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20일 단국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은 김기일(80) 옹은 ‘요료(尿療)법 전도사’다. 건강관리를 위해 스스로 요료법을 14년간 실천하고, 4년 연구 끝에 이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학위논문까지 낸 그의 독특한 건강관리 & 소변관리법.
‘요료법 전도사’로 나선 김기일 옹
-흔히 지나온 삶을 되돌아보고 차분히 정리할 나이에 박사과정에 도전해 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건강이야 좋은 편이니까 괜찮았고, 일본어와 영어 어학시험을 통과해야 논문 쓸 자격을 주는데, 그것 때문에 애를 먹었습니다. 중도에 포기해버릴까 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한번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내고야 마는 ‘고집스런 성격’ 덕분에 박사과정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학위를 받았다. 김옹은 이 기간에 단 한 번도 지각이나 조퇴, 결석을 한 적이 없는 모범생이었다.
“하고 싶은 공부를 실컷 할 수 있다는 데 희열을 느끼며 전심전력했습니다. 박사과정을 공부하는 동안 전과목이 내가 원하는 건강관련 과목이어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로운 정보여서 흥미진진했기에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신나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연구했습니다.”
1945년 20세의 나이로 월남하기 전까지 김옹은 평양의학전문대학에서 수학했다. 1954년 서울대 수의과대를 졸업한 뒤 중고교에서 생물학 교사로 재직하던 중 환갑의 나이에 한양대 교육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후 서울교대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했다. 지칠 줄 모르는 향학열로 석사과정에서 전과목 A학점, 박사과정에서 평균 A학점의 성적을 기록했다.
-뒤늦게 박사과정을 시작한 동기가 궁금합니다.
“65세에 50년간의 교직생활을 접고, 그후 10여년 동안 일주일에 한번 꼴로 각급 학교와 기업체, 사회단체, 복지회관, 경로대학, 방송 등을 돌며 건강도인술과 중년 및 노년의 건강관리를 주제로 건강관련 특강을 해왔습니다. 강의를 하면서 건강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더 알고 싶던 차에 단국대 식품영양학과에서 박사과정 학생을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응시했습니다.”
무좀 치료 효험 본 뒤 14년간 시행
-논문 제목이 ‘요료법이 고혈압과 혈청지질에 미치는 영향’이지요. 건강과 관련한 분야가 많을 텐데 왜 하필 요료법에 관한 것입니까.
“1991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꾸준히 요료법을 실천해오고 있는데, 남녀노소와 빈부에 상관없이 이것만큼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건강법이 별로 없습니다. ‘동의보감’에도 요료법에 관한 기록이 나와 있지만, 과학적 근거가 없어 안타까웠지요. 실제 경험한 것을 말로 아무리 좋다고 해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으니 답답한 노릇 아닙니까. 요료법을 좀더 널리 보급시키기 위해선 객관적 자료가 필요했습니다.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돈 들이지 않고 서민 건강을 유지하고 치유함으로써 사회에 봉사하고 싶었습니다.”
-여러 질병 중 특별히 고혈압을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우선 고혈압은 간단한 혈압측정을 통해 정상인지 아닌지 쉽게 판별할 수 있습니다. 또 타 질병과 비교할 때 뇨(소변)의 색상이나 성분 등 여러 가지 검사결과가 쉽게 수치로 나타납니다. 다른 하나는, 고혈압이 심각한 순환기계통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만성질환인데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의학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유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고혈압으로 고생하는 환자가 많지 않습니까.”
-요료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시지요.
“요료법은 말 그대로 오줌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입니다. 우선 자신의 오줌을 받아 마시는 게 있고, 그 외에 마사지, 관장, 습포 등 여러 방법으로 통증을 가라앉히거나 상처를 아물게 하는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지요.”
-14년간 요료법을 실천했다고 하셨는데, 실제 효과가 있던가요.
“맨 처음 효과를 본 질환은 무좀입니다. 30여년 동안 온갖 약을 먹고 바르고 했지만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뿐 낫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려운 부위에 매일 오줌을 바르고 오줌에 발을 담궜더니 깨끗이 나았습니다. 또 해소를 앓아 기침이 심했는데 오줌을 마신 뒤부터 밤잠을 설치게 하던 기침에서 벗어났습니다. 요료법을 실시하기 전에는 과체중이었어요. 정상체중에 비해 10㎏ 정도가 더 나가는 복부비만이었는데 그것도 정상으로 돌아왔지요. 또 우리 집안 사람들은 머리가 일찍 세어서 마흔에 대부분 백발이 됐는데, 저의 경우 매일 오줌으로 머리를 마사지하면서 최근 검은머리가 다시 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김옹의 머리는 백발인 가운데 머리카락 뿌리부터 약 1㎝ 가량이 검은색이고, 하얀 머리 밑이 전체적으로 검은빛을 띠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여든의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날씬하고, 군살이 전혀 없는 허리에 자세가 꼿꼿하여 정정한 느낌을 주었다.
