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의 인생 지도 게일 쉬히 지음 / 형선호 옮김 오늘날의 쉰 살은 예전의 마흔 살에 해당한다. 이제 전통적인 역할과 책임에 얽매이지 않는 관점과 사고로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한다. 그것이 ‘두 번째 성인기’다. 저자는 먼저 남자의 폐경기를 솔직히 받아들이라고 주문한다. 단순히 직장을 잃거나 가족으로부터 소외당하는 것 외에도 폐경기의 남성은 성욕감퇴와 발기불능 같은 당혹스러운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를 외면하고 숨는 자기 방어에 급급하다 이혼을 당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남자들이여, 20대의 왕성한 정력은 잊어라. 아내에게 고민을 털어놓아라. 그리고 새롭게 사는 법을 배워라. 저자는 ‘중년 이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물음에 가벼운 듯하라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황금가지/424쪽/1만3000원
한 권으로 읽는 드러커 100년의 철학 피터 드러커 지음 / 남상진 옮김지금까지 드러커가 쓴 30여권의 경영관련 서적에서 핵심만 간추린 책이다. 1부 지식사회의 주역인 각 개인의 일과 성과, 2부 경영의 기본과 원칙, 3부 의도한 변화인 변혁의 본질과 실행, 4부 역사로부터 이해하는 인간과 사회·경제라는 4개의 핵심 주제에 따라 각각 14~15개의 키워드를 제시하고 200개의 문장으로 정리했다. 예를 들어 ‘지식혁명’이란 키워드로 들어가면 ‘산업혁명, 생산성 혁명, 매니지먼트 혁명의 바탕에는 지식이 갖는 의미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자본주의 이후의 사회’ 중 한 대목이 나온다. 성장, 핵심역량, 혁신의 원리, 지식사회 등의 키워드를 통해 저자는 일관되게 ‘어떻게 번영하고 살아남을 것인가’를 모색했다. 청림출판/274쪽/1만5000원
다시 쓰는 택리지(전3권) 신정일 지음18세기 불행한 지식인 이중환은 이상향을 찾아 전국을 떠돌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산천, 인물, 풍속, 정치와 교육의 연혁, 치란득실(治亂得失)의 잘잘못을 기록했다. 그로부터 250년 후 ‘택리지’와 ‘대동여지도’를 펼쳐놓고 그 길을 따라 다시 답사에 오른 이가 있다. 사학자이자 답사가인 신정일씨는 ‘택리지’에 나오는 그곳, 이제는 가로지른 철길과 고속도로, 수많은 댐들로 인해 사라져버린 그 땅의 흔적을 찾아 걷고 또 걸었다. 책은 1권 경기·충청편, 2권 전라·경상편, 3권 강원·함경·평안·황해편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어 지리·인심·생리·산수를 내용으로 한 두 권의 책을 펴낼 예정이다. 휴머니스트/1권 356쪽 1만400원, 2권 446쪽 1만8000원, 3권 400쪽 1만6000원
아름다움을 훔치다 김수남 지음한때 미신타파라는 이유로 굿을 금지했지만, 바다에 빠져 죽은 가족의 넋을 건져 극락으로 보내주려는 이들의 굿판까지 금지할 수는 없었다. 1981년 김수남의 카메라는 제주도 무당 안사인을 좇았다. 망자의 넋을 부르는 안사인의 모습에 때로는 무서워서 식은땀이 나고, 때로는 너무 슬퍼 눈물을 쏟고, 때로는 신이 나서 춤이 저절로 나왔다. 1990년 세상을 떠난 안사인은 이제 사진으로만 만날 수 있다. 소리와 춤으로 우리 마음을 풀어주던 예인들의 모습이 김수남의 사진과 글 속에서 살아난다. 사람들을 웃겨야 직성이 풀리는 공옥진, 한국의 마지막 광대 이동안, 가슴에 화로를 묻은 김금화 만신 등 11명의 아름다운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 디새집/280쪽/9500원
