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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 기자, 노트북을 열다

열린우리당, 농협과 임대계약 않고 입주

  • 글: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열린우리당, 농협과 임대계약 않고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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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굳이 공판장을 당사로 택한 이유는 당의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누추한 곳에서 ‘저비용 정치’를 실천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국민에게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취지를 십분 이해하더라도 공판장으로의 당사 이전이 지나치게 작위적이어서 ‘이미지 조작’ 논란을 부르고 있다.

열린우리당 당사가 된 공판장 외부는 1970년대 지어진 건물 그대로여서 누추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측은 공판장 내부를 대대적으로 공사를 벌여 말끔히 수리했다. 공판장 내부는 서울 여느 사무실 못지않게 깔끔하게 단장돼 있다.

공사를 맡은 삼성홈E&C 관계자는 “전등, 배선, 유리, 벽, 도색, 통신, 기타 편의시설 등 모두 새로 공사했으며 공사비는 사후정산해 봐야 정확한 금액을 알겠지만 사후정산해 봐야 정확한 금액을 알겠지만 2억 원 정도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CI업체가 맡은 인테리어 비용은 별도”라고 한다.

“도심흉물, 철거도 못 하게 해”

열린우리당은 당사 이전에 대해 “재래시장 안으로 직접 들어가 ‘서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홍보했다. 실제로 농협 공판장 맞은편엔 청과물시장이 있다.



그러나 공판장 주변 주민들은 열린우리당의 공판장 입주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서민 속으로’ 들어가는 ‘이미지’를 홍보하기 위해 오히려 서민의 주거환경 개선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판장 주변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문기사 스크랩’을 내보이면서 열린우리당에 불만을 터뜨렸다.

“농협 공판장이 운영되는 동안 주변 주민들은 청과물이 썩는 악취로 큰 고통을 받아왔다. TV 고발프로그램에도 소개됐다. 지금의 낡은 공판장 건물은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도시 미관을 크게 해치는 흉물이다. 주민들은 하루빨리 이 지긋지긋한 건물이 철거되기를 원한다. 이 건물을 헐고 대형 할인점, 주상복합 등 현대식 상권으로 재개발된다는 안도 나오고 있어 주민들의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난데없이 열린우리당이 입주해 공판장 건물 철거가 무기한 연기돼 실망하는 사람이 많다.”

공판장 주변 모 회사 간부는 “‘영등포구청이 공판장 부지를 사들인 뒤 공판장 건물을 헐고 공원 조성을 검토중’이라는 얘기를 공무원에게 직접 들었다. 공원은 이 지역 주민에겐 정말 필요한 시설이다. 열린우리당이 왜 하필 도심의 흉물에 입주해 지역발전에 장애가 되느냐”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도 “열린우리당이 입주하지 않았다면 농협은 공판장 부지를 팔거나 재개발을 추진했을 것이다. 구청이 부지 매입을 검토한다는 얘기는 우리도 들었다”고 말했다.

농협 공판장은 애초부터 사무공간으로 쓰기엔 적당치 않은 건물이므로 열린우리당 사람들도 많은 불편을 느끼게 될 것이다.

신동아 200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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