“그 더러운 걸 왜 마시냐”
2000년 MBC TV ‘인체의 신비’ 프로그램 제작진이 김옹에게 취재요청을 해왔다.
“요료법으로 10년 동안 병원 한번 가지 않고 건강관리를 한다는 소문을 어디서 들은 모양이었습니다. 제작팀을 따라 종합병원에 가서 소변검사, 혈액검사, X레이 촬영 등 정밀건강검진을 받고 이 과정을 다 촬영했습니다.”
당시 김옹의 나이는 76세. 검사결과 “모든 기관이 정상이며, 청년같이 건강한 편”이라는 게 의사 소견이었다.
-요료법은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중고교와 대학에서 은퇴한 교사·교수 모임인 ‘삼락회’가 있습니다. 제가 여기 회원인데, 어느날 모임에서 준비한 특강이 요료법이었습니다. 강의내용 중에 ‘오줌을 마시니까 인체 모든 부위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비만이나 너무 마른 체중도 정상이 된다’는 것이 있었는데 그 얘기를 듣고 무척 신기했습니다. 이때 난생 처음 요료법이란 걸 알게 됐지요. 곧바로 일본에서 나온 책과 체험기를 다룬 비디오테이프 등 자료를 여럿 구해서 보고 동의보감도 찾아보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지요.”
-아무리 몸에 좋다고 해도 소변을 마시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거부감은 없었습니까.
“요료법과 관련된 강의를 할 때 사람들에게 맨 먼저 강조하는 것이 바로 요료법과 관련한 정보를 섭렵한 뒤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자신감과 확신이 없으면 시작하기 어렵고 설사 오줌을 마신다 해도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 경우에는 워낙 많은 자료를 보고 필요에 의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거부감은 별로 없었습니다.”
-마시니까 느낌이 어떻던가요.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궁금합니다.
“입안이 약간 텁텁한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꿀을 조금 먹었는데 초보자는 이런 방법으로 오줌의 역한 냄새를 극복할 수 있어요. 처음 오줌을 마실 땐 아내가 질색했지요. 일년쯤 지난 뒤 효과가 좋아 아내에게도 마시라고 했는데, 그것 때문에 부부싸움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늘 달고 살던 무좀약도 안 쓰지, 또 내가 심한 건성피부라 해마다 초가을부터 겨울까지 손끝과 발뒤꿈치가 갈라지고 터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그것도 없어지고 하니까 아내 보기에도 신기했던 모양입니다. 그후로 아내도 요료법을 시작했지요.”
김옹은 2남1녀를 두었다. 큰아들은 요료법을 시행하다 그만뒀지만, 얼마 전부터 막내딸이 손발이 저리고 피가 안 통하는 증상 때문에 요료법을 시작했다.
“큰녀석은 아직 젊고 건강하니까 필요성을 별반 느끼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요료법에 대해 뭐라고 하는 가족은 없습니다. 주변 사람들한테는 요료법을 시작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알렸습니다. 대부분이 ‘그 더러운 걸 왜 마시냐’고 했지요. 하지만 그렇게 말했던 사람 중에 요료법을 실천중인 사람도 더러 있습니다.”
연구 결과 무독성 판명
김옹의 부인 박승봉(78)씨는 남편을 따라 요료법을 시행한 지 올해로 9년째다. 박씨에 따르면 고령의 부부 두 사람만 사는 집인 데도 상비약이 전혀 없다고 한다.
“입맛 없는 증상과 불면증이 없어졌습니다. 오줌을 마신 뒤로 지금까지 감기 한번 걸린 적도 없어요. 나이 들면 온다는 관절통도 모르고 삽니다.”
-더럽다는 말이 나왔으니 얘긴데, 사실 소변은 냄새도 나고 각종 세균도 있을 것 아닙니까.
