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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강좌

인기 영어강사 문단열의 신바람 영어학습법

노래하고 춤추며 소리를 느껴라!

  • 글: 문단열 EBS ‘잉글리시 카페’ 진행자·영어강사 encamoon@hanmail.net

인기 영어강사 문단열의 신바람 영어학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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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영어강사 문단열의 신바람 영어학습법
어째서 이런 일이 생길까. 그가 알고 있던, 아니 우리 모두가 알고 있던 ‘감정’이란 뜻인 ‘emotion’의 발음이 처음부터 틀려 있었기 때문이다. 우린 이 단어의 발음을 ‘이모우션’으로 알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전적인 발음이다. 맨앞의 ‘이’ 발음이 강세를 받지 못해 엄청나게 약화된데다, 이 콩알만한 ‘이’마저 앞에서 넘어오는 발음에 쓸려 거의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어떤 모음이든 강세를 받지 못했을 때는 턱없이 소리가 약해지는 현상에 대해 우리는 전혀 배우지 못했다. 그런 발음으로 우리는 영어를 들어본 적도, 말해본 적도 없다. 위의 일화가 재미있는가? 당연하다. 그건 소리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소리라는 매개체를 통해 영어를 들여다보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어려운 발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음을 제대로 발음해 보기 바란다.

He lives on the fifth street(그는 5번가에 산다).

‘버터 발음’과 별로 친하지 않다면 십중팔구 다음과 같이 발음할 것이다.



‘히 리브즈 온 더 피프쓰 스트리트’

일단 이 ‘민족적’ 발음을 좀 국제화하려면 다음과 같은 원칙을 환기해야 한다. 영어에서는 자음과 자음을 연이어 하는 발음을 가급적 피하고 싶어한다. 예컨대 우리말 발음으로야 ‘으’소리를 다 붙여 ‘피프쓰 스트리트’이지만 영어 스펠링을 보면 ‘fifth street’로 두꺼운 글자로 표시된 곳은 자음만 있다. 이곳을 목소리 한번 울리지 않고 처리해야 되는데, 이를 악물고 발음한다면 모르지만 일상생활의 대화에서 후루룩 발음하는 것은 아무리 원어민이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들도 발음을 생략하는 편법을 구사하는데, 원칙이 재미있다. 일단 ‘s는 깡패다’라고 생각하면 쉽다. s는 앞뒤로 오는 시시한 자음(여기서 시시하다는 것은 원어민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발음하기 힘든 자음들을 말한다. 예를 들면 [th] [f] 등이다)들은 가차없이 탈락시킬 수 있다. 그래서 ‘the fifth street’의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발음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아래의 발음이 모두 가능하다.

(1) The fifth street : 모두 제대로 발음된 경우. (2) The fif-t-street : [th] 발음을 살짝 [t] 정도로 하고 넘어간 경우. (3) The fi-t-street : [f]마저 탈락된 경우. 말이 빠른 사람들에게 다반사로 볼 수 있다. ‘fit 스츠리잇’으로 발음한다.

결국 그들도 어려운 발음은 이렇게 편법으로 비켜간다. 중학교 시절 이 사이로 나온 혀를 보여주시면서 [th]발음은 꼭 혀를 내밀고 하는 것이라고 선생님이 말씀하실 때 ‘참 신기하기도 하지. 미국인들은 이 어려운 발음을 항상 하고 산다니’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들도 이렇게 어려운 발음이 중복되어 나올 땐 어쩔 도리가 없다.

사실 소리는 즐거운 것이다.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때 소리를 낸다. 첫째, 외로우면 소리를 낸다. 이성을 유혹하는 소리들이 그것이다. 둘째, 기쁘거나 슬프면 소리를 낸다. 소리를 냄으로써 내면의 감정상태를 밖으로 표출하고 그러면서 기쁨을 배로 만들고 슬픔을 반감시킨다. 셋째, 아파도 소리를 낸다. 소리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려고 한다. 이처럼 소리를 만들어내는 현상은 즐거운 행위 또는 고통을 경감시키는 행위다. 소리는 좋은 것이다. 영어를 배울 때도 그렇다. 소리를 통해 공부하면 영어를 즐길 수 있다. 글자라는 상징체계는 일단 잊어버리자.

들리는 대로 말하라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소리로 하는 공부와 친해지는가? 여기엔 지켜야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들리는 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강연회에 가서 ‘I should have done it(그렇게 했어야 했어)’이라고 써놓고 ‘아 슈러더닛’이라고 말한 후 따라하라고 말하면 하나같이 ‘아이슈드 해브 던 잇’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뱅쿄 시나케레바 나라나이’라고 말한 후 따라하라고 했다. 그랬더니 모두 거짓말처럼 정확히 따라했다. 뒤의 말은 일어로 ‘공부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일어를 알아서 따라한 것은 아니다. 아니 오히려 몰라서 제대로 따라할 수 있었다. 우리는 자라면서 배워온 잘못된 발음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올바른 발음을 들어도 따라하지 않고 심지어 거부하기도 한다. ‘죽은 영어를 살리는 새로운 여정’의 첫걸음은 소리를 즐기는 것이고 소리와 친해지는 첫 단계는 소리를 들리는 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앞 문장에서 ‘have’는 [어v]로 약화되고 다시 자음 [d]를 만나 [어v]의 [v]가 탈락한다. ‘should have’의 회화적 발음은 [슈러v] 혹은 [슈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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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문단열 EBS ‘잉글리시 카페’ 진행자·영어강사 encam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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