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면 충치와 치주염이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먼저 술은 혈압을 상승시켜 잇몸 출혈을 유발한다. 이는 각종 치아질환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또한 과음하면 콧속 점막이 부어올라 입으로 호흡하게 되면서 입 속이 건조해지는데 이는 충치나 치주염을 불러온다. 치아는 특히 당분에 약하다. 그런데 술의 원료인 알코올은 당분을 함유하고 있다. 맥주나 와인처럼 곡류나 과일을 발효시켜 만든 양조주는 더욱 그렇다. 따라서 술을 마시는 중간 중간에 물을 마시면 충치예방에 도움이 된다.
치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주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술안주로 찌개나 짭짤한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들어 있는 다량의 염분은 입 속의 산도를 높여 치주염을 발생시킬 수 있다. 딱딱하고 질긴 오징어나 육포, 어포, 견과류 등 마른안주는 치아를 마모시키고, 턱관절에도 무리를 일으킨다. 따라서 되도록 안주는 치아에 부담이 없는 과일이나 채소 등을 골라 먹는 것이 좋다. 치아에 부담이 없을 뿐 아니라, 여기에 들어 있는 섬유질이 치아 표면까지 닦아주기 때문이다.
담배도 치아 건강을 해친다. 담배 중에 포함된 일산화탄소가 잇몸 혈관에 산소 공급을 막아 잇몸조직의 괴사를 일으키는 까닭. 따라서 금연하기가 힘들다면 술자리에서만이라도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치아건강을 생각한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껌을 씹는 것도 좋다. 입 안의 이물질을 제거해 충치 예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귀가 후 피로감과 올라오는 취기 때문에 자칫 칫솔질을 하지 않고 잠자리에 들기 쉽다. 하지만 이는 입 안에 각종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충치와 치주염 발생의 온상이 될 수 있다. 그러니 술을 먹은 후에는 평상시보다 칫솔질을 더 꼼꼼하게 해야 한다.
이미 치아에 이상이 생긴 경우라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충치는 문제를 일으킨 부분을 긁어내고 그 자리에 인공 충전물을 채우거나 금관, 사기관으로 덮어씌우면 된다. 신경까지 손상됐다면 신경치료 후 충치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치주염의 경우 비교적 상태가 양호하다면 스케일링만으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단계를 넘어섰다면 잇몸수술이 불가피하다. 잇몸수술로도 해결이 어렵다면 치아를 제거한 후 임플란트(인공치아)로 대체해야 한다. 최근에는 통증, 출혈 부담이 적은 ‘아쿠아소닉 레이저 임플란트’나 시술기간을 대폭 줄인 ‘당일 임플란트’ 등이 나와 선택 폭이 넓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