“흔히 오줌을 배설물이라고 해서 균이 있거나 더럽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오줌은 피가 신장을 거쳐 걸러지면서 생성된 피의 일부입니다. 몸속 노폐물은 모두 대변을 통해 몸밖으로 배출됩니다. 오줌이 몸에서 막 나왔을 때는 무균상태로 깨끗하고 냄새도 없습니다. 다만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또 몸 상태에 따라 색이 진하거나 짠맛이 나긴 합니다. 몸이 피곤하면 색이 진해지고 또 기름진 육류를 먹었을 때는 약간 짭니다. 따라서 가급적 기름진 음식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오줌이 공기중에 오래 노출되면 변질되고 냄새가 나기 때문에 더럽다고 느끼는 것입니다. 일본에선 요료법 관련 정보가 활발히 소개되고 있는데, 내과의사인 나카오, 하야가스씨 등은 직접 요료법을 실천하면서 매달 혈액검사를 한 결과 아무런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제 논문에도 썼지만 연구 결과 오줌엔 독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김옹을 만나러 그의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혹시 집안에 소변냄새가 배어 있지 않을까’하는 궁금증을 떨칠 수 없었다. 필자의 속내를 알 리 없는 김옹은 500cc 맥주잔 가득 소변을 받아와 차 대신 앞에 놓고 인터뷰에 응했다. 부인이 내온 화과자와 귤, 필자의 커피잔과 나란히 테이블에 놓인 소변잔. 질문 틈틈이 김옹의 잔에 눈길을 주고 코를 벌름거렸지만 소변냄새는 맡을 수 없었다. 물론 집안에도 특유의 냄새는 없었다.
김옹에 따르면 일본·독일 등지에서는 요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많은데 이들은 소변을 ‘기적의 생명수’라고 부른다. 인체에 필요한 각종 비타민과 호르몬, 효소, 항바이러스 물질과 나트륨·철분·요오드·칼슘 등 무기질 등을 포함해 200여 가지에 이르는 유익한 성분이 소변에 들어있다고 한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양수를 마시며 자라는데 양수의 대부분이 오줌이라고 합니다.”
일본·독일에선 ‘기적의 생명수’
-아무리 무균상태라 해도 소변을 마시는데 부작용이 없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요료법 시행 초기 호전반응을 부작용이라 착각하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설사, 두드러기, 가려움증이 대표적 증상입니다. 그러나 병원에 가거나 약을 사먹어야 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아요. 사람에 따라, 또 나이에 따라 증상의 강도가 다르지만 일주일 내지 한두 달이면 이런 증상은 대개 없어집니다. 호전반응이 나타날 때 중도포기하지 않고 요료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적으로 요료법이 널리 퍼져 있습니까. 제 주변에선 소변 마시는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국내 현황은 어떻습니까.
“세계요료협회(회장 강국희, 성균관대 식품공학과 교수)에는 현재 50여 국가가 가입해 있습니다. 각 나라마다 협회가 있고 국내에도 관련협회가 2개 있습니다. 그 가운데 주로 학술연구에 비중을 두는 모임이 한국요료협회(회장 김정희, 서울대 강사)입니다. 다른 하나는 실생활에서 요료법의 효과를 직접 체험한 경험자들이 중심입니다.
요료법 시행자가 국내의 경우 약 100만명, 일본 1000만명, 독일은 5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최근 독일과 일본은 물론이고 영국·프랑스·한국 등 세계 각국의 의사 수십 명이 요료법으로 임상치료한 경험을 모아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1999년 독일에서 제2차 세계요료법학술대회가 개최됐는데, 세계 각국의 의사와 과학자 수백 명이 참가했습니다. 저도 이 자리에 참석했는데,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한 암 치료에서부터 수많은 질병 치료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요료법은 언제, 어떻게 시작된 것입니까. 유래가 궁금합니다.
“요료법은 과학적으로 연구해서 정립된 것이 아니라 고대 종교의 경전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가장 오래된 인도의 힌두교 경전을 비롯해 불교 경전, 코란 경전, 기독교 성경에도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5000년 전의 힌두교 경전에는 ‘음뇨(飮尿)의 효과’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음뇨 시작 1개월에 체내 청결, 2개월에 감정 활발, 3개월 이후 시력이 좋아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10년이 되면 몸이 공기처럼 가벼워진다는 기록이지요. 또 ‘후한서’에는 오줌이 강정제로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동의보감에도 오줌은 뇌출혈 방지와 정력에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지요. 또 몸의 신진대사가 원활해지고 폐가 약한 사람에게 좋으며 허약한 체질을 보강할 수 있다고 합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요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나 체험 환자가 많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현대의학에선 과학적 근거가 없는 치료법을 무시하거나 배척하는 경향이 강한데, 더구나 의사가 직접 소변을 마시고 요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한다니 뜻밖입니다.
