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0월호

렌즈로 본 세상

香의 지휘자, 조향사

향기, 추억이 되다

  • | 글·사진 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

    입력2018-09-23 09:00:01

  • 글자크기 설정 닫기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는 ‘향기의 비밀’이 숨어 있다. 작가는 어느 겨울날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를 한입 베어 물다, 어린 시절 숙모가 만들어준 마들렌의 향기를 떠올린다. 장장 4000페이지에 달하는 대작은 그렇게 시작됐다. 아침에 눈을 떠 다시 잠자리에 들기까지, 우리는 하루 종일 향기에 둘러싸인 채 추억을 만든다. 의식 저 깊은 곳에 잠들어 있던 기억이 어느 날 ‘툭’하고 고개를 내민다면, 어김없이 그곳엔 ‘그때의’ 향기가 있다. 고대부터 영혼을 치유하고 근심을 덜어주는 신성한 물질로 여겨져온 향수. 미세한 차이로 각양각색의 추억을 선물해주는 ‘조향사’는 향의 지휘자이자 일상의 마술사다.  

    포르투갈의 전통 타일을 뜻하는 ‘아줄레주’ 향수 공방을 운영하는 이수빈 씨.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 서울 성산동에 공방을 열었다.

    포르투갈의 전통 타일을 뜻하는 ‘아줄레주’ 향수 공방을 운영하는 이수빈 씨.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꿈을 찾아 서울 성산동에 공방을 열었다.

    종로구 통의동 ‘살롱드느바에’는 손님들에게 개인 맞춤형 향수 체험을 제공한다.

    종로구 통의동 ‘살롱드느바에’는 손님들에게 개인 맞춤형 향수 체험을 제공한다.

    여러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듯 조향사는 각각의 향료를 치밀하게 배합해 최고의 향을 만들어낸다.

    여러 악기가 한데 어우러져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듯 조향사는 각각의 향료를 치밀하게 배합해 최고의 향을 만들어낸다.

    천연 향료는 자연스럽지만 섬세한 표현이 힘들고 외부 환경에 취약하다. 안정적인 배합이 가능한 인공 향료를 적절히 섞어 최상의 컨디션을 찾아내는 게 조향사의 역할이다.

    천연 향료는 자연스럽지만 섬세한 표현이 힘들고 외부 환경에 취약하다. 안정적인 배합이 가능한 인공 향료를 적절히 섞어 최상의 컨디션을 찾아내는 게 조향사의 역할이다.

    국내 대표적인 조향 교육기관 ‘센토리’.

    국내 대표적인 조향 교육기관 ‘센토리’.

    향수공방 ‘살롱드느바에’에 비치돼 있는 2017년산 향수. 프랑스 파리에서 론칭했으며 동양적인 은은한 향기가 매력적이다.

    향수공방 ‘살롱드느바에’에 비치돼 있는 2017년산 향수. 프랑스 파리에서 론칭했으며 동양적인 은은한 향기가 매력적이다.

    향수 공방 체험자들이 직접 만든 방향제와 향수 스틱.

    향수 공방 체험자들이 직접 만든 방향제와 향수 스틱.

    향을 구분하고 판별하는 능력과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좋은 조향사가 될 수 있다.

    향을 구분하고 판별하는 능력과 이를 표현하는 능력이 뛰어나야 좋은 조향사가 될 수 있다.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