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부터 이렇게 기죽이는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영어학습은 대단한 것이니 너희들은 영어를 얕잡아볼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는 것인가. 아니면 아예 가족들과 이별하고 출가해 계룡산 자락에 들어가서 입산 수도를 해야 영어가 정복된다고 말하려는 것일까. 절대 아니다. 오히려 정복하겠다는 의지를 버리라는 것이다.
영어는 언어이다. 언어는 생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언어는 정복하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이다. 모국어와 대비해서 50% 정도의 영어 구사 능력을 가지려면 자신이 한국어에 노출되어 있는 시간의 50% 이상을 영어로 활동하고 숨쉬어야 한다. 이렇게 힘든 영어를 3개월, 아니 1년 공부한다고 해서 정복될 수 있겠는가. 내 대답은 절대 ‘NO’이다. 그럼 도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해답은 ‘같이 산다’는 말에 있다.
현실적으로 영어와 같이 살 수 없는 우리들에게 ‘영어와 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또 무엇인가. 어떻게 해야 영어로 생활할 수 있는가. 여기서 잠깐 다른 얘기로 넘어가 보자.
우리는 이봉주 선수를 잘 알고 있다. 마라톤으로 세계 대회를 여러 번 휩쓴 이봉주 선수는 흔히 인내의 화신으로 불린다. 마라톤이라는 종목 자체가 표방하는 미덕이 바로 인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자. 이봉주 선수가 과연 인내 하나로, 혹은 날렵하고 가벼운 몸과 거대한 심장만으로 40km가 넘는 구간을 완주할 수 있었을까. 또 그 어려운 선수생활을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우리가 간과하는 무언가가 있다. 그는 체질적으로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달리기를 좋아하지 않고 어떻게 인내와 체격조건만으로 그 먼 거리를 뛸 수 있겠는가.
영어는 정복이 아닌 공생하는 것
영어는 마라톤이다. 이 영어 마라톤에서 체력, 체격, 인내 등은 필요조건에 불과하다. 이 영어 마라톤을 끝까지 뛰게 하는 힘은 애정이다. 소위 영어로 먹고산다는 유명강사에게 영어공부 성공비결을 물어보면 백발백중 나오는 말이 ‘좋아했다’다. 제쳐놓았던 영어공부를 다시 시작하려면, 정말 원하는 영어 실력을 얻으려면 인내나 결심만 가지고는 안되고, 무엇보다도 영어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영어와 같이 살 수 있고 끝까지 뛸 수 있다. 그런데 ‘영어에 매력을 못 느끼는 걸 어떻게 하냐’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지금부터 영어에 재미를 붙일 수 있는 세 가지 방법과 두 가지의 팁을 제시한다.
1. Sound is a lot of fun(소리는 즐겁다)!
이름만 대면 아는 모 유명 야구 선수가 미국에 처음 갔을 때다. 투수인 이 선수를 지켜보던 코치의 평이 ‘컨츠로울 요r-모우션’이었다. 그래서 이 선수는 열심히 ‘모우션’을 연습했다. 그런데 코치가 와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What are you doing(지금 무엇을 하는 거요)?’ 하더란다. 그래서 ‘What are you talking about(당신이야말로 무슨 소릴 하시는 거요)?’이라고 했더니 코치가 ‘I said EMOTION not MOTION!’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니까 코치가 한 말은 ‘Control your motion(모션을 조절하라)’이 아니라 ‘Control your emtion(감정을 조절하라)’이었던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