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지난해 중국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투기 대책과 이미 정점을 찍은 상하이 부동산시장 상황이 맞물리면서 부동산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다. 중국 정부가 매매가격의 15%에 달하는 양도세를 물릴 계획을 발표하자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가격이 30% 이상 하락했고, 지금 빠져나가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상하이의 실패자들을 뒤로한 채, 투자의 흐름은 신흥 발전도시인 베이징으로 옮겨가고 있다.
베이징의 한국인 밀집 거주지역인 왕징(望京)은 베이징에서도 부동산 열기가 가장 뜨거운 곳이다. 왕징은 베이징의 4번째 순환도로와 5번째 순환도시 중간에 있는 신흥타운. 공동묘지 자리였던 이곳은 199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개발되기 시작됐다.
야윈춘(亞運村)이 1990년 아시안게임 이후 고급 아파트촌으로 변했다면, 왕징은 월 임대료 2000위안에서 1만위안(130만원)까지 받는 다양한 주택이 개발된 곳이다. 이 시기 한국인은 왕징의 4취(區)나 3취(區)로 대거 입주했다. 한국인이 몰려 있다는 점은 부동산 개발업자들 사이에 호재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최고급 아파트가 있는 차오양(朝陽)공원과 퉁저우(通州) 길목에서 왕징까지 빠른 속도로 개발 열풍이 몰아쳤다.
한국인이 뛰어들면서 왕징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도 급등했다. 2005년 이후 이곳에 지어지는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1m2당(0.3평) 7000∼9000위안이다. 금융 부동산 투자 전문 회사인 우평투자고문은 한국인이 소유한 아파트가 800채쯤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개방됐다고는 해도 중국은 아직까지 사회주의 국가다. 따라서 투자를 하더라도 권리분석 등을 철저히 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현지 부동산 제도와 투자정보를 잘 알고 있는 전문업체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또 중국은 관리회사가 분양과 임대를 맡고 있어 좋은 관리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회사가 부실하면 금방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다.
자영업, 유학 등 중장기적으로 중국에 머무는 사람이라면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어차피 내야 할 임대료 대신 5∼6%대의 대출이자를 활용해 융자를 끼고, 중형 아파트를 구입해보자. 큰 수익은 없더라도 임대료를 상회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서민은 통상 60m2(18평) 아파트에 사는데, 투자 가치는 없다. 현지 전문가들은 임대 목적이라면 170∼190m2(51∼57평) 아파트가 좋고, 투자가치로는 180∼22m2(54∼66평) 아파트가 좋다고 조언한다.
왕징 상업시설은 초과상태
최근 한국인의 관심을 끌고 있는 왕징 상업시설은 사실상 초과공급 상태다. 기존 상가의 대형시설만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상업시설에 투자했다가는 수익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실수요자가 아닌 투자자 중심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문제는 입주자가 얼마나 나타날까 하는 것이다. 현재 왕징 상가 가격은 실제 가치보다 20∼30% 높게 설정돼 있다는 것이 중평이다.
중국에서는 집을 살 때 일반적으로 집값의 70%를 현지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다. 부동산을 거래하거나 등기할 때도 외국인은 내국인과 동일하게 대우받는다. 주택구입 자금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중국으로 들여오는 게 좋다. 중국의 경우 중국 부동산 전문 사이트 시골드(www.cgold.co.kr)와 스피드뱅크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