“저의 논문 심사위원 중 한 분인 가톨릭의대 이철 교수는 요료법을 시행한 지 10년 됐습니다. 내과의인 이미영 박사는 ‘의사가 권하는 요료법’이란 책을 펴냈지요. 또 일본의 산부인과 의사 히라오카 슈이치씨는 자신의 화농성 척수염을 요료법으로 고쳤다고 세계요료법학술대회에서 발표했습니다. 1차 학술대회 때는 요료법의 선구자로 불리며 기초를 세운 영국 태생의 내과전문의 암스트롱이 1925년부터 1944년까지 암, 폐결핵 등으로 고생하는 4만명의 환자를 요료법으로 치료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1940년대 독일 의사들은 홍역을 앓는 어린이들에게 오줌을 처방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요료법과 관련해 연구 또는 책을 저술하거나 환자 치료 경험담을 발표한 의사가 많습니다. 현대의학 분야에서 이처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다는 건 요료법의 효과를 방증하는 것입니다.”
김옹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의사 나카오가 1993년 요료법 책을 출판하면서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졌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라디오 방송에서 요료법에 대해 강의를 합니다. 또 초등학교에서부터 요료법에 대해 가르쳐요. 그밖에 전세계 유명인 중에도 요료법 경험자가 많습니다. 100세까지 활기찬 젊음을 유지하다 사망한 인도의 전 수상 데사이는 30년 동안 요료법을 시행하고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게 인도에서 요료법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미국의 헨리 키신저 전 장관이 오줌을 마시는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고, 일본 후쿠다 수상도 요료법 시행자이지요.”
김기일 옹은 14년째, 그의 부인 박승봉씨는 9년째 요료법을 해오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공복에, 또 자기 전 공복과 낮, 이렇게 하루에 세 차례 오줌을 마십니다. 오줌을 눌 때 처음 나오는 약간의 것은 버리는데 수돗물을 처음 받을 때 조금 흘려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김옹은 소변으로 세수한 뒤부터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검버섯도 점차 엷어지다 없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그의 손등을 덮은 검버섯은 희미하게 그 자국 정도만 보였다. 또 소변으로 양치질을 하면서 이가 흔들리는 증상과 충치, 치주염 같은 질병증상도 사라졌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오줌으로 귓속과 콧속까지 청소한다.
김옹의 얘기를 듣고 있던 부인 박씨가 거들었다.
“제가 요료법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인데 어느 날 집안으로 벌이 날아들어 커튼에 붙어 있었나봐요. 그걸 모르고 건드렸다 쏘였는데 순식간에 벌겋고 딱딱하게 부풀어올라 무척 가렵고 아팠습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 매다 오줌 생각이 나서 발랐는데, 잠시 뒤 거짓말처럼 부기가 가라앉고 가려움증과 통증이 없어졌어요.”
한편 김옹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3㎝ 가량 찢어진 무릎 상처에 소변을 바르자 3∼4일이 지난 후 나았다고 한다.
-매일 소변을 먹고 소변으로 몸을 마사지하면 아무리 물로 씻어내도 몸에 냄새가 배지 않을까요. 사람들을 만나거나 외출할 때 신경이 쓰일 것 같은데요.
“오줌은 피부에 바르면 대부분 금세 스며들고, 일부는 즉시 증발하기 때문에 냄새가 배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료법을 한다고 스스로 말하지 않는 이상 오줌을 바르는지 마시는지 남들은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집밖에서도 소변을 마시는데 정 신경이 쓰일 땐 은단이나 목캔디 같은 것을 먹습니다.”
-지난 4년간 매일 도서관과 실험실을 오가며 하루 10시간 이상 논문 준비를 하시느라 사모님 불만이 많았겠습니다.
“처음에 아내 몰래 박사과정에 응시하고 합격한 후에 얘기했습니다. 석사과정에 이어 두 번째니까 미안했지요. 공부하고 논문 쓰는 동안 눈코 뜰새 없이 바빠서 취미생활도 일절 접었습니다. 원래는 부부가 함께 운동경기를 보러 다니고 음악회나 전시회도 종종 다녔는데 그런 것들을 다 접어뒀지요. 아내한테서 자주 ‘나는 뭐냐’는 불만도 들었지요. 그래도 아내가 비자금까지 털어 등록금 대주고 연구비 대고 했어요. 아내에게 빚을 많이 졌는데 아직 보답을 못했습니다. 여행을 좋아하니까 조만간 어디 한번 다녀올까 생각중입니다.”
‘요료법이 고혈압과 혈청지질에 미치는 영향’을 논문으로 쓰기까지 김옹은 20개월 가량 연구에 매달렸다. 그 가운데 6개월은 9명의 고혈압군과 5명의 정상군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피시험자 14명은 남녀 각각 7명, 평균연령은 74세 안팎이었다. 이들 모두에게 하루에 200㎖ 이상의 오줌을 마시게 하고 이를 6개월간 시행하면서 매월 한 차례 체중 및 혈압측정, 혈청지질성분을 분석했다. 이와 별도로 요료법 시행 경험자 4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도 했다.
