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리스트 장한나 연주의 장점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위엄과 깊이가 느껴진다는 것, 듣는 이에게 강한 집중력을 유발한다는 것,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싶다. 녹음하고 싶은 곡을 녹음하고 싶은 사람과 함께 혼신의 힘을 다해 연주했기에 자신의 앨범에 만족한다는 그가 새로이 도전한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콘체르토 No.1 Eb Op.107. 관객을 다양한 인간의 탐욕과 슬픈 사랑의 감정으로 이끈 영화 ‘주홍글씨’에 삽입돼 미스터리 영화 장르에 힘을 실어준 곡이기도 하다.
장한나는 쇼스타코비치 콘체르토에 도전하기 위해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를 읽으며 혁명 전 러시아의 배경을 숙지했다고 한다. 이러한 노력은 그의 음악적 해석에 도움을 주는 또 하나의 장치다.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콘체르토 1번은 장한나의 스승인 로스트로포비치에게 헌정돼 1959년 10월4일 로스트로포비치가 초연한 곡. 장한나의 쇼스타코비치 음반은 스승이자 세기의 거장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보다도 우위에 있다고 극찬받고 있다.
안토니오 파파노의 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작업한 이 앨범은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최고 명연으로 남을 만한 음반이다. 장한나는 이 곡을 “겉으로 보기엔 잔잔하지만, 내면엔 불이 있어 속으로는 화산처럼 뜨겁고 드라마틱한 음악이며, 깨무는 듯 차갑고 뾰족한 유머가 깃든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장한나의 연주는 거칠면서도 팽팽하고, 작곡자 내면의 고통스러운 감정의 음색을 정확히 표현하고 있으며, 곡의 창조자와 연주자 자신의 혼을 담아놓은 듯하다. 천재소녀에서 성숙한 젊은 거장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세계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장한나는 이번 음반에서도 네 줄 위의 시인다운 면모로 듣는 이에게 신뢰와 믿음을 준다.
BEST CHIE AYADO(치에 아야도) | 치에 아야도의 노래를 들으면 야생화나 선인장이 떠오른다. 감정과 감성에 충실한, 인생의 깊은 맛이 담긴 듯한 관조적인 목소리 때문일까. 16장의 앨범 발표, 200만장 판매, 연간 100회 이상의 콘서트 매진 기록으로 일본 재즈계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그녀는, 2002년부터 한국에도 넉 장의 앨범이 소개돼 사랑을 받고 있다.최근 발매된 BEST CHIE AYADO에는 ‘Over The Rainbow’ ‘Route 66’ ‘Moon River’ ‘You Are So Beautiful’ 등 한국인이 좋아하는 스탠더드 팝과 재즈곡이 담겨 있어 아야도의 자유로운 음성과 조화를 이뤄 듣는 이를 편안함으로 이끈다. | |