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호

악성 폐암 조기진단은 저선량 CT로

  • 글: 이경수 / 삼성서울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입력2004-07-30 09: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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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성 폐암 조기진단은 저선량 CT로

    저선량 CT를 활용한 폐암 조기검진 장면.

    올 하반기 담뱃값 인상이 확실시된다. 인상을 결정하게 된 요인 중 하나가 ‘폐암 발생률 급상승’이라니 이참에 담배를 끊겠노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듯하다.

    2003년 암등록 보고서에 의하면 폐암은 1년 사이 발병률이 11.9%나 증가해 암 발병률 2위에 등극했다. 얼마 전엔 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에 폐암 조기검진 가이드라인이 추가되는 등 ‘폐암 조기발견’을 강조하는 의학계의 목소리도 쟁쟁하다.

    이는 폐암의 예후와도 관련이 깊다. 말기에 이르기 전까지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아 발견할 즈음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한 것. 여러 암 가운데 폐암은 사망률 1위를 달린다. 하지만 이런 비상상황에도 폐암 예방과 치료에 대해선 속수무책인 게 현실이었다. 흡연율은 줄지 않는데 폐암 조기발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데다 조기발견을 위한 검진과정상 난점도 존재했기 때문.

    기존의 폐암 조기검진법들은 정확한 결과를 얻지 못하거나 시간적 부담이 컸다. 보통은 흉부 X레이 검사를 시행했는데, 폐의 특성상 심장·횡경막 등에 4분의 1 정도 가려지기 때문에 정확한 검진이 어려웠다. 또 암조직이 2.5cm 이상 돼야 발견이 가능해서 조기검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좀더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 CT(컴퓨터 단층촬영) 검사가 도입됐지만 이 방법으로 매년 폐암 검진을 하려면 방사선 노출량이 많아 권장하기 어려웠다. 최근 이를 보완해 방사선량을 6분의 1 이하로 낮춘 저선량 CT가 등장, 유용한 조기검진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저선량 나선형 CT는 단순 단층촬영이 아니라 기기 자체가 나선형으로 움직이는 3차원 입체영상 진단기기다. 환자가 숨을 들이쉰 순간 폐의 모든 부분을 재빨리 연속촬영하므로 검진시간이 1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3∼4mm의 초기암까지 발견할 수 있을 만큼 검진결과도 정밀하다.

    저선량 나선형 CT의 폐암 조기검진 효과는 최근 연구분석 결과를 통해서도 증명됐다. 45세 이상 일반인 640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X레이 촬영에 비해 폐암 발견율이 7배 높았다. 또 폐암 발견 환자 중 61.9%가 완치가능한 폐암 1기로 판명됐다. 그동안 완치가능한 폐암 1기 발견이 13.7%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4배 이상 정확해졌고 치료 가능성도 높아진 것.

    X레이 촬영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게 흠이지만, 폐암을 걱정하는 흡연자들에겐 필수적인 검사라 하겠다. 특히 담배를 하루 한 갑 이상 20년 이상 피운 애연가들은 45세 이후 반드시 1년에 한 번씩 저선량 CT 검사를 받는 게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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