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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후순위 대출 경영권 개입 논란

골프장에 물린 저축은행

  • 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무리한 후순위 대출 경영권 개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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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빅토리아골프장 vs 세람저축은행
  • ● 1순위 채권자 경매 신청에 법정관리 신청
  • ● 금감원 “문제 확인되면 조사하겠다”
무리한 후순위 대출 경영권 개입 논란
3월 27일 오전 11시, 경기 여주의 빅토리아골프장 클럽하우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카운터를 둘러싼 채 출입문을 잠가버리자 밖에 있던 골프장 대표 및 직원들이 고성을 지르며 클럽하우스 출입문을 강제로 열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들이 클럽하우스에 진입하자 서로 뒤엉키며 육탄전이 벌어졌다. 예약한 손님들은 멀찍이서 이 상황을 바라보며 당혹스러워했다. 이는 지난해 부도 처리된 골프장의 운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진 다툼이었다.

한때 골프장은 저축은행의 좋은 투자처였다. 골프가 대중화하면서 골프장 수익이 늘어난 것은 물론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안정적인 ‘캐시 카우’ 구실을 했다. 골프장에 대출해주면 부킹이 쉽다는 점도 이점이었다.

‘현금알’ 낳는 거위는 옛말

이 때문에 많은 중소 저축은행이 공동판매회사(신디케이트)를 설립해 골프장에 대출을 해줬다. 그러다보니 담보가 충분하지 않은 부실 골프장에도 대출해주는 경우가 있었다. 한 메이저 저축은행은 2010년 ‘가압류, 압류, 근저당설정권 등 선순위가 있어 대출받기 쉽지 않은 골프장에 담보별 평가금액의 60~80%까지 대출해준다’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골프장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골프장에 투자하는 저축은행이 줄고 있다. 골프장이 기존 대출을 상환하지 못한 채 부도가 나면 후순위 대출을 갚기 어렵기 때문에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다.

2009년 빅토리아골프장은 1순위 국민은행의 대출이 140여억 원 있는 상황에서 세람저축은행에서 추가로 70억 원의 대출을 받았다. 세람저축은행은 1983년 설립돼 경기 이천 지역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자산 6000억 원 규모의 저축은행이다. 현재 세람저축은행의 빅토리아골프장 대출 금액은 총 110억 원이다.

후순위채권은 금리가 높지만 담보가 경매로 넘어갈 경우 담보가치가 낮게 평가되면 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다. 9홀 퍼블릭으로 운영되는 빅토리아골프장 당시 자산가치는 300억여 원 수준. 만약 부도난 후 경매가 한 차례 이상 유찰돼 입찰가가 30% 이상 떨어지면 후순위 원금을 보장받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이때 세람저축은행은 빅토리아골프장과 ‘사업운영권 양도양수계약서’를 썼다. 이 계약은 “빅토리아골프장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골프장 사업운영권에 대한 권리를 세람저축은행이 행사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즉 골프장 운영권을 대출 담보로 삼은 것이다.

왜 세람저축은행 측은 부동산 등 정상적인 담보가 아닌 골프장 운영권을 담보로 대출해준 것일까.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골프장 경기가 좋았기 때문에 세람저축은행은 1순위 대출이 있다는 위험부담을 안고 대규모 대출을 해줬다. 그러면서도 불안했기 때문에 사업운영권에 대한 양도양수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즉 충분하지 않은 담보에 무리하게 대출을 해주다보니 이러한 이례적인 계약을 했다는 것.

금산분리법 위배했나

이에 대해 세람저축은행 측은 “저축은행이 골프장에 투자할 때 관행적으로 사업권을 담보로 잡기도 한다. 부도나면 재산을 확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 어차피 우리가 골프장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것도 아니므로 별문제 없는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계약을 체결했던 빅토리아골프장의 전 회장도 “B, S 등 다른 메이저 저축은행 역시 다른 골프장에 대출해주면서 유사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안다. 주권 양도를 서류로만 받아놓는 것이지 세람저축은행에 권한은 없다. 담보가 모자라 맺은 형식적인 계약이다. 어차피 금산분리법 때문에 저축은행은 사업을 운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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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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