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는 서글서글한 성격에 동료들과 사이가 좋고 상사들에게도 깍듯하기로 정평이 나 있지만 업무 능력은 다소 뒤지는 편이다. 맡은 일에는 최선을 다하지만 시키지 않은 일까지 찾아서 해내는 적극성은 모자란 편이다.
반면 박 대리는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 입사한 지 6개월도 채 안 됐지만 박대리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아침 일찍 출근해 밤 늦도록 업무에 몰두하는 등 일 욕심도 많다. 그러나 박 대리는 아직 관리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고 톡톡 튀는 발언과 독단적인 일 처리 등으로 그를 시기하는 동료도 있다.
이렇듯 업무 스타일과 성격이 전혀 다른 김 대리와 박 대리. 누구를 선택해야 할까? 고민 끝에 김 부장은 박 대리를 팀장으로 선임했다.
최근 회사는 반도체 분야로 사업영역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러한 중대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려면 무엇보다 업무 추진력이 강한 리더가 필요하다. 김 부장은 비록 리더십이 검증되진 않았지만 일 욕심이 많은 박 대리가 현재 상황에서 팀장에 더 걸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인사 결과가 발표되던 날, 김 부장은 박 대리와 저녁을 함께하면서 회사가 요구하는 관리자의 모습에 대해 귀띔했다. 박 대리가 훌륭한 관리자가 되는 데 멘토 역할을 할 것도 약속했다.
봄기운이 무르익은 4월은 기업마다 인사배치와 연봉협상 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때다. 개인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장단점이 공존하는 두 사람 중 한 명을 택하는 일은 더욱 어렵다.
요즘은 실무 상급자가 부하직원을 직접 뽑는 경우가 많다. 인사팀에서 주 업무를 담당한다 하더라도 실무 상급자에게 상당한 권한이 부여되고 있다. 이때 상사에게 필요한 것은 인사 대상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잣대이다. 업무 능력은 물론 관리 능력, 동료들과의 조화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야 한다. 또한 부하 직원의 현재 능력뿐 아니라 잠재 능력까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내다보는 지혜도 요구된다. 같은 사람이라도 회사 여건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다. 이런 점에서 김 부장의 선택은 현명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