CIA주식회사 프레드 러스트만 지음 / 박제동 옮김24년간 CIA에서 근무했고 요원들의 비밀 훈련시설인 ‘농장’의 교관을 지낸 저자가 퇴직 후 비즈니스 첩보계의 1인자로 변신했다. 이 책은 CIA의 핵심 노하우를 비즈니스 첩보에 적용해 ‘CIA라면 이렇게 했다’는 답을 제시한다. 우선 비즈니스 첩보는 리스크 분석, 표적 수집, 대항첩보활동 세 가지 분야로 나눌 수 있다. 만약 이슬람교도에게 제출한 사업계획서의 표지를 돼지가죽으로 만들었다면 그 거래는 어떻게 됐을까. 저자는 일반적인 배경정보 수집에서부터 정보수집의 기밀성을 확보하기 위한 은폐와 부인전략, 인적정보원 활용법, 경쟁사 매수, 도청 등 가능한 모든 정보수집법을 소개했다.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이 점을 절대로 잊지 말 것. 수희재/304쪽/1만3000원
나의 그림 읽기 알베르토 망구엘 지음 / 김미경 옮김저자는 모든 그림에는 이야기와 수수께끼가 숨어 있으므로 책을 읽듯이 그림을 읽을 수 있다고 믿는다. 이 책의 부제가 ‘그림에 얽힌 사랑과 증오의 역사 그리고 인간 이야기’인 것도 이런 믿음에서 나온다. 저자는 고흐의 ‘생마리 해변의 고기잡이배’가 자신에게 최초의 이미지로 다가온 아홉 살 시절로 돌아간다. 숙모가 건네준 화집에서 발견한 ‘고흐의 해변’은 그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2장 조앤 미첼이 그린 추상화 ‘두 대의 피아노’에서 시작된다. 노란색과 연보라색 획들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이 그림이 어떻게 피아노와 연결될까. 세종서적/448쪽/1만8000원
마음을 과학한다 카렌 N.샤노어 외 지음 / 변경옥 옮김종양 제거수술로 시력을 잃은 환자에게 수직, 수평을 구분하도록 했을 때 거의 틀리지 않고 구분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왜 너무도 생생해서 현실처럼 느껴지는 꿈을 꾸는가. 1년도 채 안 돼 물리적인 몸의 98%가 새 것으로 교체된다는데, 그렇다면 당신의 몸은 당신 자신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디팩 초프라, 카를 프리브람, 프랑크 퍼트넘, 카란 샤노어, 존 스펜서, 제인 가켄바흐 등 6명의 과학자가 다중인격, 마음과 몸의 긴밀한 대화, 의식상태, 최면, 꿈 등 최후의 미개척지인 인간의 마음에 대해 탐구했다. 종교와 철학의 영역에서만 다뤄지던 인간의 정신 혹은 의식의 문제를 과학적으로 접근한 책. 나무심는사람/408쪽/1만2000원
권력과 탐욕의 역사 필립 지강테스 지음 / 김미경 옮김아그리피나, 나폴레옹, 십자군전쟁, 이슬람의 유럽 침공, 에스파냐의 라틴아메리카 정복, 종교개혁, 미국 독립전쟁…. 약탈과 살인이 동반된 이런 역사는 모두 인류의 탐욕이 야기했다.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인간의 역사에서 권력과 탐욕이 어떻게 작용했는지 살펴본 흥미로운 역사서다. 1부에서는 모세, 솔론, 플라톤, 예수, 부처, 공자, 마호메트 등 정신적 지도자들이 이상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쳤는지 보여주며, 2부는 그것을 배반하는 파괴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물론 적당한 탐욕, 최소한의 이기심은 인간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하다는 사실도 놓치지 않는다.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포로생활을 하기도 한 저자의 약력 또한 흥미를 더해준다. 이마고/331쪽/1만5000원
