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원의 홈페이지(cyworld.nate.com/ ghism)에는 20대 시절의 사진, 자택 실내 사진, 고(故) 육영수 여사가 수놓은 십자수 작품 사진 과 함께 박 의원이 단전호흡을 하고 피아노를 치며 노래하는 동영상 등도 올라와 있다. 모두 박 의원이 손수 올린 것. 이미 수많은 네티즌들이 리플을 달았고 박 의원은 이에 “탁구 같이 치실 분 일촌 맺어주세요”라는 등 유머러스하게 대응하고 있다. 박 의원의 홈페이지에서 정치 관련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 일기 형식의 글과 사진이 전부다.
홈페이지에 공개된 이건희 회장의 막내딸 윤형씨의 생활도 여느 여대생과 다를 바 없다. 아버지에 대한 사랑, 남자친구와 만나면서 일어난 에피소드, 가족과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 치아 교정으로 고생했던 기억, 집에서 김장한 일 등 평범한 일상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씨가 이건희 회장의 딸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하루 방문자 수가 500여명이 넘는 등 주목을 받자 자진 폐쇄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며느리인 배정민씨 역시 출산을 앞둔 예비 엄마의 일상을 진솔하고 재미있게 담아 인기를 끌었지만 언론에 보도된 지 4시간 만에 문을 닫았다.
이들 홈페이지는 일반 시민과는 다르게 살 거라고 생각했던 유명인들의 사생활을 보여주면서 인터넷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김희선, 소유진, 나얼, 김윤아 등 유명 연예인들도 싸이월드에 홈페이지를 만들었다. 기존의 연예인 홈페이지는 소속사가 운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미니홈피는 연예인들이 직접 만드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호감을 얻고 있다.
이처럼 인터넷은 유명인들에게는 일상을 탈출하는 수단이 되고 일반인들에게는 ‘유명인들은 어떤 옷을 입고 무엇을 먹고살까’라는 호기심을 풀어준다.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는 공간인 인터넷은 재벌처럼 살고 싶은 소시민에게나 평범하게 살고 싶은 재벌 2세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선사하는 열린 무대로 거듭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