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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회관 수입금 횡령사건 내막

복지단은 참모총장 돈줄?

  • 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육군회관 수입금 횡령사건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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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법무의 한 관계자는 “군에선 참모총장과 관련된 돈은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신성한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어떻게 일개 원사가 총장에게 가는 돈을 임의로 만들 수 있냐”며 성 원사의 상관이었던 2명의 장성들이 횡령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강조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군 체계상 육군회관 관리소장인 원사가 복지단장인 장성의 지시 없이 독자적으로 공금에서 총장한테 갈 돈을 빼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1심 재판부 판결에 의문을 제기했다.

육군회관 수입금으로 참모총장 자녀 결혼식 비용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후 국방부 주변에서는 재판부가 향후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할 것을 검토한다는 얘기가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을 의식했는지 3월12일 국방부 고등군사법원에서 재개된 재판은 평상시와 마찬가지로 일반인 출입이 허용됐다.

이날 재판에서도 주요 쟁점은 복지단장들이 사전에 횡령사실을 지시했거나 인지했는지 또는 참모총장 지원사실을 보고받았는지 여부였다. 군복을 입고 법정에 선 두 명의 장성은 시종 애매한 대답으로 일관했다. 이 전 단장은 “복지단이 총장 공관 지원임무를 맡고 있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지원하는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횡령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김 전 단장도 비슷한 취지로 답변했다.

그러나 이날 증인으로 나온 육군회관 여 군무원 이아무개씨의 증언은 두 장성의 ‘결백 주장’을 난처하게 했다. 이씨는 “복지단장들이 육군회관 수입금 일부를 장부에 누락시키는 방법으로 총장 공관에 지원한 사실을 몰랐다고 생각하냐”는 군검찰관 신문에 “몰랐을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씨는 또 주심판사가 “성 원사와 증인, 경리병, 총무과장 4명이 (윗사람의 지시 없이) 알아서 공금을 빼낸 것이냐”고 추궁하자 “육군 원사가 무슨 힘이 있냐. 총장과 관련된 일을 어떻게 일개 원사가 알아서 처리하냐”며 장성들에게 책임이 있음을 시사했다.

“‘육군의 대통령’인 총장에 대한 충성심…”



한편 성 원사는 이날 재판에서 전직 참모총장 K씨 자녀 결혼식에 1000만원을 지원하고 그 부인에게 생일에 맞춰 500만원을 줬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이에 대해 군검찰관은 “수사과정에서 성 원사가 그렇게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검찰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성 원사는 자신의 상관이었던 복지단장의 책임 부분에 대해 명쾌하게 진술하지 않아 군검찰관과 군판사로부터 여러 차례 추궁을 당했다. 그는 “‘육군의 대통령’인 참모총장에 대한 충성심에서 맡은 임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주변에서는 비리 복마전인 복지단을 민간에 넘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 군 관계자는 “복지단은 참모총장의 돈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며 “복지단장을 지낸 장성들은 대부분 출세한다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부대 PX 과자값이 E마트보다 비싸고 질도 안 좋다”고 꼬집으며 민간 위탁경영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육군복지단이 운영하는 수익기구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육군본부가 있는 충남 유성의 계룡스파텔이라는 호텔. 서울 팔레스호텔보다 약간 작은 규모인 이 군인호텔엔 대규모 사우나 시설과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온천물이 흘러들어가는 사우나는 군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로 붐빈다.

군 안팎에선 이 호텔의 공사와 점포 입점 이권을 두고 말이 많았다. 호텔 인테리어 공사는 2001년 군납비리수사 과정에서 육군 장성들에게 뇌물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던 건설업자 박아무개씨가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군 정보기관 출신인 모 호텔업자가 스파텔 내 각종 점포 이권을 독차지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스파텔 점포 이권을 둘러싼 잡음은 입점에 실패한 한 업자가 최근 군 수사기관에 찾아와 진정을 하면서 불거졌다. 이 업자는 “한 놈이 다 차지했다”며 입점 계약과정의 불법성을 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신동아 2004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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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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