도덕의 정치 조지 레이커프 지음 / 손대오 옮김정치세계에서 ‘파벌’은 필수불가결이며 건강한 의미에서 서로 다른 정견을 선택할 수 있다는 뜻도 내포한다. 미국식 양당정치는 보수주의와 진보주의라는 서로 다른 세계관의 충돌에서 시작된다. 저자는 조세정책, 이민정책, 환경규제와 개발, 총기규제, 교육제도, 외교정책 등에서 사사건건 부딪히는 미국의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가 어떻게 현재와 같은 의견을 갖게 되었는지 설명한다. 또한 부모가 자녀를 교육하는 기본철학과 도덕관에 비유해, 정부가 ‘엄격한 부모’가 될 것인가 ‘자애로운 부모’가 될 것인가에 따라 보수와 진보로 나뉜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생각하는 백성/528쪽/1만5000원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성혜영 지음아직도 박물관에 가면 교과서에 나온 ‘중요한’ 유물을 확인하는 데 급급한가. 이제 민족의 위대한 유산이니 조상의 훌륭한 전통문화니 하는 것들은 잊어버리자. 박물관은 우리가 살아온 또는 살아가는 이야기에 관한 모든 흔적이 있는 곳이다. 이 책은 ‘고급문화’의 공간으로 군림하는 박물관의 이미지를 부순다. 박물관은 언제 생겼으며 어떻게 진화했을까. 프랑스의 에코뮤지엄, 영국의 아이언브리지와 크리이든 클락 타워 등을 통해 ‘우리 동네’가 바로 박물관이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세계 12개국 44개 박물관을 주제별로 기행한다. 여행을 마치면 박물관이 유물들의 무덤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가는 집임을 깨닫게 된다. 휴머니스트/328쪽/1만3000원
내장비만 이왕림 지음예전과 달리 겁이 많아지고 매사에 자신감이 없다. 차를 운전하거나 걷는 것조차 싫어 택시를 이용한다. 항상 피곤하고 자극적인 음식만 찾는다. 그렇다면 당장 ‘내장비만’을 의심하라. 해독의학 전문가인 저자는 배에 기름이 낀 것은 ‘죽음을 향해 폭주하는 자동차에 올라탄 격’이라고 말한다. 인체의 장기 주변에 쌓인 지방은 그 자체가 ‘독’이다. 유해산소가 이 지방에 들러붙어 혈액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다 동맥경화를 유발하고 때로는 심근경색을 일으킨다. 30~40대 남성들의 돌연사도 이 내장비만과 관계가 깊다. 운명을 바꾸고 싶다면 내장비만부터 잡아라. 저자는 술을 마음껏 마시게 하고, 매일 아침 달걀 프라이를 두서너 개씩 먹이고, 커피나 홍차에 설탕을 듬뿍 넣는 행위는 곧 ‘남편을 죽이는 완전범죄’라고 말한다. 중앙M&B/226쪽/9500원
한국 근대작가 12인의 초상 이상진 지음이광수, 김동인, 현진건 등 작가 12인이 한국 근대문학사에 남긴 거대한 발자국을 따라가자는 게 아니다. 이 책은 작가 이전에 한 인간인 그들을 만난다. 가난 때문에 어린 딸이 고통받는 것이 괴로워 4원50전이나 주고 붉은 담요를 사오는 최서해의 이야기처럼 작가의 생을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연보와 함께 당시 작가의 생활과 고민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글이 수록돼 있다. 이상의 ‘매상(妹像)’은 만주로 애정도피 행각을 벌인 여동생의 앞날을 축복하는 내용이고, 채만식의 ‘어머니의 슬픈 기원’엔 밤마다 북두칠성을 우러러 치성을 드리는 노모를 향한 안타까움이 배어있다. 저자는 작가의 이 같은 내밀한 고백이 작품과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는지 조명했다. 옛오늘/344쪽/1만2000원
요즘같으면 나도 사장하고 싶다 하타무라 요타로 지음 / 권순활 옮김‘실패학’의 권위자가 사업불패 노하우 21가지를 공개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위기를 ‘실패학’ 연구경험을 토대로 분석한 것. 경영자의 무지, 부주의, 절차무시, 오판, 조사검토 부족, 제약조건의 변화, 기획불량, 가치관 불량, 조직운영 미숙, 알 수 없는 미래라는 10가지 상황의 위기를 제시하고 극복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이론적 정리뿐 아니라 철저하게 경험적 사례연구를 했다는 것. 실패를 종류별로 분류하고 낮은 단계의 실패부터 심각한 실패까지 단계별로 분석했다. 사건개요, 경과, 원인, 대처, 총괄, 지식화 순으로 전개하기 때문에 당장 자신에게 적용되는 사례부터 읽는 것도 방법이다. 실패는 모두 사장 탓이다. 좋은선물/304쪽/1만원
