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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 향응 파문’ 특검수사, 어디까지 왔나

“이원호, 盧에 300만원 후원했을 뿐”… 의혹 해소 미흡해 논란 일 듯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양길승 향응 파문’ 특검수사,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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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이씨, 청탁했고, 양씨는 “알았다”고만 답해
  • ● 양씨 3억여원 수수 의혹 “근거 없다”
  • ● ‘김도훈 녹취록’ 사채업자 “귀찮아서 거짓말했다”
  • ● “핵심인물 안 잡혔다” 살인교사 의혹도 못 풀어
‘양길승 향응 파문’ 특검수사, 어디까지 왔나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를 수사중인 김진흥 특별검사는 2004년 4월4일 수사를 종료한다. 특검 수사결과는 헌법재판소의 노 대통령 탄핵 심리, 4·15 총선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검은 현재 공식 브리핑 외 언론과의 접촉은 일절 하지 않으며 외부에선 특검사무실로 전화도 할 수 없다.

이런 가운데 ‘양길승 향응 파문 및 청주 K나이트클럽 실 소유주 이원호(51)씨의 노무현 후보 대선 자금 제공 의혹’을 수사중인 이준범 특검보가 최근 ‘신동아’와의 단독인터뷰에서 그간의 수사 결과를 자세히 밝혔다. 이 특검보에 따르면 3개월여에 걸친 특검 수사는 지금까지 제기된 여러 의혹들에 대한 이원호씨측 해명을 거의 그대로 인정해준 것에 불과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특검 수사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음에도 여러 의혹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진흥 특검의 수사 대상은 크게 세 가지다. ▲ 노무현 대통령 측근 최도술씨 관련 비리의혹 ▲ 썬앤문측의 대선 자금 제공 및 노무현 후보의 감세 청탁 의혹 ▲ 이원호씨의 대선 자금 제공 의혹 등이다.

이원호씨 관련 의혹 사건의 경우 특검법안 내용 등에서 제기된 수사대상 의혹들은 다음과 같다. ① 이원호씨가 양길승 대통령 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하면서 수사 무마 청탁을 했는지 여부 ② 수사 무마 청탁을 하면서 향응 이외 금품(향응제공 무렵 이씨 부인 계좌에서 인출된 3억여원 등)을 건넸는지 여부 ③ 이원호씨가 살인교사의혹 등 본인 관련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대선 직전 노무현 후보측에 50여억원을 제공했는지 여부 ④ 이원호씨가 대선 직후 노무현 대통령측에 45억여원을 제공했는지 여부 ⑤ 이원호씨가 대선 후 노무현 대통령측에 다른 금품을 제공했는지 여부 ⑥ 이원호씨가 검찰에 로비를 했는지 여부 등이다.

이에 대해 이준범 특검보는 결론적으로 “이원호씨는 노무현 후보의 부산상고 동문인 정화삼씨를 통해 300만원을 노무현 후보에게 후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 이씨에게서 양길승씨 등 노 후보측으로 건너간 돈은 10만원짜리 하나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이원호씨가 사채업자를 통해 돈을 세탁해 양길승씨와 검찰에 금품을 건넸다’는 김도훈 전 검사의 녹취록에 대해서도 “근거 없다”고 결론 내렸다.



특검이 지금까지 무엇을 밝혀냈는지, 이러한 특검 수사에 의문은 없는지 따져보자.

전국 떠들썩하게 했던 향응파문

2003년 8월 처음 언론에 보도된 이래 2004년 3월 현재까지 무성한 추측을 낳고 있는 양길승-이원호씨 사건은 2003년 6월 양길승 당시 대통령 제1부속실장이 이원호씨 소유 나이트클럽에서 향응접대를 받는 모습을 촬영한 몰래카메라가 TV뉴스에 공개되면서 불거졌다. 사건의 발단이 된 향응 부분에서부터 질문을 던졌다.

-이원호씨는 2003년 6월 양길승 당시 대통령 제1부속실장에게 향응을 제공하면서 검찰 수사 무마 청탁을 했나.

“수사 무마 청탁은 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양길승씨가 청주에 내려오기 직전에 경찰이 자택 압수수색을 하니까 사정을 해보려고 했겠지.”

-이씨의 청탁에 대해 양씨는 어떻게 대응했나.

“양씨는 ‘알았습니다’ ‘알아보죠’라고만 답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렇게 적당히 대답하고 넘어가는 것이 양씨의 스타일이라는 진술이 있다. 당시 대통령 제1부속실장인 양씨가 검찰수사에 영향을 미칠 능력을 갖고 있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있다.”

-이원호씨는 2003년 4월과 7월에도 양길승씨를 만났는데….

“4월엔 대통령의 청남대 행사 때 만난 것이고, 7월엔 서울에서 이원호씨가 양길승씨에게 박모 검사의 인사청탁을 하는 자리였다. 당시 이원호씨는 양씨에게 자신에 대한 수사 무마 청탁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양씨는 커피만 마시고 이씨 일행과 헤어졌다.”

-이원호씨가 수사 무마를 청탁하면서 양씨에게 향응 이외 금품 등을 제공한 사실이 있나.

“조사결과 그런 사실이 나오지 않는다.”

-2003년 6월 양길승씨를 접대할 무렵 이원호씨 부인 계좌에서 3억4000만원이 인출된 데 의혹이 있다며 특검법 내 수사대상으로 들어 있는데….

“이원호씨 부인 공모씨 계좌에서 나온 3억4000만원은 2억6000만원과 합쳐져 6억원이 되어 이씨 처남 계좌로 갔다가 다시 이씨 계좌로 들어왔다. 실제로 출금된 돈은 없었다. 이씨의 처남이 6억원 상당의 토지를 이씨에게 주는 대신 이씨의 K나이트클럽 지분 일부를 받기로 했는데 증여세 등을 줄이기 위한 자금입출금 흔적을 남기기 위해 그렇게 돈을 한바퀴 돌렸다고 한다. 이원호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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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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