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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투쟁’ 전교조, 칼날 위에 서다

  • 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강경투쟁’ 전교조, 칼날 위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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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투쟁’ 전교조, 칼날 위에 서다

공교육 정상화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는 전교조 교사들

이렇듯 각계에서 쏟아지는 비난을 전교조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 전교조 관계자는 “전교조 내부에서도 그간 지나치게 강성 기조를 고집한 데 대한 반성이 일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전교조는 4월9일 성명을 통해 “그동안 대화가 아닌 투쟁 일변도로 나가지 않았는지 반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교육계의 ‘약자’인 전교조로서는 집단행동으로 투쟁하지 않으면 학교장이나 교육관료들이 콧방귀도 뀌지 않는다는 항변도 있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의 말.

“교사가 학교장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학교장이 구두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해놓고도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너무나 많았다. 그래서 증거를 남겨두기 위해 서면 사과를 받아온 것이다. 단체협약은 교육청과의 약속이고 문서로 증거를 확실하게 남겼는데도 교육 현장에는 이를 지키지 않는 교장들이 적지 않다. 하물며 구두 약속 정도야 안 지키면 그만인 게 현실이다.”

그는 또 “교육관료들이 의도적으로 전교조를 싸움꾼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령 올해 말 시행 예정이던 교육행정정보시스템을 새 교육부총리가 취임하자마자 밀어붙여 전교조를 당혹스럽게 했고, 게다가 전면 시행이라는 초강수를 두니 ‘파업(10만명 연가투쟁)’이라는 초강수로 맞대응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교장 선출 보직제 실현을 위한 교육연대 대표이자 전교조 정책국장을 지낸 김대유 교사는 “모든 노동조합이 이익집단이듯 전교조 또한 정치적 성향의 이익집단”이라며 “하지만 여느 노조와 달리 전교조는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쟁의 방식이 강성이냐 연성이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보다 중요한 건 투쟁의 목적이다. 지금의 전교조는 ‘반대’ ‘저지’ 같은 투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호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대안을 제시하는 투쟁을 한다면, 즉 투쟁의 부가가치가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의 부가가치로 나타난다면 어떤 강경투쟁을 벌이더라도 국민적 호응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즉 교육개방 저지나 교육행정정보시스템 반대 투쟁이 아니라 교장 선출 보직제(각 학교별로 일정 자격을 가진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장을 직접 뽑는 것)나 학내 학부모회, 교사회 등의 법제화 추진과 같은 교육 현장의 민주화에 기여할 수 있는 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최선희 사무처장은 “‘전교조 죽이기’식의 언론 보도에 학부모들이 부화뇌동하면 안 된다. 전교조에서 벌이는 투쟁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이해하고 나서 가치 판단을 내려야 한다. 잘못된 부분이 있을 경우 ‘가슴’이 아닌 ‘머리’로 따끔하게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분차·세대차 갈등

한편 교육계 일각에서는 서승목 교장 사건이 이미 곪을 대로 곪은 우리 교육현장의 구조적 모순이 폭발한 것으로 바라본다.

이 사건의 발단은 학교내 약자인 기간제 여교사와 학교장·교감과의 갈등이었다. 그동안 교장은 ‘제왕’이라 불릴 만큼 권력을 누려왔다. 요즘은 학교 경영이 상당히 투명해져 대부분의 현안들이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결정된다고 하지만, 아직도 학교내 최고 실권자는 교장임에 틀림없다. 서울 S초등학교 운영위원인 학부모 김미정씨는 “운영위원회를 다녀올 때마다 학교장의 권한이 얼마나 큰 것인지 실감한다”며 “교장, 교감선생님 앞에서 결제를 받으려고 서 있는 교사들이 가련해 보이기까지 했다”고 말한다.

교사들이 그럴진대 하물며 비정규직인 기간제 교사는 신분 불안 때문에 학교 안에서 가장 약자일 수밖에 없다. 재계약과 해고 등 임용에 관한 모든 권한을 교육청이 아닌 학교장이 갖고 있다보니 늘 교장의 눈치를 봐야 한다. 또한 정식 교직원이 아니기 때문에 전교조나 한국교총 등 교원단체에 가입할 수도 없는 처지다.

‘수고하는 기간제 교사들을 위한 카페’(cafe.daum.net/giganje), ‘전국 기간제교사 모임’(cafe.daum.net/giganj edamoim) 같은 게시판과 교육청 홈페이지 게시판 등에 기간제 교사들이 올린 글과 2002년 전교조에서 실시한 비정규직 실태보고서 등을 보면 상당수 기간제 교사들이 각종 잡무 부여 등의 부당한 근무조건 강요, 연가 불인정, 퇴직금 미지급 등 차별대우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기간제 교사가 젊은 여성인 경우 차 접대 같은 성차별적 업무가 주어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간제 교사들도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를 잠시 머무는 곳쯤으로 여기고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등 다른 일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으로 교수의 질을 높이기 힘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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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지은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smil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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