삼성과 싸워 이기는 전략 이용찬·신병철 지음삼성을 넘어서면 바로 세계 최고다.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108억달러, 무려 13조원에 달한다. 세계 25위는 나이키, 캐논을 능가하는 것. 최근 2년간 브랜드 가치 상승률 1위라는 기록은 앞으로도 순위가 계속 올라갈 것임을 암시한다. 광고·마케팅업계에서 소문난 실력자들이 삼성을 해부했다. ‘삼성은 강하다. 그러나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는 얼마나 매혹적인가. 김치냉장고 딤채(삼성과 싸워 이긴 거의 유일한 사례)와 전기밥솥 쿠쿠처럼 틈새시장을 파고들어야 한다. 핵심경쟁력이 답이다. 핵심경쟁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승기를 잡았을 때 시간을 늦추면 안 된다. 한 문장으로 요약된 ‘삼성과 싸워 이기는 16가지 전략’의 가치는 얼마일까. 살림/220쪽/1만2000원
동양은 어떻게 서양을 계몽했는가 J.J 클라크 지음 / 장세룡 옮김제목부터 우리의 통념을 뒤엎는 책이다. 영국 킹스턴대 교수(사상사)인 저자는 모름지기 서양이란 서양만으로 이루어져있지 않으며, 독자적인 역사전개와 문명의 발전을 주장하는 것이 얼마나 허구적인지 폭로한다. 그는 서양의 지적 전통에서 동양사상의 흔적이 얼마나 많이 남아 있는지 조사했다. 그리하여 몽테뉴, 볼테르, 라이프니츠 등 많은 사상가들이 동양사상에 결정적인 빚을 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거꾸로 동양이 서양에 영향을 받은 것도 사실이다. 저자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개념 속에는 서양이 자신들의 지적 관심사 안으로 동양을 통합시키려고 노력한 사실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물이 있는 집/397쪽/1만4000원
즐겁게 춤을 추다가 성석제 지음이 시대의 이야기꾼 성석제가 말하는 성석제, 그리고 세상은 무엇일까. ‘황망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동인문학상, ‘내 고운 벗님’으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지만 그의 의뭉스러운 소설로는 작가의 내면을 파악하기 힘들다. 이 책은 작가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현재진행형을 보여준다. 1부 ‘억(憶)’은 추억의 한마당이다. 신새벽 할머니 손을 잡고 걸어가던 낙동강 소풍, 아버지 ‘채권’가방에 대한 부끄러움, 성탄 선물로 받은 문둥이 연필 한 다스. 작가는 말한다. “추억이 나에게 문장을 빌려주었다”고. 1998년 여름부터 써온 단상들을 엮어놓으니 감칠맛나는 산문집이 됐다. 70년대여, 80년대여, 나의 30대여, 즐겁게 춤을 추고 있기를. 강/344쪽/9500원
그곳에 가고 싶다 원제무 지음도시·교통문제 전문가인 저자(한양대 교수·도시공학과)는 틈틈이 수채화 솜씨를 선보였다. ‘원제무 교수와 함께 떠나는 수채화 기행’은 그가 몇 번이고 방문해서 이젠 보지 않아도 그려지는 도시의 이미지를 직접 수채화로 그리고 쓴 여행산문집이다. 첫 방문지는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파냐 광장. 스페인식 도시설계는 광장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이룬다. 그러나 마드리드를 이해하려면 지중해라는 렌즈가 필요하다. 지중해를 통해 남유럽과 서아시아, 북아프리카 대륙과 연결된다. 에스파냐 광장에 서는 순간 이미 지중해 여행은 시작됐다. 1권에서는 지중해 13개 도시를 소개했고, 이어질 2권 남프랑스편에서 11개 도시기행이 펼쳐진다. 동포/222쪽/9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