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20억원의 엄청난 제작비를 들였지만 개봉 무렵 친일 논란에 휘말려 관객이 60만명밖에 들지 않는 흥행 참패를 겪었다. 영화 장르는 ‘팩션(faction, 각색실화)’에 가깝다. 박경원의 비행수상 경력, 사고사, 이정희와 강세기와의 선후배 관계는 실제의 일이다. 그러나 그의 애인 한지혁은 윤종찬 감독이 상상력으로 채운 가상인물이다.
5대 1의 와이드 화면은 블록버스터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전혀 손색없는 화려한 활공 장면을 보여준다. 2억원을 들여 복원한 복엽기 ‘청연’의 협곡 비행은 컴퓨터그래픽(CG)이 아니라 실제 촬영된 장면이다. CG로 만든 장면도 무려 1000여 곳에 달한다. 이는 ‘태극기 휘날리며’보다 더 많은 것이다. 안정된 색감과 또렷한 영상으로 1920~30년대 일본 풍경과 배우들의 다양한 의상을 잘 살려냈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 또한 배경음악, 효과음을 박력 있게 전한다. 비행 장면의 효과음은 가슴이 울릴 만큼 힘이 넘치고 방향성이 잘 나타나 있다. 특히 묵직한 서브우퍼의 소리가 수준급이다. 할리우드 영화도 부러울 게 없다.
아쉬운 점은 서플먼트(부가영상)에 가수 이승철이 부른 주제가 뮤직비디오가 한 편밖에 없다는 것이다. 제작사는 영화 제작과정과 인터뷰, 해설을 추가한 특별판을 재발매할 계획이다. 제작사로서는 부진한 흥행 실적을 DVD 판매로 다소나마 만회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비트윈 제작. 1만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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