하거나 아예 기동하지 않는 사태가 속출한다.

    북한에 상륙하기 위해 미군 제3해병원정단이 포항에 집결하고 한국 해병 1사단이 상륙함에 장비를 탑재하기 시작한다. 상륙 예상지점인 평양북쪽의 425훈련소, 강원도의 806훈련소, 함경남도의 108훈련소 등 북한군 군단급 기계화부대들은 한미연합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전방으로 전진하지 못한다.

    그러자 전연 4개 북한군 군단의 공격은 무뎌지고 한국군 철책사단들에 격파되기 시작한다. 사전배치전단의 신속한 하역 덕분에 개전 5일 후 미군은 주한미군 2사단과 더불어 5개의 기갑여단을 전방에 집결시킨다. 한국군 제7기동군단은 휘하의 수도기계화사단과 20사단에 더해 다른 군단에 있던 8사단, 11사단, 26사단 등 기계화사단을 인계받아 부대를 확대 편성한 뒤 북진을 개시한다.



    중국군, 美와 충돌에 부담

    미군 2사단과 5개 기갑여단, 한국군 5개 기계화사단은 북한군을 포위 섬멸하지 않고 그대로 치고 지나간다. 그 뒤를 따라가며 북한군을 소탕하는 것은 9사단과 5개 동원사단이다. 개전 수일 후 동원예비군을 보충받아 병력 피해를 복구한 전방의 11개 철책사단도 북쪽으로 진격한다. 상부의 명령이 제대로 하달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전연 4개 군단이 뚫리니 북한군은 패잔병 상태가 되어 도미노처럼 무너진다. 마치 6·25 때 인천상륙작전 후 전의를 상실하고 패주하는 상황과 같다.

    김정은의 행방에 대한 북한 주민의 신고가 급증한다. F-22와 B-2 등 미군 스텔스기들은 지속적으로 북한 후방을 폭격해 북한군의 공포감을 극대화한다. 개전 12일 만에 20사단이 북한 대동강에 도착한다. 북한군 최정예 평양방어사령부 병력들은 대동강의 다리를 모두 폭파해 20사단의 도하를 저지한다.

    공병이 도착해 다리를 놓으려면 제법 시간이 걸리고 피해도 급증한다. 그러나 20사단은 대동강 도착과 동시에 쉴 틈을 주지 않고 공군과 7군단 포병의 폭격 지원 속에 K-21 전투장갑차 180대와 K-2 흑표전차 150대로 하여금 스스로 대동강을 건너게 한다. K-21 장갑차는 튜브가 장착돼 스스로 항해할 수 있다. K-2  흑표전차는 대동강의 수심에 맞춰 수심 6m까지 수중 주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애초 K-21 장갑차와 K-2 흑표전차는 대동강 도강을 위해 그렇게 설계한 것인데 드디어 빛을 발한다.

    대동강을 건넌 20사단의 300대가 넘는 기갑장비가 대동강 이북에서 평양방어사령부와 전투를 벌이는 동안, 공병의 도움을 받아 강을 건넌 7군단의 모든 기계화사단과 미군들이 합류한다. 중과부적을 느낀 북한군은 전의를 상실해 투항하고 군은 개전 15일 만에 평양의 대부분을 장악한다.

    러시아는 개전 초부터 한미연합군의 선제공격을 비난하지만, 이는 수사(修辭) 수준에 그친다. 반면, 중국은 북부전구 소속의 39집단군을 압록강 북쪽에 집결시키고 최강 전력인 38집단군의 이동도 완료한다. 압록강을 건너 북한으로 바로 진격할 태세를 갖춘 것이다. 더불어 중국은 자신이 선포한 방공식별구역 내로 한미연합공군의 전투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지속적으로 경고한다. 중국군 북해함대의 군함들은 서해 중부와 발해만 입구에 포진한다. 중국군 동해함대의 구축함들은 제주도 서쪽 해상까지 올라와 한미연합 해군과 공군의 활동을 압박한다.

    그러나 중국은 미군과 직접 군사적으로 충돌하는 데 부담을 느낀다. 중국은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주저하게 된다. 이는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할 때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지 못한 상황과 유사하다.



    ‘선제공격’이 운명 결정

    이상의 내용은 ‘북한의 핵 선제공격으로 인한 최악의 시나리오’ 및 ‘한미의 선제공격으로 인한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할 수 있다. 선제공격은 그 최악과 최상의 가능성을 크게 증대하는 결정적 요인이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그 투발수단이 다종화해 있다면, 실전에선 기존의 역습개념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선제 공격을 당하는 한국 측 피해가 너무 커지기 때문이다.

    만약 한미가 북한을 선제공격한다면, 그 선제공격은 북한의 핵무기와 지휘부, 재래식 무기들에 대한 동시 선제타격이어야 북한의 반격으로 인한 수도권의 희생을 줄일 수 있다. 이 부분은 국제법적 논란의 소지가 있지만, 자위권 차원의 예방적 선제공격의 범위를 미국과 함께 사전 협의해놓는다면 충분히 도덕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선제공격이든 역습이든 미군의 신속한 증원이 중요한데, 사드는 미군 증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을 어느 정도 방어해냄으로써 한미연합군의 전쟁수행 능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고 이 핵무기로 선제공격하겠다고 공언한  이상, 북한에 대한 군사적 대비 태세에 이견이 있어서는 안 된다. 북한 핵무기의 외교적 목표는 미국이지만, 현실적 목표는 한국임을 잊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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