고혈압환자 9명에 대한 6개월의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참가자 체중은 평균 3㎏(58.1±10.01㎏→55.7±9.92㎏)가량 감소했고, 혈압은 평균 수축기 혈압은 28mmHg(157.8±23.5mmHg→ 129.1±18.6mmHg), 이완기 혈압은 13mmHg(85.6±10.1mmHg→72.9±8.7mmHg) 가량 낮아졌다. 또 혈청지질성분 검사결과 고혈압군에서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상혈압군 5명에게선 유의할 만한 변화가 없었다. 더불어 요료법 시행이 혈청요소질소(BUN)와 크레아티닌(Creatinine, 염기성물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유의적 증가현상이 없어 인체에 해로움이 없을 것으로 추정됐다.
-소변이 어떤 원리로 혈압을 떨어뜨릴 수 있을까요.
“기존 연구에서 오줌에는 유로키나아제(Urokinase)라는 혈액용해물질이 통상 30~80㎎/ℓ 함유돼 있는 걸로 밝혀졌습니다. 이것이 혈액의 흐름을 좋게 하는 작용을 해서 혈압강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됩니다.”
-연구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습니까.
“연구 초창기 경기도 파주의 한 농장에서 돼지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했는데 제때 오줌을 받기도 어렵고 통제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쥐로 바꿨다가 다시 사람으로 임상 대상을 바꿨습니다. 처음 임상시험에 참가한 사람 수는 150명이었는데 매달 몇 명씩 떨어져 나가더니 마지막엔 14명만이 남았습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병원을 지정해 검사받게 했는데 150명이 전부 소변검사, 혈액검사, 체중, 혈압 등을 받는다고 생각해보세요. 그 비용이 엄청났습니다. 또 중간에 검사를 해오던 병원이 폐업하는 바람에 병원을 바꾸고 일일이 편지에 약도를 그려 보내는 등 애로사항이 참 많았습니다. 특히 요료법 시행 중간에 그만두거나 검사에 빠지는 사람들 때문에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참여해주신 분들 덕분에 논문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요료법을 시행하는데 삼가야 할 것이 있습니까.
“우선 오줌상태를 좋게 하기 위해선 우리나라 전통 식사법이 좋습니다. 육류는 적게 먹고 신선한 제철 야채를 많이 먹는 것이 좋지요. 저의 경우 끼니마다 현미 식사를 합니다. 현미와 현미찹쌀에 콩, 팥, 조 등을 섞어 먹지요. 오줌을 받는 그릇은 유리나 사기를 씁니다. 플라스틱은 환경호르몬이 나오니까요. 또 공복에 오줌을 마신 후 30분이 지날 때까지 물이나 음식을 삼가야 합니다. 초보자는 물컵으로 하루 한 컵 정도에서 시작하는 게 적당한데 자신의 체질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하루 배출하는 오줌의 전량을 다 마셔도 됩니다.”
-현재 건강상태는 어떻습니까.
“요료법을 시행한 지 올해로 14년 됐는데, 지금까지 딱 한 번 콧물이 흐르는 정도의 감기만 앓았습니다. 그것도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지 않고 오줌으로 콧속을 청소해 나았습니다. 오줌을 마시기 시작한 후로 지금까지 아파서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간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우리 집엔 상비약이 따로 없습니다. 오줌이 치료약이고 건강수인 셈입니다.”
경기도 일산 주엽동에서 부인과 단둘이 사는 김옹은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한다. 첫 오줌을 받아마시고 마사지를 끝내면 욕실을 청소한 뒤 20∼30분간 요가나 건강도인술 등으로 아침운동을 한다. 오전 9시경 아침식사가 끝나면 일산 마두시립도서관으로 향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지, 국내 일간신문이 전부 갖춰져 있지, 도서관만큼 재미있는 곳이 없어요. 점심은 구내식당이나 매점에서 먹고 저녁 7∼8시쯤 집에 돌아옵니다. 낮 동안 집 근처 정발산을 한 시간 정도 산책하는 것도 빼놓지 않지요.”
독실한 기독교인인 김옹은 부인과 함께 교회관련 봉사활동이나 친목단체 활동으로 바쁘다.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매일 도서관에 간다는 그는 “하늘이 부르는 날까지 건강 전도사로 특강을 다니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한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고 성경은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천하보다 귀한 생명을 잘 관리해서 자기 수명대로 건강하게 살다 가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